정치 다큐로 돌아온 ‘충무로 왕가위’…“인정사정2 준비 중”
[앵커]
다큐멘터리 영화 '란 12.3'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한국의 왕가위'로 불리는 거장이죠.
이명세 감독 나와 있습니다.
개봉 10여 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이 정도 반응, 예상하셨나요?
[답변]
제가 흥행을 점칠 수 있으면은 이렇게 오랫동안 쉬지 않았겠죠.
아마 모든 감독들은 손익분기점 넘기기를 바라요.
그래야 투자하신 분들한테 손해 안 끼치고 또 고생한 스태프들도 또 보람이 있으니까.
[앵커]
이렇게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답변]
일반적으로 다큐하면 어렵다, 지루하다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근데 그 나온 평가들을 보면 힙하다, 스타일리시하다 그리고 이례적으로 제 영화치고 쉽다 이런 평가, 재미있다는 평가들이 많아서 아마 그런 점들이 관객들이 새롭게 받아들이고 영화를 보러 오시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 영화를 만들어 봐야겠다.
이런 생각은 언제 처음 하셨어요?
[답변]
제가 이 영화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어떤 이미지가 저를 잡아끈 것 같아요.
그러니까 뉴스공장이라는 그 유튜브 그 사무실에 찾아온 무장한 군인 그 모습이 그 이미지가 주는 공포가 때가 되면 소환되는 시가 있어요.
브레히트의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는 시를 떠올리게 만들고 그 시가 이 영화를 만들게 한 것 같습니다.
[앵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택하신 이유는 뭔가요?
[답변]
극영화로는 도저히 이 많은 인원들과 여기 다 세트를 지어야 할 텐데 국회에, 너무 돈이 많이 들지 않습니까?
그건 엄두, 잠깐 상상은 해봤지만 그건 뭐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고 그 생생함 그대로를 전한다면 오히려 더 관객들한테 잘 다가갈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인정사정 볼 것 없다'라는 영화를 취재, 그건 실제 얘기거든요.
실제 얘기를 취재했는데 그때 당시 너무 현실보다, 그 현실이 너무 드라마틱해서 사실은 영화로 담아내기가 그때 몇 년 동안 좀 시간이 많이 걸렸었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너무 생생하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얘기라서 그대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앵커]
제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답변]
물론 '란 12.3'이 12월 3일이라는 뜻도 있고 순서대로 친다면 란 1, 2, 3 그 뒤에 4와 5가 없어야 된다.
더 이상 2차 3차 4차 계엄이 없어야 된다는 의미에서 '란 12.3'으로 명명했습니다.
[앵커]
영화 제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답변]
그날 당시가 2시간 33분의 드라마잖아요.
계엄 해제 가결까지 계엄 선언서부터.
그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아내야 된다는 거 그것들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날의 어떤 제가 느꼈던 저는 TV 앞에 있었었는데 TV 앞에서 숨죽이면서 헬기가 도착하고 무장 군인들이 국회로 들어오고 시민들이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느꼈던 그때 가슴 졸이는 순간들 또 때로는 국회의장님을 욕하면서 왜 빨리 방망이를 안 두드리나 하는 그 느낌들을 그대로만 전달할 수 있으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죠.
[앵커]
내레이션과 인터뷰가 없는 게 이 영화의 또 큰 특징입니다.
이런 선택을 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제가 어떤 판단을 하기보다는 생생하게 그날의 현장을 전달해 주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이해하기보다는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날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죠.
내레이션이라든지 인터뷰가 없는 것이.
[앵커]
그밖에 강조한 연출 방식이나 시각적 접근이 있었나요?
[답변]
제가 4개의 원칙을 편집, 우리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이랑 얘기를 했던 4개의 원칙이 뭐냐하면 시네마틱하고 이모셔널하고 드라마틱하고 유머가 있어야 된다 이 네 가지 원칙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앵커]
이 영화를 통해서 가장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뭐였나요?
[답변]
메시지보다는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서 20대 대통령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그 비상계엄 선포에 맞서서 시민들이 그것을 막아낸 것들을 그대로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은, 그것이 가장 의도라기보다는 목표였죠.
[앵커]
실제 인물과 사건을 다루다 보면 정파적 우려도 있었을 텐데 어떤 기준을 두셨는지, 또 의도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부분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이게 사실 그런 중요한 가운데를 잡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사실 그대로의 모습들 그리고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다루지 말자.
그러니까 대통령 영부인에 대한 어떤 많은 얘기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로 이 얘기를 다루지 않았던 것은 그날에 있었던 일들에 충실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배제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작품을 통해 관객도 함께 고민해 봤으면 하는 지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답변]
우리가 그날 진짜 힘들었는데 시민들이 2시간 33분에 일어났던 일들이지만 그런데 일각에서는 그날 뭐 아무 일도 없었지 않았느냐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분들이 와서 직접 보고 한번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사실 이명세 감독님 나와 계시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이명세 감독님은 또 다른 작품으로 기억하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본인 영화 가운데 생각하시는 최고의 작품은 뭔가요?
[답변]
이 작품입니다.
'란 12.3'이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그리고 이제 다음 작품이 최고의 작품이 될 것입니다.
[앵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같은 작품을 다시 찍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신가요?
[답변]
생각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작은 예산에 '인정사정 볼 것 없다 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어떤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게 있나요?
[답변]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지금 박중훈 씨 나이가 거의 이제 퇴직의 나이고 맨 처음에 생각했던 구상했던 형사 수첩이 노 반장의 그 형사 수첩이 그 모티브였었거든요.
그래서 박중훈 씨가 지금 딱 적당한 그 나이가 됐고 그 나이에 한번 같이 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으로 지금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갖고 생각 중입니다.
[앵커]
요즘 한국 영화계를 보면 좀 느끼시는 소회가 있으신가요?
[답변]
우리 후배 감독들이랑 가끔씩 만나서 얘기하는 것은 어느 날 서부터 이 영화의 현장에 영화의 자리에 영화 얘기가 없어지고 너무 상업적인 얘기 그러니까 영화 흥행이 얼마큼 됐는가.
지금 제일 먼저 질문하신 것처럼 손익분기점 넘는 얘기들보다는 지금 영화 얘기를 좀 하는 그런 자리가 지금 많아야 사실은 지금 한국 영화 위기를 넘길 수 있지 않을까.
동료로서 선배로서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이명세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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