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트레스의 천적 '말랑이'…어린이날 완구시장 블루칩은 2030

김태연 2026. 5. 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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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말랑이가 유행하면서 SNS에는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을 방문했다는 후기도 잇따랐다.

한 완구점 사장 정모(70) 씨는 "손님 10명이 오면 7명은 말랑이를 찾는다"며 "요즘은 부모 손 잡고 오는 아이보다 어른들이 많아 시장 전체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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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 문구완구시장 '인산인해'
좁은 골목에 손님 절반 20~30대
"커피 한 잔 값으로 기분 전환"

4일 낮 12시30분께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 '말랑이'를 구매하러 온 20~30대가 완구 매대를 구경하고 있다./ 김태연 기자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낮 12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으로 들어서는 입구부터 약 100m 이어진 거리에는 가게마다 20~30대가 10여명씩 줄을 늘어섰다. 폭 3m 남짓한 비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부터 어른까지 치이고 발을 밟혔다. 경찰이 호루라기를 입에 물고 연신 "멈추지 말고 이동하세요"라고 외쳤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이들 대신 어린이날 대목을 맞은 시장을 가득 메운 20~30대의 시선이 꽂힌 곳은 일명 '말랑이'들이었다. 말랑이는 고무나 실리콘 소재 안에 공기나 액체, 점토 등을 넣어 손으로 쥐었을 때 말랑말랑한 촉감을 주는 장난감이다. 최근 들어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게 앞 매대에도 명당을 차지하고 있는 건 과일, 감자빵, 치즈, 호빵 등 먹거리를 정교하게 본뜬 말랑이들이었다. 과거 주력 품목이었던 로봇, 인형, 물총, 문구류 등은 구석 한켠으로 밀려났다.

이날 한 완구점 매대 앞에 모인 손님 25명 중 13명은 20대 청년들이었다. 이들은 매대 앞에 다닥다닥 붙어 말랑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로봇이나 팽이 등이 진열된 매대가 한두 명의 아이들로 한산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들은 연신 말랑이를 조물거리며 "이게 더 쫀득해", "폭신한 느낌 장난 아니다"라며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할 때마다 환한 미소를 보였다. 대학생 황수경(21) 씨는 "시험 기간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말랑이를 멍하니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걸 보고 친구와 인천에서 쇼핑을 왔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수현(32) 씨 역시 "손에 쥐었을 때 말랑한 느낌이 좋고 스트레스 풀리는 것 같다. 회사 동료들에게 선물할 것까지 열댓 개를 샀다"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검은 비닐봉지를 들어 보였다.

말랑이가 유행하면서 SNS에는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을 방문했다는 후기도 잇따랐다. 인스타그램에는 '동대문 완구 거리에서 말랑이 홀린 듯 담다가 파산 엔딩할 뻔', '처음에는 구경만 하려고 했는데 말랑이 앞에서 계획은 소용이 없었다', '만지면 스트레스 풀리는 2000원대 말랑이 천국' 등 글이 올라왔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창신동완구거리'를 검색하면 5000건 이상의 게시물이 노출됐다. '동대문완구거리' 관련 게시물도 1000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매시장 특유의 가격 경쟁력도 20~30대의 발길을 붙잡는 결정적 이유다. 김하연(26) 씨는 "인터넷에서는 시장과 똑같은 상품도 하나에 1만원 넘게 팔던데 여기는 2500~3000원이라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여자친구에게 말랑이를 선물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했다는 직장인 김화민(30) 씨는 "말랑이 하나에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니까 기분전환용으로 좋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상인들도 말랑이 열풍에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한 완구점 사장 정모(70) 씨는 "손님 10명이 오면 7명은 말랑이를 찾는다"며 "요즘은 부모 손 잡고 오는 아이보다 어른들이 많아 시장 전체에 생기가 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구점 직원 이광원(34) 씨는 "1년 전만 해도 거의 팔리지 않던 말랑이 등 완구가 이제는 판매 품목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며 "신학기를 제외하고 평일에 이렇게 사람이 빽빽한 건 시장 생긴 이래 처음 본다"고 전했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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