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與, ‘李 공소취소권’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 ‘지선 이후’로 미룬다
법사위, 지선 기간 법안소위에도 안 올린다…“무리해서 추진하지 않기로 정리”
여론 부담도 고려했나…與 내부서도 “험지 선거는 지지층 결집만으로 못 이겨”
(시사저널=강윤서·변문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권한까지 부여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조작기소 특검법) 처리 시점이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서영교)에 "무리해서 추진할 필요 없이 법안의 숙려 기간이 경과된 후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하면서다. 일각에선 최근 여론 부담으로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자당이 주도하고 있는 법사위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법사위 역시 이를 수용해 특검법안을 지방선거 전까지 법사위 전체회의 및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법사위 핵심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결론적으로 지방선거 이후로 특검법 처리가 미뤄진다"고 밝혔다.
현행 국회법 제59조에 따르면,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의 상정 시기를 일부 개정안은 발의 후 15일, 전부 개정안·제정안은 20일의 숙려 기간이 지나야 상정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법안은 지난달 30일 발의된 만큼 현 시점 기준 숙려 기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다. 물론 숙려 기간이 경과되지 않은 법도 위원회 의결로 처리할 수 있지만, 대신 위원회 일정을 무리하게 잡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민주당 법사위 핵심 관계자는 "조작기소 특검법안은 현재 발의만 됐고 아직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은 물론 소위원회 회부도 안 돼있는 상태"라며 "원내에서도 굳이 무리해서 갈 필요 없이 숙려 기간이 다 경과되고 나서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사위에서도 무리해서 추진하지 않기로 정리를 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민주당 법사위 의원 역시 통화에서 "물론 '할 일(윤석열 정권 검찰의 조작기소 진상규명)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부에서 있지만, 결국 쟁점이 되면 야권에서 시비를 걸고 결국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선거 이후에 하자'는 의견도 맞다"고 말했다.
이번 특검법은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주요 사건을 모두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이미 진행 중인 재판까지 공소취소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논란이 불거졌다. 구체적으로 특검법 수사 대상 사건 12개 중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은 △대장동 개발 특혜 사건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치자금 수수 의혹 사건 등 8개에 달한다.
여권 내부에서도 격전지, 특히 영남권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온라인 대화방에서는 대구시장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권칠승 의원과 경북도당위원장인 임미애 의원이 공개적으로 특검법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보수 여론을 자극시켜 보수 지지층을 막판 결집시킨다면 당의 험지 공략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대구시장 첫 공략을 노리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도 이날 대구시 달서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에 대해 "어려운 지역에서 열심히 하는 후보자들의 처지를 생각한다면 중앙당이 이런 법안을 내거나 혹은 자신들이 입장을 밝힐 때도 항상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예상되는 여러 가지 우려에 대해 더 심사숙고해서 진행해 달라고 말씀드린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시사저널 인터뷰에서도 중앙당을 향해 "표현 하나도 매우 절제해야 한다"며 "당에 우리 캠프에서 만드는 메시지에 기조나 수위를 맞추고, 당론도 대구 시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조심스럽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이 반드시 해야 할 것은 겸손이고, 해선 안 되는 것은 자만과 방심"이라며 "대구 선거는 지지층 결집만으로 이길 수 없다. 중도층은 물론 평소 민주당을 반대했던 시민들도 설득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도 이날 직접 여당의 특검법 추진 속도전에 제동을 거는 취지의 메시지를 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은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특검법 추진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절차 등에 대해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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