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희창칼럼] ‘공소취소’ 특검법, 국민이 부끄럽다
‘李 사법리스크’ 제거 수단 우려 커
야당 “셀프 면죄부, 삼권분립 위반”
끝내 강행하면 국민 심판 받을 것
설마 하던 일이 마침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별검사 법안’을 발의했다. 특검의 수사 범위에 국정조사 대상이었던 쌍방울 대북 송금, 대장동과 위례 개발 의혹 등 7개 사건뿐 아니라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공직선거법 위반 등 재판이 중단된 이 대통령 관련 5개 사건이 포함됐다. 피고인이 자기 사건을 수사할 특검을 임명하고 그 특검이 공소를 취소해 사건을 없애주는 일이 현실로 벌어질 판이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재판의 이해 당사자인 이 대통령이 특검법을 재가하고 특검을 임명한다는 점이다. 형사법의 대원칙인 ‘자기 사건의 심판 금지’와 ‘이해충돌 방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 게다가 이번에는 대법원·대한변호사협회를 빼고 민주당, 조국혁신당, 국민의힘에서 특검 후보 1명씩 추천하는 시스템이라 이 대통령은 입맛에 맞는 인사를 고를 수 있다. 이런 특검을 누가 공정하다고 생각하겠나.
절차적 정당성도 문제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에서 조작기소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에 특검을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조작기소 증거는 사실상 나온 게 없다.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필리핀에서 북한 공작원 리호남을 만난 사실을 재차 증언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도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의혹에 대해 “술 안 먹었다”고 부인했다. 조작기소 실체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특검을 공소취소와 결부 짓는 건 이 대통령 사법리스크 해소 수단이란 걸 자인하는 것이다. 특검법에는 사실상 제한 없는 재판 이첩 권한, 영장전담재판부 지정 등 독소조항도 수두룩하다.
이 대통령은 어제 “(특검법 통과의) 구체적인 시기나 절차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했다. 이번 주 국회 본회의에 특검법을 상정하려던 여당 방침에 제동을 건 것이다. 갈수록 커지는 반대 여론과 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의식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특검법 추진을 반대하는 건 아니다. 여당도 특검법 처리를 늦췄다가 지방선거 이후에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아닌가.
이 대통령의 조작기소 여부는 재판을 통해 밝히는 것이 옳다. 임기 중에 입법 권력을 동원한 공소취소로 사건을 없애는 걸 국민이 용납할 리가 없고, 국제적인 조롱거리가 될 뿐이다. 공소취소 문제는 특검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후에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 이제라도 공소취소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임기 후 떳떳하게 재판을 받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훗날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으로 남지 않으려면 말이다. 법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한 권력은 늘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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