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하다" 대만왕자, 위기의 한화 구하고 문동주까지 챙겼다...마운드에 남긴 '1번' 메시지→실력도 인성도 빛났다

김지현 기자 2026. 5. 4. 23: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 한화 이글스 선발 로테이션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유일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왕옌청이 뜻밖의 행동으로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화의 최근 강속구 투수 문동주가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문동주는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어깨 불편 증세로 15구만 던진 뒤 조기 강판됐다. 이후 한화는 문동주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문동주의 이탈로 한화는 선발 투수 세 명을 한꺼번에 잃었다. 지난 3월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6주 재활 판정을 받았고, 지난달에는 윌켈 에르난데스가 팔꿈치 염증 부상으로 이탈했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서 꾸준히 등판 가능한 자원은 베테랑 류현진과 왕옌청 뿐이다. 왕옌청은 한화 합류 당시만 해도 5선발 혹은 스윙맨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선발진이 줄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제는 실질적인 핵심 선발로 자리 잡았다.

다행히 왕옌청은 어지러운 팀 분위기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7경기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5~6이닝을 최소 3실점 이내로 막아내는 등 안정적인 피칭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볼넷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삼성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면서 승리는 날아갔지만, 선발로서 제 몫은 충분히 해냈다.

무엇보다 침체된 팀 분위기 속에서도 그의 작은 행동이 큰 울림을 줬다. 왕옌청은 이날 1회 투구를 시작하기 전 마운드에 문동주의 등번호 '1'을 새기며 동료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해당 장면이 공개되자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SNS에는 "보고 진짜 울 뻔했다", "뭉클하다", "행동까지 이렇게 따뜻하냐", "이 남자 진짜 미치게 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왕서방, 한화에 오래 남아 달라", "인성도 좋은 왕성방"이라며 애정을 드러냈고, '빛옌청'이라는 별명까지 등장했다.

왕옌청은 올 시즌 안정적인 투구로 선발 한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동료들과 유대감을 쌓으며 한국 야구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왕옌청은 지난달 대만 매체 'ET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자신을 각별히 챙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왕옌청은 "처음부터 류현진이 먼저 다가와 줬다. 최근에는 투구와 관련해 모든 부분을 물어봤고, 류현진이 성심껏 답해줬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팀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베테랑 선배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도 했다.

문동주와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문동주와 처음 만났을 때 'Let's have a great season!'이라고 먼저 말해줘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프시즌 훈련 때 시간이 맞아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됐고, 문동주가 먼저 집까지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 그때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며 "먼저 다가와 준 덕분에 팀에 잘 녹아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왕옌청은 2020시즌을 앞두고 일본프로야구(NPB)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1군 데뷔에는 실패했지만 2군에서는 통산 85경기에 등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군 22경기에서 116이닝을 소화하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26으로 호투했다.

한화는 지난해 초부터 일찌감치 아시아 쿼터 후보로 왕옌청을 낙점하고 꾸준히 관찰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영입을 위해 라쿠텐 구단에 이적료도 냈다.  

시범경기에서는 다소 제구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준수한 구위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흐름은 정규시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왕옌청은 꾸준한 투구를 선보이며 최근 흔들리는 한화 마운드 속에서 팬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왕옌청은 입단 당시 "한화가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과연 그가 위기에 빠진 한화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baseball__show' 영상 캡처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