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미얀마서 수지 만났다
미얀마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 확인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왼쪽 사진)이 지난달 미얀마 방문 기간 가택연금 중인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81·오른쪽)과 만났다고 현지 독립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4일 이라와디에 따르면 왕 부장은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했던 지난달 25~26일 중 수지 고문과 비공식적으로 만났다. 이라와디는 왕 부장과 수지 고문 간 만남은 네피도의 수지 고문 지정 숙소에서 이뤄졌으며, 미얀마 경찰청장과 외교부·내무부 관계자들이 동석했다고 소식통 2명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현장에서 녹음과 사진 촬영 등은 허용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얀마 정부는 수지 고문을 수감 상태에서 가택연금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미얀마 민주화운동 진영의 거목인 수지 고문은 2021년 1월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에 체포돼 부정선거, 부패 등 혐의로 징역 33년형을 선고받고 5년째 복역 중이었다. 여러 차례 감형으로 형량은 22년으로 줄었지만, 아직 17년이 남아 있는데 교도소가 아닌 지정된 숙소에서 지내도록 조치한 것이다.
왕 부장의 미얀마 방문 직후 수지 고문이 가택연금으로 전환되면서, 중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지 고문이 외국 고위 당국자를 만난 사실이 공개된 것은 2023년 7월 시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장관과 만난 일 이후 약 3년 만이다. 푸앙껫께우 장관은 지난달 22일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을 만나 수지 고문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흘라잉 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지난달 미얀마에 앞서 태국을 먼저 방문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얀마 정부는 왕이 부장에게 면회를 허가해 수지 고문의 건재를 연출하고 중국을 특별하게 대우한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며 “이를 통해 수지 고문을 외교의 문패로 사용했다”고 평가했다.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라와디는 왕 부장의 미얀마 방문이 중국 자금이 투입된 이라와디강 상류 미잇손 댐 건설 프로젝트 재개 움직임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이 사업은 대규모 수몰과 강제 이주 문제로 주민 반대에 부딪혔지만, 미얀마 정부는 전력 부족을 이유로 들어 강행하고 있다. 또 최근 네피도에는 중국의 지원을 받은 미얀마 국립 질병통제센터와 의료훈련센터도 문을 열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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