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사과 주산지 대구·경북서는 생존 문제”[지방선거 기획 다른 목소리]

불모지 경북 안동서 시의원 도전
작년 산불에 냉해·우박 ‘삼중고’
보수세 강해도 기후정의 통할 것
허승규 경북 안동시의원 예비후보(37)는 6·3 지방선거에 세 번째로 도전한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안동이 지역구이고, 원외 정당인 녹색당 소속이라는 두 가지 핸디캡을 안고서다. 안동은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이지만, 원외 정당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에도 정치 불모지다. 그는 선거사무실에 내건 녹색 현수막에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세 번째 도전, 준비된 동네 일꾼. 이번에는 허승규.”
허 후보는 안동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졸업한 토박이 청년 정치인이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 풀뿌리 운동에 눈을 떴다. 허 후보는 4일 전화 인터뷰에서 “안동에서 특정 정당의 독점 구조를 깨고 정치 다양성과 대안적 미래를 만들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허 후보의 정치 도전은 2018년 설 연휴를 계기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안동에 민주당 출마자가 거의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라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첫 출마에서 16% 넘는 득표율로 선거 비용을 보전받았다. 2022년 두 번째 도전에서는 2인 선출 선거구에서 18%를 얻으며 민주당 후보를 제쳤지만, 329표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녹색당의 핵심 가치인 기후정의가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통할 수 있을까. 그는 “기후위기는 지역주민에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과 주산지인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 30년간 사과 재배 면적이 44% 줄었다. 지난해 안동은 초봄엔 산불 피해, 늦봄엔 때 아닌 냉해와 우박까지 삼중고를 겪었다.
허 후보의 강점은 지역 밀착형 행보다. 지난해 3월 경북 산불 발생 당시 피해 주민 대책위원회 활동과 급식 봉사, 현장 지원에 나섰다. 현재는 국무총리 산하 ‘초대형 산불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과수원은 산불 피해에서 복원되기까지 4~5년이 걸리지만 지원은 부족하고, 여전히 많은 이재민이 임시 주거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에게 주거·생계·관계 회복 방안을 지원해야 한다”며 “살던 곳에서 살 수 있어야 하고, 일하던 곳에서 일할 수 있어야 하고, 만나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버스 노선 확대·개편과 청소년 무료 버스 정책을 제시했다. 그는 “자동차가 없는 청소년과 어르신들이 교통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은 교통 불평등 해소”라고 말했다. 폐교 활용도 주요 공약이다. 허 후보는 “폐교를 지방자치단체가 매입해 주민 공간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지자체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 연달아 찍어준 분들이 이제 커밍아웃을 하고, ‘이번에는 당선돼야 한다’고 격려해준다”며 세 번째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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