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옷이라고?" 이젠 '2030 오피스룩'…반전 일으킨 패션 [트렌드+]

박수림 2026. 5. 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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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 상품 거래액 최대 5배 '쑥'
레이어드 트렌드 타고 수요 급증
걸그룹 에스파 멤버 윈터가 체크 셔츠에 시스루 소재 셔츠를 겹쳐 입은 스타일링을 공개했다./사진=윈터 SNS


한때 노출 중심의 스타일로 소비되던 ‘시스루’가 일상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간절기부터 한여름까지 입을 수 있는 실용성에 체형 보정 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일상복은 물론 직장인 출근룩으로까지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시스루, 파티룩에서 일상복으로 영역 확장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스루 의상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지난달 1일~28일) 시스루 니트 관련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5%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시스루 티셔츠 거래액도 370% 늘었다. 카카오커머스가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도 시스루 블라우스와 시스루 셔츠 거래액이 각각 184%, 81% 증가했다.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 또한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며 상승세를 보였다.

시스루(see throug)는 단어 뜻 그대로 ‘속이 비쳐 보이는’ 스타일을 통칭한다. 주로 오간자, 시어서커, 레이스 등 가볍고 투명한 원단이 사용된다. 소재 특성 탓에 과거에는 블랙 레이스나 메시 소재를 중심으로 신체를 드러내는 노출과 관능미를 강조하는 스타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레이어드(겹쳐 입기) 아이템으로 활용성이 높아지면서 일상적 스타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기본 티셔츠나 민소매 위에 시스루 아이템을 조합하거나 치마나 바지 위에 비치는 소재를 덧입는 식이다. 날씨 변동성이 큰 간절기부터 한여름까지 폭넓게 스타일링 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설명. 여기에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원단 특성상 군살을 가려주고 실루엣을 정돈해 주는 체형 보정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2030세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유명인들의 스타일링도 트렌드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걸그룹 에스파 멤버 윈터는 체크 셔츠 위에 연한 그린 색상의 시스루 셔츠를 겹쳐 입은 스타일을 선보이며 관심을 끌었다. 과거에는 시스루가 레드카펫이나 파티 의상에 주로 활용됐다면, 최근에는 일상 아이템과 결합한 레이어드 연출이 확산하면서 대중적인 영역에서도 ‘누구나 시도해 볼 만한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가볍고 구김없어 출근룩으로도 활용

스파오의 시스루 소재 셔츠./사진=스파오 제공

패션 브랜드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반영해 관련 제품군을 확장하는 추세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SPA(제조직매형의류) 브랜드 스파오는 시스루 셔츠 라인업을 지난해 7종에서 올해 9종으로 확대했다. 수요를 반영해 화이트나 베이지 등 기본 색상뿐 아니라 브라운, 라벤더 등 트렌디한 컬러까지 선보이며 고객 선택 폭을 넓혔다.

온라인 후기와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즌별 선호 색상을 분석하고, 소재 특성에 맞는 발색과 비침 정도까지 고려해 제품을 기획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이 먹혀들면서 올해(1월1일~4월22일) 스파오의 시스루 셔츠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배가량(790%) 증가했다. 

패션 브랜드 망고매니플리즈의 원스 프릴 블라우스(왼)와 프론트로우의 시어 셔츠(오)./사진=각 사 제공


특히 최근에는 출근룩으로도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소재 특성상 구김이 적어 휴대가 간편하고, 얇은 아우터로도 활용하기 좋아 실내외 온도 변화에 대응하기 쉽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실루엣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오피스룩으로도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LF가 수입하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바네사브루노의 시스루 블라우스도 인기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달 해당 소재를 적용한 블라우스 상품군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다. 특히 달리아 블라우스는 출시 4주 만에 준비된 물량이 소진돼 재생산에 들어가기도 했다. 회사는 제품 인기에 힘입어 2026 FW(가을·겨울) 시즌에는 브라운 색상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과거 시스루가 연예인들만 입는 과감한 스타일이었다면 최근에는 레이어드 스타일로 재해석되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며 “간절기부터 여름까지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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