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장특공제 축소해 집값 잡으려는 호주와 한국 집값의 모순
호주, 양도세 장특공제 곧 축소
찬반론자 모두 “집값 1~4% 하락”
세금 ↑→수익률 ↓→가격 ↓ 당연
韓, 양도세 중과·장특공제 축소 추진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 ↑ 역주행
초과수요·물가·금투세 폐지 여파
# 부동산의 본질은 과세다. 부동산 매매차익에 부과하는 양도소득세, 보유에 과세하는 재산세의 실질적인 부담이 증가하면, 부동산 자산의 수익률은 내려간다. 어떤 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지면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수학도 아닌 산수 차원의 얘기다.
# 그런데 최근 호주와 한국 정부가 똑같이 양도소득세의 장특공제 축소를 추진하는데도, 결과는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호주에선 가격 하락에 세대간 불평등 등 조세 정의 차원의 논의까지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와 장기보유 특별공제율의 축소가 집값을 더 들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흐른다. 왜 한국식 집값 방정식은 늘 역주행하는 걸까.
![호주가 양도소득세 장특공제를 축소하는 세제 개편안을 5월 중 내놓는다. 수도 캔버라의 한 콘도.[사진 |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thescoop1/20260504200931831qnux.jpg)
경제학적으로도 수학적으로도 모든 종류의 부동산 세금은 즉각 집값에 영향을 준다. 만약 그렇지 않은 시장이 있다면, 그 시장에 뭔가 다른 문제가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모든 부동산 증세는 결과적으로 매매 시점의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주택이라는 자산을 보유해서 최종적으로 이익을 거둘 때 수익률은 투자금에서 경비를 제외하고, 이를 연간으로 나눠야 확정된다. 그런데 부동산을 소유하는 데 드는 비용이 증가하면 그만큼 총 수익률은 떨어진다. 수익률의 하락은 자산의 현재 가격을 그만큼 낮추는 불변의 법칙이다.
호주는 부동산 장특공제 축소를 찬성하든 반대하든 집값이 1~4% 가량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논쟁을 벌인다. 부동산 과세가 집값을 떨어뜨린 최근 사례도 존재한다. 호주의 빅토리아주는 2023년 3월 임대 목적으로 멜버른시 부동산을 소유한 투자자들에게 부과했던 토지세를 2025년부터 주 전체로 확대했다.
2018년부터 멜버른 시내 공실 부동산에 부과하던 공실세도 2025년 빅토리아주 전체로 확대 적용했다. 올해부터는 5년 이상 공터로 남아있는 주 내 미개발 토지에도 공실세를 부과한다. 연간 6개월 이상 공실이면 해당하고, 1년 이상 공실이면 부동산 가치의 1%, 2년 이상이면 2%, 3년 이상부터는 3%를 매년 공실세로 내야 한다.
![[자료 | 호주 통계청, 참고 | 2023년 3월부터 20개월간,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thescoop1/20260504200933118ulkt.jpg)
시드니가 속한 뉴사우스웨일스는 같은 기간 집값이 15.2% 상승했고, 퀸즐랜드주는 40.8% 올랐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와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는 각각 41.4%, 55.2%나 집값이 올랐다.
호주에서 진행된 장특공제 축소 논의는 집값 하락이란 당연한 결과보다는 오히려 세대 간 불평등 해소와 조세 정의 확보에 방점이 찍혀있다. 증세와 집값의 당연한 사실관계를 놓고 억지 주장을 펼칠 일이 없으니 호주 정부와 사회의 부동산 관련 고민은 그만큼 깊이를 더해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부 장관은 지난 4월 30일 "부동산 임대업자의 양도세 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건 주택 가격의 하락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투자자(임대업자) 중심의 시장을 실제 거주자 중심으로 재편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호주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의 주택을 골라서 살 수 있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주택 공급과 함께 주택 소유자의 구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청년층이 진입하지 못하고, 소득과 자산이 더 많은 노년세대가 장특공제 혜택을 모두 가져가면서 세대간 갈등이 심화했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 소득 상위 20% 가구가 장특공제로 인한 양도세 감면 혜택의 거의 90%를 가져간다. 호주 의회예산처는 연소득 36만 달러 이상의 상위 1% 소득자가 올해 양도세 감면 혜택의 60%를 독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괴한 한국식 집값 방정식의 기원=한국은 오는 9일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가 재시행된다. 현재 우리나라 양도소득세는 기본세율이 6~45%인데, 2주택자는 이제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30%포인트, 3주택자 이상 부동산 투자자는 40%포인트가 가산된다.
여기에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비거주 1주택자의 장특공제율 문제가 입법화하면, 전체 매매차익의 80%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던 것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김용범 실장은 4일 오후 브리핑에서 "장특공제는 당연히 유지된다"면서도 "거주와 보유가 똑같이 40%로 돼 있는데, 실거주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는 데 맞느냐는 고민이 필요한 정도"라고 말했다. 우리는 부동산의 장기 보유에 40%, 장기 거주에 40% 공제율을 적용한다.
![[자료 | 호주 국세청,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thescoop1/20260504200934399iphe.jpg)
서울 아파트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던 급매 물량이 줄면서 한달 만에 매물이 9% 이상 줄었고, 증여는 지난해 11월부터 급격히 증가해 5개월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 결과 최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강남3구를 제외하면 서울 대부분 지역과 수도권 아파트의 가격 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와 수학 상식으로 보면, 이는 비정상적이다. 수익률로 따져 보면 쉽다. 비거주와 자가점유를 합친 서울 아파트 1주택자의 지난 10년간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9.26%이고, 전월세 수입을 합친 서울 아파트 다주택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최소 14.20%다. 올해 1월 기준 수도권의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되는 전환율이 4.94%이기 때문이다(한국주택금융공사).
만약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난 10년과 똑같다면, 9일 이후 양도세 중과가 적용될 경우 서울 아파트 다주택자의 연평균 수익률은 거의 반 토막 난 7.30%에 그칠 수 있다. 비거주 장특공제가 축소되면, 서울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의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4%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참고: 다주택자 14%, 사모펀드 15%… 부동산 정상화와 '수익률'의 함수·더스쿠프·2026년 2월 26일.]
그런데 왜 우리나라 아파트 가격 방정식의 답은 실제 수익률이 거의 반토막 나도 가격 상승으로 역주행하는 걸까. 세가지 측면에서 볼 필요가 있다. 첫째,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서울 부동산 시장은 전형적인 초과 수요의 문제, 이를테면 투기의 영역이었다는 얘기다. 이런 투기장에서는 공급이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매물이 더 나오면 시중 여유자금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그만큼 더 소유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둘째, 집값을 빼고 계산하는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의 특성상 부동산 장기 보유로 인한 실질 손실이 크고, 이에 따라 매매가격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했을 수 있다.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양도세 장특공제는 수년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주는 게 그 존재 목적이다.
그런데 이 물가상승률에 정작 지난 수십년간 가격 상승을 주도한 집값이 빠져 있으면, 장특공제율로는 충분한 보상이 안 된다는 얘기다. 미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은 보유한 부동산의 임대가격 의향을 묻는 방식으로 집값 상승분을 물가상승률에 포함해 계산한다. 미국, 일본 등은 집값 상승분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웃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곧 재개된다.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급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thescoop1/20260504200935676pamm.jpg)
그런데 우리나라는 부동산보다 더 불평등을 악화하는 주식 보유에 따른 배당소득세 최고세율을 이 정부 들어서 반토막 냈고, 그 매매차익에조차 양도소득세를 매기지 않는다. 명분이 약할수록 조세저항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가상승률은 과소 측정됐고, 서울과 수도권의 초과수요는 줄지 않는데, 명분까지 약한 게 우리나라 집값 방정식 역주행의 진짜 이유다. 고쳐야 할 게 너무 많고, 고치려는 의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당분간 집값의 역주행은 이어질지 모른다.
한정연 더스쿠프 칼럼니스트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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