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다 ‘골칫거리’ 쓰레기” 멀쩡한 꽃인 줄 알았더니…좋은 날마다 플라스틱 전쟁 [지구, 뭐래?]

김광우 2026. 5. 4.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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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네이션 조화.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재활용도 못 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최근 편의점이나 생활용품점을 찾을 때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꽃 대목인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수요를 대비한 모습이다.

물론 전문 꽃가게를 제외한 곳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대부분 ‘조화’. 보관이 쉬운 데다 가격도 더 저렴해 수요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이같은 조화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도 커진다는 것이다.

서울 한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네이션 조화. 김광우 기자.

국내에서 유통되는 조화 대다수는 중국에서 물 건너온 플라스틱 제품. 심지어 복합 재질로 이뤄져 있어,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썩지 않는 조화는 결국 일반쓰레기로 버려져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토양 오염을 일으키거나,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운명이다.

서울 한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네이션 조화. 김광우 기자.

5월은 가정의달. 어버이날(5월 8일)과 스승의날(5월 15일) 등이 있어, 꽃 수요가 유독 높은 시기에 해당한다. 이에 만만치 않게 조화 수요 또한 늘어나는 시기다. 특히 소매용품점이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은 대부분 조화에 해당한다.

조화는 이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관리가 편하고 가격까지 저렴해 수요층이 적지 않다. 실제 편의점이나 소매용품점에서 구할 수 있는 카네이션 한 송이 가격은 1000원~2000원선.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 한 송이 100원대까지 찾아볼 수 있다.

서울 한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카네이션 조화. 김광우 기자.

그런데 이처럼 국내에서 유통되는 조화의 99% 이상은 중국산, 즉 수입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는 매년 2000톤 이상의 조화가 수입되고 있다. 단순히 수입제품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핵심은 조화의 ‘성분’이다.

조화의 주 소재는 ‘플라스틱’. 그것도 PE·나일론·PVC 등 합성소재로 구성돼 있다. 여기다 장식을 위한 각종 철사 등 재질이 더해진 경우도 있다. 사실상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 결국 일반쓰레기로 버려져 소각되거나 묻히는 수밖에 없다.

추모가 끝난 후 쏟아진 플라스틱조화 쓰레기들. [김해시청 제공]

그나마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에 사용되는 조화의 경우 사정이 나은 편이다. 별도로 버리지 않고, 가정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조화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가 가장 심각한 곳은 추모공원, 현충원 등 추모지. 추모객이 헌화한 꽃을 일괄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국립대전현충원에서만 연간 조화 쓰레기가 약 100톤가량 버려지고 있다. 3~4일꼴로 1톤 트럭 한 대 분량의 쓰레기가 버려지는 셈. 이를 전국 단위로 환산하면, 절대 적지 않은 규모다.

플라스틱 조화 금지 조치 전에 추모가 끝난 후 쏟아진 플라스틱 조화 쓰레기들. [김해시청 제공]

실제 전국 470개 공원묘지에서 연간 1557톤의 조화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른 탄소 배출량도 4304톤에 달한다. 햇볕에 3개월 이상 노출될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되며, 화학물질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동반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조화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도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아직은 지자체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생화 사용을 권장하거나, 일부 추모지에 조화 반입을 금지하는 등 조치를 시행할 뿐이다.

4월 2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의 한 화훼농원에서 관계자가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카네이션 출하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

실제 김해시는 지난 2022년 전국 최초로 공원묘지 내에 플라스틱 조화를 반입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김해시는 해당 정책에 따라 연간 43톤의 플라스틱 조화 쓰레기 발생을 억제하고, 연간 119톤의 탄소배출량, 3억7000만개가량의 미세플라스틱 입자 발생을 감축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조치는 전국적으로 확대되지 않고 있다. 큰 이유 중 하나는 ‘비용’. 대체로 조화 가격이 생화보다 저렴한 탓에, 시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강제하기가 힘든 만큼, 시민들이 자체적으로 사용을 자제할 수 있도록 조화가 초래하는 악영향 등 정확한 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4월 28일 인천 서구 인천환경공단 청라사업소에서 직원들이 쓰레기 소각열로 온실 재배한 카네이션을 가꾸고 있다.[연합]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 공원묘원 플라스틱 조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홍영수 화훼자금조금협의회 사무국장은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가 문제를 공유할 수 있도록, 대국민 정보 전달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 사무국장은 “조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지방정부, 시민사회가 문제를 공유하고 대국민 홍보를 해야 하며 무엇보다 효율적인 법과 정책을 기반으로 강력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꽃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카네이션을 고르고 있다.[연합]

유혜인 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는 “플라스틱 조화 사용을 줄이는 것은 단순한 쓰레기 감량을 넘어, 불안정한 외부 자원에 의존하던 관습에서 벗어나 국내 생태 자산 중심의 회복력 있는 경제 구조로 전환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단일 품목 규제를 넘어, 플라스틱 생산·소비 구조 전환으로 나아가는 정책적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례식장, 결혼식장에 더해 최근 시위 현장에서까지 사용되는 조화 화환에도 적정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화환에 사용되는 꽃 또한 조화 비중이 30~80% 수준. 국내에서 소비되는 화한은 연간 약 700만개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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