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부족 vs 준비 완료… 가상자산 양도소득세 부과 논란 재점화
인프라 미비에 4차 유예론 부상
낮은 공제 한도·기준 모호성 논란
"주식 양도 소득도 비과세인데..."
당국은 실무 준비 완비 입장 고수

앞서 세 차례나 유예됐던 가상자산 과세 시점이 불과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에는 유예 없이 시행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안팎에서는 과세 인프라와 제도의 정교함이 부족해 한 차례 더 유예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과세당국은 과세 시점까지 실무적 준비를 충분히 마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4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2024년 12월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2027년 1월 1일 이후 가상자산의 양도·대여분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세율은 20%(지방세 2% 미포함)이며 기본 공제액은 연간 250만 원이다. 총수입에서 취득가액과 기본 공제액(250만 원)을 뺀 금액에 세율(20%)을 곱하면 세액이 산출된다. 2027년에 발생한 소득은 2028년 5월에 신고하면 된다. 가상자산 과세는 당초 2022년 1월 시행 예정이었지만, 기반시설 및 제도 미비 등의 이유로 2023년, 2025년, 2027년 시행으로 총 세 차례 연기됐다.

최근에도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개선점이 눈에 띄지 않으면서 4차 유예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의 양도 외에 발생하는 다양한 소득에 대한 과세 기준이 해외 주요국 대비 불명확하다고 지적한다. △에어드롭(마케팅 등 목적으로 가상자산 무상 배분) △하드포크(별개의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업데이트) △채굴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후 이자 보상) 등 소득 유형이 다양한데, 과세 대상과 방식, 시기 규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식 소득에는 과세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소득에만 세금을 걷는 건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시각도 있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행 250만 원의 면세 한도는 이자소득세 등 타 세목과 비교해 지나치게 낮다"며 "면세 한도를 2,000만 원 이상으로 상향하거나 제도가 완비될 때까지 시행을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월 가상자산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 과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소득세법과 시행규칙까지 모두 마련됐고, 다양한 거래 유형을 포섭하는 건 국세청 고시를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미 시행이 예정된 법안인 만큼 정부가 직접 법안을 수정해 세법개정안에 담을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정부는 송 대표가 관련 법안을 발의한 만큼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면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모든 체계가 완벽히 갖춰져야 과세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에서 포착 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해 세원을 투명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입법 상황에 따라 가상자산의 다양한 거래 방식을 담아낸 규정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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