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장 2시간 전에 ‘대기자 900명’, 서울숲 포켓몬 행사장에 경찰기동대도 투입한다[세상&]
오전 11시께 1500명 컷오프, 헛걸음 속출
안전 사고 우려 커지자 안전요원 확대 배치
5일엔 경찰 순찰대, 기동대 등 행사장 투입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아이가 많이 기대했는데, 오늘은 못 본대요.”
4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성동구 서울숲 내에 조성된 ‘포켓몬 시크릿 포레스트’ 입구 앞. 개장까지 2시간이 넘게 남았지만 대기 줄은 이미 숲길을 따라 수백m 이어져 있었다. 태블릿 대기 화면에는 ‘대기 인원 860명’이 찍혀 있었고 뒤로는 계속 사람들이 붙으며 줄은 900명 가까이 불어났다.
기자가 직접 줄을 서 보니 30분 동안 고작 50m 전진하는 데 그쳤다. 평일 오전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사이 뒤로는 50명 가까운 인파가 다시 늘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샌드위치 연휴’ 특수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었다.
결국 입장 시작을 한 시간 앞둔 오전 11시께 ‘오늘 입장 마감’ 안내가 나왔다. 현장 스태프들이 하루 수용 가능 인원을 약 1500명 수준으로 보고 대기를 끊은 것이다. 돌아서야 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속출했다.

김유성(42) 씨는 “유치원생 아들이 포켓몬을 너무 좋아해서 오늘 연차까지 내고 일부러 일찍 왔다”며 “한 시간 일찍 왔는데도 대기가 1000명 가까이 되는 걸 보고 당황했다”고 했다.
송파구에서 왔다는 최성우(45) 씨는 “기다리다 마감될까 봐 계속 눈치 보면서 줄을 서고 있다”며 “얼마 정도 기다리냐고 물어도 잘 모른다더라. 이렇게까지 경쟁하듯 줄을 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대신 줄 서주는 아르바이트까지 있다던데 그 말이 실감난다”며 씁쓸해했다.
인천 송도에서 친구와 함께 온 박종우(15) 군은 “서울 구경도 할 겸 포켓몬 보러 왔는데 도착하자마자 마감이라니까 허탈하다”며 “다시 오기도 쉽지 않은데”하며 아쉬워했다.
이번 행사는 포켓몬코리아가 주최한 ‘포켓몬 메가 페스타’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서울숲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6 서울국제정원박람회’의 프로그램 하나로, 시민들은 숲길을 따라 포켓몬 조형물과 포토 존을 체험한다.
다만 행사는 시작부터 인파 변수에 부딪혔다. 노동절이던 지난 1일 성수 카페거리와 서울숲 일대에 약 16만명이 몰리며 현장이 마비됐고 오전 11시께 결국 행사가 중단됐다. 다치는 사람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동이 어려울 정도로 혼잡했다.
서울숲에 방문하면 이른바 ‘잉어킹 카드’를 제공하는데, 포켓몬 팬들 사이에서 ‘희귀템’으로 꼽힌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선 수십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이걸 구하려는 시민들도 상당수 몰린 것으로 보인다.
주최사는 희귀 카드 제공은 중단하기로 했다. 2일부터 온라인 대기 등록 시스템을 도입했다. 오전 8시부터 현장 등록을 받고 문자 알림 후 30분 내 입장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하루 입장 인원을 1800명으로 제한하고 시간당 약 250명 수준으로 밀집도를 관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초기에는 하루 900~1300명 수준이었지만 현장 밀집도를 고려해 1800명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공원 내부 공간 대비 시간당 250명 수준이면 관람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지 확인이 부족해 헛걸음하는 경우가 있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안내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노쇼 비율이 높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해 온라인 사전 예약은 도입하지 않았다”며 “현장 상황을 보면서 입장 인원 조정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 인력과 대응 체계는 1일 이후 일부 보완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포켓몬 시크릿 포레스트에는 내부 29명, 외부 6명 등 안전요원이 배치됐다. 외부 인력 4명이 추가 투입됐다. 정원박람회를 관리하는 전체 인력은 130명(용역 106명·공무원 24명) 규모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늘 현장 상황을 보고 정원을 더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인원 확대도 검토할 수 있다”며 “문제는 개장 전인 오전 9시부터 인파가 몰리는 구조다. 내일도 똑같이 운영하되 내부 밀집도를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역시 어린이날을 앞두고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5일에는 기동대까지 투입하는 ‘사전 통제’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1일에는 새벽 5시30분부터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며 “내일은 서울숲 지구대·광역예방순찰대·기동대를 연계해 인파 밀집 상황 자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절에 엄청난 인파가 성수동 일대에 몰리고 나자 서울시, 경찰, 소방 등 관계 당국이 서울숲 안쪽 영역에 국한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성수동 일대 골목마다 인파가 넘쳤지만, 공원 밖에 대한 안전관리계획을 주최사가 마련해 지자체에 제출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일회성 대응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지방정부와 함께 구조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다시 설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시·성동구청·행정안전부와 협의해 보다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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