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복수의 칼날 가나… 팬 야유에 캐스터 일침까지, 상대 감독은 “자랑스러워” 딴청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에게는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만한 3연전이었다. 타격 성적도 좋지 않았는데, 공도 맞았고, 팬들의 야유도 받았다. 상대 팀 감독은 딴청을 부린 가운데, 오타니의 다음 원정길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오타니는 4일(한국시간) 미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경기에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시즌 타율은 종전 0.252에서 0.246까지 떨어졌고,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도 0.825로 하락했다.
오타니가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고 해도 매일 안타를 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번 부시스타디움 3연전은 꽤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오타니는 2일 첫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것을 비롯, 3일 두 번째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그리고 4일 세 번째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합계 12타수 무안타 침묵에 빠졌다. 이번 시리즈에서 얻은 것이라고는 볼넷 하나와 몸에 맞는 공 하나가 전부였다.
오타니의 부진이 꽤 깊어지고 있다. 오타니는 최근 19타석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19타석 연속 무안타는 2024년 LA 다저스 이적 이후 최악으로는 타이 기록이다. 여기서 볼넷이라도 많이 골랐다면 그나마 나았겠지만, 문제는 그것도 아니었다. 오타니의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으로는 세인트루이스 팬들의 야유도 한몸에 모았다. 오타니가 원정 경기에서 야유를 받는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지만, 4일에는 조금 심하다 싶은 장면도 있었다. 오타니는 이날 7회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좌완 브루힐의 변화구에 허리 쪽을 맞았다. 이 공은 75마일짜리 스위퍼였다. 고의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오타니의 몸쪽으로 스위퍼를 붙이려다 제구가 안 되지 않은 듯보였다.
하지만 오타니의 비명 소리가 꽤 컸고, 상당히 아픈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물론 오타니 특유의 익살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적지의 관중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다. “그 정도 가지고 뭐 아픈 척을 하느냐”는 뉘앙스다. 빠른 공에 정통으로 맞은 것이 아니라 느린 변화구라 더 그랬다. 오타니는 1루에 도착해 환하게 웃음을 지었지만, 야유는 계속됐다.
이 장면을 중계한 세인트루이스 중계진의 캐스터 칩 켈리는 “과장이 있어 보인다. 75마일의 스위퍼였는데 말이다”고 오타니의 오버액션을 지적했다. 악의가 있는 지적은 아니지만, 오타니의 제스처가 필요 이상으로 컸다는 뉘앙스는 느껴졌다. 팬들과 비슷한 심정을 토로한 것이다.
한편 3연전 내내 오타니에게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은 세인트루이스는 축제 분위기다.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4일 경기 후 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오타니를 막아냈다는 점은 높게 평가했다. 마몰 감독은 “시리즈를 통해 오타니를 봉쇄하며 그의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해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날을 비롯해 시리즈 3연전 동안 오타니를 막은 배터리들은 물론 호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인 야수들을 칭찬했다.

물론 마몰 감독은 “그것은 굉장히 터프한 일이었다. 오타니는 야구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고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다만 오타니를 시리즈 내내 막아선 것을 이번 시리즈 최고의 장면으로 뽑으면서 기쁨을 드러냈다. 오타니를 잘 막은 세인트루이스는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어쨌든 오타니는 부시스타디움을 떠났고, 이제 타격감을 살려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오타니의 최장 기간 무안타 기록은 2020년 8월 18일에서 22일에 기록한 21타석이다. 잘못하면 이 기록을 불명예스럽게 깨뜨릴 가능성이 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메커니즘 측면에서 조금의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오타니의 타격 메커니즘이 한창 좋을 때와는 뭔가가 다르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실제 최근에는 선발로 나갈 때는 타자로 나서지 않고 투수에만 전념하는 등 체력적인 배려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직전 등판 이후 타격이 부진에 빠지자 해결책을 골몰하는 양상이다. 다만 로버츠 감독은 “틀림없이 곧바로 수정해 올 것”이라며 믿음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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