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사부의 부동산톡톡] ‘포커페이스’ 방어기제인가, 전략인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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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공통점은 하나다.
감정을 읽히지 않는 사람이 협상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진다는 사실.
특히 부동산처럼 거래 금액이 크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협상장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전술이 되기도 한다.
결국,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이 협상의 흐름을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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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공통점은 하나다. 감정을 읽히지 않는 사람이 협상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진다는 사실. 이는 인간의 본능적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s)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심리학자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는 방어기제를 '불편한 감정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려는 무의식적 반응'이라 정의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상대를 압도하거나, 의도적으로 감정과 거리를 두는 태도는 불안이나 손해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스스로 지키기 위한 심리적 보호막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방어기제는 전략적으로 유용하게 작용한다. 특히 부동산처럼 거래 금액이 크고 이해관계가 복잡한 협상장에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전술이 되기도 한다. 시장은 늘 출렁이고, 타인의 말과 표정은 끊임없이 우리의 판단을 흔든다. 그럴수록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켜내는 힘은, 훈련된 지식이 아니라 내면 깊숙이 스며든 태도와 습관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철학'이다. 삶의 매순간을 관통하는, '무너지지 않는 나'를 위한 내면의 구조다.
감정은 언어보다 먼저 얼굴에서 발화된다. 우리가 아무리 말을 아껴도, 얼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은 이미 수많은 심리적 신호를 상대에게 보내고 있다. 특히 중요한 미팅이나 면접처럼 긴장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그 신호의 파급력이 결정적이다. 두려움과 불안이 얼굴에 드러나는 순간, 심리적 주도권은 자연스레 상대에게 넘어간다. 말보다 먼저 전해지는 감정은 협상의 흐름을 바꾼다.
이때 주도권을 되찾는 열쇠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은 단지 결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분위기를 감싸는 에너지로 먼저 전염된다. 단 한 마디의 말 없이도, 안정된 눈빛과 침착한 표정만으로 흐름은 내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심리적 자본(Psychological Capital)'이다. 경영심리학자 프레드 루텐스는 이를 '자신감(self-efficacy)', '희망(hope)', '낙관(optimism)',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네 가지 자질로 정의하면서 개인의 성과와 위기 대응력을 결정짓는 핵심 자산으로 보았다.
그 중에서도 회복탄력성은 협상과 갈등의 순간에서 가장 결정적인 무기가 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대의 압박 속에서도 "지금 결정 안 하셔도 됩니다.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 여유 속에서 상대는 주도권을 빼앗기고, 흐름은 조용히 반전된다.
정신건강 전문가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말한다. 그녀의 말은 감정 통제가 억압이 아니라, 감정의 뿌리를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그 감정이 왜 올라오는지를 인식하는 순간, 힘의 균형은 조용히 바뀌게 될 것이다." 협상이란 단순한 말의 공방이 아니다. 표정, 침묵, 타이밍, 그리고 무엇보다 내면의 평정심까지. 보이지 않는 모든 감각이 총동원되는 심리의 격투장이다. 때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가장 강한 메시지가 되고, 말을 아끼는 순간, 가장 설득력 있는 전략이 된다. 결국, 감정을 다스리는 사람이 협상의 흐름을 다스린다.
김준영 빌사부자산관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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