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어버이날 앞둔 용인 남사화훼단지, 꽃 찾는 손길뒤 ‘고유가 그늘’

유혜연 2026. 5. 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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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소매점보다 품종 다양해 매년 방문”
“가격 올랐다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
카네이션 낙찰가 2배 불구, 소매가 10% 올라
난방·냉장 필수인데… 고유가 사태 산업 옥죄
소비도 위축, 2년전 습설피해 모두 복구 못해

4일 오전 바구니에 담긴 카네이션들이 용인시 남사화훼단지 매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2026.5.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평일인데도 시민들이 카트를 끌고 삼삼오오 단지 안을 누볐다. 9천900㎡(3천평) 규모의 매장 안에는 1만여 종의 꽃과 식물이 저마다 활짝 피어 자리를 채웠다. 손에 카네이션 화분을 들거나 선인장 앞에서 한참 눈길을 주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4일 오전 찾은 용인시 남사읍 남사화훼단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을 앞두고 꽃을 고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부모가 화분을 들여다보고, 노부부는 나란히 카트를 밀며 꽃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화성시에서 왔다는 김모(50대)씨는 교회 어르신들께 드릴 카네이션을 고르러 이곳을 찾았다. 매년 어버이날이면 꽃을 선물한다는 그는 이날 50개가량의 작은 카네이션 바구니를 구매하러 왔다고 한다. 김씨는 “자녀들한테 받는 것도 의미 있지만 교회 안에서 서로 챙겨주는 마음도 있다”며 “소매점보다 품종이 다양한 이곳을 매년 찾는다. 예년보다 가격이 올랐다고 들어서 많이 비쌀 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고 말했다.“

화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카네이션 혼합(스프레이) 경매 최고 낙찰가는 1만2천6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5천180원)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소비자 판매가는 10% 안팎 오르는 데 그쳤다. 원가 부담은 급등했는데 판매 가격은 그만큼 올리지 못한 셈이다.

4일 오전 용인시 남사화훼단지를 찾은 시민들이 카트를 끌며 화분을 고르고 있다. 2026.5.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화훼 업계의 사정은 다르다. 최근의 고유가 사태는 화훼 산업 전반을 옥죘다. 꽃은 재배 단계부터 난방유가 필수적이고 신선도를 유지하며 운반하는 냉장 물류에도 기름값이 직결된다. 농업용 난방유 가격은 일반 유류보다 상승폭이 더 가파른 탓에 생산 원가 부담이 이중으로 쌓인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포장 자재까지 더하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비용 상승은 20%를 웃도는 수준이라 한다.

소비 위축도 무시하지 못한다. 코로나19 이후 꽃 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이 심화했다. 단지 내 판매직원 A(50대)씨는 “유가가 올랐다고 가격을 그에 맞춰 다 올릴 수도 없다. 시장이 안 되니 농가는 재배량을 줄이기도 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비용 부담은 이곳의 재해 피해와도 겹쳤다. 1993년 설립된 남사화훼단지는 지난 2024년 11월 기록적인 습설로 비닐하우스 일부가 무너지는 피해를 입었으나 복구 비용이 부족해 현재 비닐하우스 일부를 걷어낸 채 운영 중이다.

가정의 달인 5월 대목에도 화훼 업계의 한숨은 줄지 않는 상황이다. 이기욱 남사화훼단지 집하장 대표는 “소비자들의 마음이 얼어있지만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게 꽃 한 송이”라며 “커피 한 잔 값이면 꽃 한 분을 살 수 있다. 각 가정에 꽃 몇 개씩은 들여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4일 오전 용인시 남사화훼단지 매장에 카네이션이 한가득 진열돼 있다. 2026.5.4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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