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통합돌봄 시작됐지만 주거·돌봄은 여전히 분절…초고령사회 해법 ‘생활권 재설계’

황교진 기자 2026. 5. 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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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토론회서 주거-돌봄 연계 핵심 과제로 부상…정책 전환 필요성 집중 제기
복지 ‘서비스’와 주거 ‘공간’ 따로 작동…부처 간 연계 한계 구조 드러나
방문형 돌봄 중심 체계에 과부하 우려…고령친화도시 기반 생활권 통합 요구
4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고령자 주거-돌봄 연계와 고령친화도시 실행 전략' 토론회 참석자들 / 디멘시아뉴스

4월 30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고령자 주거-돌봄 연계와 고령친화도시 실행 전략" 토론회가 열렸다. 박희승 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건축공간연구원이 주관했으며,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와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후원했다.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에서 고령자의 삶을 어디에서, 어떻게 지탱할 것인가를 두고 주거와 돌봄, 도시 정책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번 토론회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국면에서 지역사회 계속 거주, 이른바 AIP(Aging in Place)를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다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동안 통합돌봄 논의는 의료·요양·돌봄 서비스 연계에 초점이 맞춰져 왔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 서비스가 놓일 '집'과 '동네', '생활권'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박희승 의원은 개회사에서 "돌봄과 주거, 도시 정책 전반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시기"라며 "앞으로는 어르신들도 집에서 생애 말기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통합돌봄의 방향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방문 의료와 돌봄, 진료가 결합하는 미래 의료 흐름을 언급하며, 고령친화도시 역시 이러한 변화의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박환용 건축공간연구원 원장은 환영사에서 "통합돌봄은 여러 형태의 돌봄을 필요로 하지만 결국 주거 공간 안에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기존의 고령자 주거 논의가 리조트형 단지나 고소득층 중심 모델로 알려진 측면이 있다며, 이번 발제와 토론은 소득과 관계없이 고령자가 사회 안에서 자기 생애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논의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 고영호 연구위원, "복지는 소프트웨어, 주거는 하드웨어…지금은 평행선"
"고령친화도시 제도 시행과 정책과제"에 대해 발표하는 고영호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 / 디멘시아뉴스

첫 번째 발제에 나선 고영호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를 고령자 주거와 돌봄 연계 정책의 "이행 원년"으로 정의했다. 그는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은퇴자마을 조성 지원 법제화(내년 상반기 시행 예정), 노인복지법상 고령친화도시 지정·지원 제도가 같은 시기에 맞물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 연구위원은 한국의 압도적인 고령화 속도를 언급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일본은 10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7년에 불과했다. 2022년 44.9세였던 중위연령은 2072년 63.4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준비할 시간은 짧고, 대응해야 할 변화의 폭은 크다는 의미다.

그가 강조한 핵심은 'AIP'의 재해석이었다. AIP는 흔히 '살던 집에서 계속 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고 연구위원은 이를 물리적 주택 유지에 한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place'는 공간을 넘어 삶의 기억과 관계가 쌓인 장소다. 따라서 '지역사회 계속 거주'는 살던 집 자체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가 유지되는 범위 안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념으로 확장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정책 구조는 이 목표와 충분히 맞물려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 연구위원은 복지부의 통합돌봄을 "형태 없는 소프트웨어", 국토부의 주거 정책을 "고립된 하드웨어"에 비유했다. 복지 영역은 방문형 서비스에 치우쳐 있고, 주거 영역은 물리적 공급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두 정책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 연구위원은 현 구조를 두고 '사실상 중증이거나 저소득이어야 지원이 집중되는 구조'라며, 국가 지원에 접근할 수 있는 사각지대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중산층이지만 돌봄이 필요하거나, 중증은 아니지만 주거 환경 개선이 필요한 고령자는 제도 밖에 놓이기 쉽다. 반대로 은퇴자마을은 대규모 하드웨어 중심, 단지 내 완결성, 민간 위탁 운영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안고 있어 지역사회와 분절된 '섬'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고령친화도시다. 고 연구위원은 고령친화도시가 복지와 주거, 의료, 문화, 여가, 안전을 생활권 단위에서 묶어내는 통합 프레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고령자의 하루 도보 생활권은 단독주택 지역에서 약 1~1.2km, 아파트 단지에서는 약 0.9km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범위 안에서 주거, 돌봄, 의료, 여가, 사회 참여가 연결될 때 고령자의 삶은 제도 안에서 체감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 과제로 범부처 통합 예산 매칭과 집행 지침 개정, 고령친화도시 평가지표의 실효성 강화, 노인복지법 개정을 통한 국가 지원센터 설치, 은퇴자마을 등 주거모델의 지역사회 개방 명문화를 제안했다. 특히 국토부의 주거 인프라 예산과 복지부의 돌봄 서비스 예산이 따로 집행되는 현재 구조에서는 고령자복지주택 저층부의 복지공간조차 통합돌봄 예산과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임덕영 연구위원, "고령자는 집에 남고 싶다…정책은 아직 시설 중심"
"통합돌봄 고령자 주거-돌봄 연계 모델"에 대해 발표하는 임덕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디멘시아뉴스

두 번째 발제자인 임덕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거를 통합돌봄의 가장 기초적인 '점'으로 놓고 논의를 이어갔다. 발표 제목을 '통합돌봄과 고령자 주거-돌봄 연계 모델'로, 부제를 '공급 중심에서 주거 유지, 통합돌봄 중심으로의 전환'으로 제시해 발제를 시작했다.

임 연구위원은 고령자 주거 정책이 그동안 치매나 와상 상태가 된 이후의 삶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고령자는 대체로 현재 살던 곳에서 계속 살기를 원하지만, 건강 악화 이후에도 그 선택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체계는 부족하다. 주거 정책은 공공임대 공급, 시설 입소, 주거급여, 집수리 사업 등으로 나뉘어 있고, 돌봄 체계와의 연결은 제한적이다.

그는 고령자의 죽음과 돌봄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과거에는 갑작스러운 사망이 많았다면, 현재는 암, 심폐질환, 노쇠와 치매 등 일정 기간 기능 저하와 돌봄 필요를 동반하는 죽음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노년의 주거는 거처 공간을 넘어 돌봄을 받아들이고 관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된다.

임 연구위원은 고령자복지주택과 케어안심주택의 한계도 지적했다. 고령자복지주택은 무장애 설계와 커뮤니티 공간을 갖춘 장점이 있지만, 신규 공급 중심이어서 확산에 한계가 있고, 중증 돌봄까지 대응하는 체계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케어안심주택은 주거와 돌봄 결합의 상징적인 모델로 제시되고 있지만 개념과 실적 관리가 모호하고, 지자체 중심 실험에 머물러 있어 파급력 있는 안정적 제도로 자리 잡지 못했다.

그는 중간집, 전환형 주거, 주거 유지 서비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병원 퇴원 이후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고령자에게 기능 회복 중심의 중간 주거가 필요하지만, 이 공간이 장기 거주 시설로 굳어지지 않도록 출구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병원과 지자체, 주거복지 전달 체계, 통합돌봄팀의 직접 연계가 필요하다는 안도 제시했다.

임 연구위원의 발제 결론부에서 통합돌봄팀 안에 주거 관련 기능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주거복지센터 등 전달 체계도 함께 정비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통합돌봄이 의료·요양·돌봄 서비스의 조합에 머문다면, 정작 고령자가 살아가는 집과 동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김경인 대표, "문제는 집이 아니라 관계…돌봄은 생활권에서 작동한다"
"관계 기반 지역공동체와 돌봄 거점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김경인 경관디자인 공유 대표 / 디멘시아뉴스

마지막 발제자인 김경인 경관디자인 공유 대표는 일본 사례를 통해 관계 기반 지역공동체와 돌봄 거점 전략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초고령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건강 이전에 관계가 줄어드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고령자의 고립은 우울과 건강 악화, 위기 상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돌봄은 서비스 제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이어지는 생활권을 형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일본의 쉐어 가나자와, 안단치, 후카가와 엔미치, 가스가다이 센터, 와지마 가부래, 도카이치바 센터지구, 도요아케 단지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 사례는 시설 하나를 잘 짓는 방식이 아니라, 주거와 식사, 문화, 배움, 일자리, 교류, 돌봄이 생활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이는 구조를 보여준다.

그는 "좋은 집보다 좋은 지역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은 안전의 출발점이지만, 고령자가 계속 살아가려면 집 밖의 길, 가게, 식당, 카페, 복지시설, 이웃, 세대 간 교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특히 치매와 돌봄도 별도의 시설 안에 가두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 안에서 관계를 통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한국 현실에 대해 "거점은 있지만 아직 연결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복지관, 경로당, 주간보호센터, 보건소, 공공임대주택, 커뮤니티 공간 등은 존재하지만, 이들이 하나의 생활권 네트워크로 설계·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책과 공간의 전환은 AIP에서 AIC, 즉 Aging in Community로 가야 하며, 시설 단위에서 생활권 단위로, 고령자 돌봄에서 모두의 돌봄으로, 서비스 제공에서 일상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대표가 발제 마지막 문장으로 남긴 말은 이날 토론회의 방향을 압축했다. "사람이 제3의 치료다. 지역이 최고의 돌봄이다."

 

■ 종합토론, "노인은 하나의 집단이 아니다…정책 설계부터 달라야"
종합토론 시간, 왼쪽부터 이준호 브라보마이라이프 노인복지 전문기자, 정은하 서울시복지재단 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좌장을 맡은 박선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 조귀훈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정연우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연구위원 / 디멘시아뉴스

종합토론에서는 발제에서 제시된 문제의식을 구체적인 정책 쟁점으로 이어갔다. 좌장을 맡은 박선호 전 국토부 차관은 세 발제가 고령친화도시의 체계, 주택·주거복지 지원 제도, 지역공동체의 관계와 거점 전략을 각각 다뤘다고 정리했다. 그는 "통합과 연계, 좋은 거버넌스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박미선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 집단을 하나의 집단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노인은 나이만 비슷하게 묶일 뿐 소득, 자산, 주거 형태, 건강 상태가 매우 다르다. 소득 상위 노인은 자가율이 높지만, 소득 하위 노인은 월세와 무상 거주 비율이 높다. 공공임대주택에는 이미 고령자가 상당수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영구임대주택은 초고령 입주자 비율이 두드러진다.

박 연구위원은 집수리 지원의 사각지대도 짚었다. 자가 소유 고령자가 살던 집을 고쳐 계속 살기 위해서는 수선유지급여 등 주거 개선 지원이 필요하지만, 실제 수혜는 필요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문다. 지자체 집수리 사업도 많지만, 정보를 아는 사람만 이용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50대 이후 은퇴 준비 과정에서 자산 사용, 주택 수리, 주거비 부담, 연금 활용 등을 함께 다루는 예방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은하 서울시복지재단 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은 돌봄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덴마크의 노인 개혁 사례를 언급하며, 돌봄은 개별 서비스의 집합이 아니라 노인의 삶의 맥락을 반영한 전인적 체계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사람이 돌봄을 따라 이동하는 구조지만, 앞으로는 돌봄이 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다양한 주거 선택지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병원과 집 사이의 전환형 주거, 중간집, 자율형 공공요양시설 등 여러 형태가 있어야 고령자가 상태 변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의 사회기금 사례를 언급하며, 주택과 복지가 나뉜 재정 구조를 통합적으로 집행할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준호 브라보마이라이프 노인복지 전문기자는 현장에서 만나는 노인의 삶은 돈, 여가, 집, 의료, 돌봄, 가족관계, 지역사회 활동이 얽힌 복합적 구조라고 말했다. 고령자가 집을 떠나지 않으려는 이유는 건축적 완성도만이 아니다. 가족 관계, 이웃, 산책로, 공원, 교회, 단골 식당, 약국, 봉사활동, 상속 문제까지 삶의 여러 요소가 집에 연결돼 있다. 고령자가 이사할 동기를 발견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주거 시설을 확충해 옮기도록 하는 게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은퇴자마을이나 실버타운이 성공하려면 단지 좋은 시설을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령자가 기존 삶의 기반을 떠나 이주할 만큼 강력한 이유가 있어야 하며, 의료와 돌봄 인프라가 실제로 갖춰져야 한다. 운영의 지속가능성도 핵심이다.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고급 실버타운조차 운영 위탁 과정에서 불만과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시설보다 운영 모델과 서비스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노년 세대를 하나의 소비자 집단으로 보는 시니어비즈니스의 오류를 지적했다. 60대 액티브시니어와 80대 고령자는 생활습관, 소비, 관계망이 전혀 다르다. 현재 건강상태와 소비패턴만 보고 설계한 주거 정책은 시간이 지나 노쇠와 이동 능력 저하가 나타날 때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정연우 국토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연구위원은 공공주택과 주거복지의 역할을 중심으로 논의를 보탰다. 고령자 주거 문제는 신규 공급뿐 아니라 기존 주택의 개선, 단지 내 돌봄 공간, 커뮤니티 운영, 지역사회 자원 연계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흐름을 확인했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은 이미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공간인 만큼 단지 자체를 돌봄과 생활지원의 거점으로 재구성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정부 측 토론자인 조귀훈 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통합돌봄 시행 이후 현장에서 제기되는 과제를 언급했다. 통합돌봄은 의료, 요양, 돌봄, 주거, 일상생활 지원을 지역사회 안에서 연결하는 것이 목표지만, 실제 실행에서는 부처 간 역할 분담과 예산, 전달 체계, 지자체 역량이 모두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주거와 돌봄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전문성 확보, 컨트롤타워 구축, 실무 지침 마련의 필요성이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또한 토론 과정에서 국토부와 복지부 간 정책 체계와 접근 방식의 차이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했다. 주거 정책은 공간과 공급, 인프라 중심으로 설계되는 반면, 복지 정책은 대상자와 서비스, 급여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고령자의 삶은 이러한 구분과 달리 일상에서 통합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집 안의 문턱과 욕실 안전, 엘리베이터, 골목길, 병원 접근성, 식사, 약 복용, 외출, 이웃 관계, 응급 대응 등은 개별 정책 영역으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생활 안에서 연결된다는 점에서, 주거와 돌봄을 통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토론 참석자들은 협업을 선언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부처 간 자율 협업만으로는 주거와 돌봄 통합이 작동하기 어렵고, 예산과 평가, 지침, 지원센터, 지자체 계획 수립 단계에서 통합 구조가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현장 질의 및 제안에서 본지 기자는 일본은 은퇴자 주거단지 모델의 한계를 겪은 뒤, 지역과 섞이는 생애활약마을(生涯活躍のまち), 다시 지역포괄케어로 논의를 확장해 온 사례를 들어, 한국의 실버주택이나 은퇴자마을이 또 다른 노년층 고립 공간이 되지 않으려면 지역사회 개방성과 세대 간 관계, 생활권 네트워크를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선호 좌장은 총평에서 고령자의 주거와 돌봄을 소득 계층, 주거 형태, 연령 관점에서 어떻게 세분화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그는 고령자의 다양성을 간단히 묶어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공공정책은 우선 저소득 취약계층에 밀착된 돌봄과 주거 안전망을 구축하되, 다른 계층과 욕구에 맞춘 설계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초고령사회 주거-돌봄 연계 해법, 시설이 아닌 '생활권 재설계'로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고령자 주거-돌봄 연계와 고령친화도시 실행 전략' 토론회 현장 / 디멘시아뉴스

이번 토론회는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됐지만, 주거와 도시 환경이 빠진 통합돌봄은 실제 삶을 지탱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남겼다. 법이 시행된 후 이러한 토론회가 펼쳐지는 건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문 서비스가 늘어나도 집이 안전하지 않고, 동네에 갈 곳이 없고, 관계가 끊어져 있다면 고령자는 지역사회에서 계속 살기 어렵다.

초고령사회 대응은 시설을 더 짓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니다. 살던 집을 고치고, 필요한 경우 중간집을 제공하고, 공공임대 단지를 돌봄 거점으로 바꾸고, 골목과 생활권 안에서 의료·돌봄·식사·여가·관계가 이어지도록 설계하는 일과 함께 누가 어떻게 운영하며 효능감 있는 현장 내용을 담을 것인가가 핵심이다. 고령친화도시는 구호가 아니라 실행 체계로 다가서야 한다.

이날 토론회는 주거와 돌봄의 연계를 더 이상 별도 과제로 미룰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자리였다. 돌봄통합지원법 이후 고령자가 서비스를 찾아 이동하는 구조가 아니라, 고령자의 삶이 이어지는 집과 동네로 돌봄이 들어가야 하는 구조를 속히 만들어 내야 한다. 초고령사회 안전망은 병원과 시설의 문턱에서가 아니라, 고령자가 매일 걷는 생활권 안에서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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