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정답 복제하는 나라엔 미래 없다… ‘질문하는 퍼스트 무버’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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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를 상징하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시대가 저물고 있다.
틀린 질문을 했다고 비웃지 않는 교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퍼스트 무버의 출발점이다.
정답을 잘 맞히는 아이가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아이가 세상을 바꾼다.
대한민국의 다음 성장은 '질문하는 교실'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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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를 상징하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시대가 저물고 있다. 선진국을 빠르게 뒤쫓아 반도체와 자동차 신화를 쓴 압축 성장의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기술이 지배하는 대전환기에는 베낄 답안지조차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국가 생존의 조건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진화이며, 그 동력은 결국 교육개혁에 있다.
문제는 우리 교육 시스템이 여전히 산업화 시대의 '정답 맞히기'와 효율성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OECD가 강조한 '변혁적 역량(Transformative Competencies)'이 미래 인재의 척도라면, 현재 우리의 교실은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가장 빨리 푸는 기능인만 양산하고 있다. 창의성을 말하지만 대학입시는 여전히 가장 안전한 정답 찾기 경쟁에 머문다. 최근 청년층의 의대 쏠림 현상 역시 실패 위험이 낮은 길만 선택하게 만드는 교육 현실의 단면이다. 퍼스트 무버에게 필요한 것은 암기된 지식의 양이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질문하는 힘'과 '비판적 사고'다.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단순 지식 축적을 넘어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형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과서 속 가공된 문제가 아니라 실제 사회와 지역 산업이 직면한 난제를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며 지식을 연결하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더 이상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협업과 탐구를 이끄는 '러닝 퍼실리테이터(Learning Facilitator)'가 되어야 한다. 질문을 설계하고 토론을 조율하며 학생 개개인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능력이 미래 교사의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둘째, 실패를 혁신의 자산으로 삼는 평가 문화의 혁명이다. 한 번의 실수나 시험 성적으로 낙오자가 결정되는 경직된 구조에서는 누구도 모험적인 도전에 나서지 않는다. 상대평가 중심의 서열화 체제를 넘어, '도전과 오류의 과정'을 평가하는 질적 평가 체계로 이행해야 한다. 평가의 공정성 역시 AI와 에듀테크 기반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학생의 성장 과정과 잠재력을 입체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는 방향으로 평가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셋째, 심리적 안전감과 융합적 상상력이 살아 있는 교육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틀린 질문을 했다고 비웃지 않는 교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퍼스트 무버의 출발점이다. 기술적 진보에 인문학적 가치를 입히는 융합 교육 역시 대학과 산업 현장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특히 대구·경북이 추진하는 지역 혁신 모델처럼, 지자체와 대학·기업이 거버넌스를 구축해 지역 전체를 아이들의 거대한 실험실로 개방해야 한다. 지역의 특화 자산이 교육과 만날 때 기후 위기와 저성장 같은 인류 공통의 난제를 해결할 세계적 인재가 탄생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모두를 비슷하게 만드는 획일적 교육으로는 '세계 최초'의 가치를 만들 수 없다. 정답을 잘 맞히는 아이가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아이가 세상을 바꾼다. 정답을 반복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의 다음 성장은 '질문하는 교실'에서 시작된다.
서민교 대경미래혁신포럼 대표, 전 대구대 총장직무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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