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전력 수요 바꾼다"…태평양 세미나 "에너지법제 개편 필요"

김유진 2026. 5. 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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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확산이 에너지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기존 전력산업 법제와 규제 체계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에너지 전환과 AI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제와 정책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 확보는 물론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전력시장과 새로운 규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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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급증에 전력수요 1.4배 전망
에너지 공급체계 부담 가중
출력제어·환경영향평가·해상풍력 규제 등
법적 공백·충돌 현실화
"규제 전환·시장개편 없인 AI 시대 대응 한계"
플랫폼형 전력시장 제안
발표 중인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에너지환경 TFT장./사진=법무법인 태평양 제공

인공지능(AI) 확산이 에너지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기존 전력산업 법제와 규제 체계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에너지법학회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태평양 사옥에서 '에너지와 인공지능 그리고 법' 세미나를 열고, AI 시대 에너지 전환에 따른 법적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고 4일 밝혔다. 

 AI 확산에 전력 수요 급증..."2040년 1.4배"

이날 참석자들은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확대·탄소중립 정책과 충돌하는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AI·반도체 산업 확대에 따라 데이터센터 중심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2040년 전력 수요는 현재 대비 약 1.4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에 비해 법·제도 정비가 뒤처져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 쟁점으로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를 둘러싼 법적 공백이 지목됐다. 제주 지역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출력제어 조치를 행정처분이 아닌 '계약 이행'으로 판단해 각하했다.

이에 따라 향후 분쟁은 행정소송이 아닌 민사소송이나 공정거래법 영역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져 명확한 법적 근거와 보상 기준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다.

 환경영향평가 확대…“기후 소송 리스크 커진다”

발전소 신설과 관련한 환경·기후변화영향평가도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법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사건에서 계획 승인 처분의 적법성을 인정했지만, 동시에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일반 국민까지 원고적격을 폭넓게 인정했다. 이는 향후 에너지·산단 개발 사업에서 기후 관련 소송 리스크가 크게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해상풍력 인허가 과정에서의 군사 규제 역시 구조적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500피트 고도 제한'은 법률이 아닌 행정규칙에 근거하고 있어 법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국내 해상풍력 설비 상당수가 해당 기준을 초과하고 있어, 현행 규제가 유지될 경우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AI 기술 자체가 에너지 시스템 운영 방식도 바꾸고 있다. 전력산업은 예측→최적화→자율제어→플랫폼화로 진화하며, 데이터 기반 운영과 실시간 거래가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전기사업법과 규제 구조는 중앙집중형·통제 중심 체계에 머물러 있어, 데이터 기반 플랫폼 전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가격 규제 방식(CBP)과 경직된 요금 체계가 혁신 투자와 시장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분석이다.

 전력시장·요금체계까지 손봐야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규제 패러다임 전환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네거티브 규제 도입 △전기판매시장 자유화 △발전·판매 겸업 허용 △실시간 전력시장 확대 △요금 체계 자율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세미나에서는 AI 시대 에너지 문제를 단순한 기술·경제 이슈가 아닌 '법적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참석자들은 "에너지 전환과 AI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제와 정책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 확보는 물론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데이터 기반 전력시장과 새로운 규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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