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방미심위 부위원장, 3년 전 논문 ‘내로남불’ 논란

전종휘 기자 2026. 5. 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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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로 비치는 것도 회피를” 논문과 엇갈린 태도
‘MBC 간부 배우자’인데 방송소위원장 맡아 논란 지속
3월1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1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남편이 심의 대상인 회사의 간부를 맡고 있어 ‘이해충돌’ 논란이 이는 김민정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 부위원장이 3년 전 쓴 관련 논문에서 이해충돌은 관계와 신뢰의 문제라며 실질적인 이해충돌뿐만 아니라 이해충돌로 비칠 수 있는 경우까지 회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로남불’ 논란이 인다.

한국외국어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인 김민정 부위원장은 지난 2023년 발표한 논문 ‘언론윤리와 이해충돌’에서 언론과 공중과의 관계에 토대를 둔 ‘이해충돌’의 개념을 분석하고 국내·외 언론사의 윤리강령을 검토한 뒤 “이해충돌은 결국 관계와 신뢰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전문직과 공공서비스 맥락에서 이해충돌을 이해할 때 언론은 독자와 시청자에 충성하는 일종의 ‘신탁 관계’에 있기 때문에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취재·보도·논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판단의 질이나 정확성 여부가 아니라 공중이 언론이 내린 판단을 신뢰할 수 있는가, 즉 언론이 자신의 사적 이익에 방해받지 않고 신탁 관계에 있는 공중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 판단을 내렸다고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신뢰의 문제”라는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논문에서 “이해충돌은 실질적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이해충돌로 비치는 상황까지 포괄한다. 이는 이해충돌의 본질이 관계와 신뢰에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라고 결론 내렸다. 김 교수는 이해를 돕기 위해 사례를 들었다. ㄱ제약회사의 대주주인 의사가 자신의 환자한테 ㄱ회사의 약을 처방한 뒤 “의사로서의 전문적 지식에 근거한 판단으로 환자의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라고 아무리 주장한들, 판단의 순수성을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고 이 사실을 안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해선 “촘촘한 세부 행동지침도 필요하지만 이해충돌 개념의 핵심을 ‘관계’의 문제로 이해함으로써 다양한 상황적 맥락에서 이해충돌(실질적 이해충돌 혹은 그렇게 비춰질 수 있는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위원장은 그해 이 논문으로 국내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철우언론법상 22회 학술논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부위원장의 이런 인식은 현재 자신을 둘러싼 이해 충돌 논란에서 보이는 태도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부위원장 남편은 방미심위 심의 대상인 문화방송(MBC)의 디지털뉴스룸 국장으로, 전국언론노조 방미심위지부는 지난 3월31일 성명을 내어 “특정 방송사 보도국 간부의 배우자가 심의 대상과 수위를 결정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위원회에 대한 신뢰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김 부위원장이 방송심의소위원장을 맡는 것에 반대했다. 앞서 방미심위 내부 직원은 김 부위원장에 대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신고서를 방미심위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자신의 남편이 이해충돌방지법상 사적이해관계자로 규정된 임원이나 관리자가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포괄적인 이해충돌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소위원장을 맡았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방송소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이 감사실에 조치 신청서를 낸 뒤 그 결과로 “방미심위 최종 판단이 있을 때까지 엠비시 프로그램 관련 안건의 심의를 포괄적으로 중지하라는 조치 결과를 27일 수령했다”며 당일 문화방송 관련 심의 안건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황석주 언론노조 방미심위지부장은 한겨레에 “우리가 요구한 전면적 방송심의 회피가 아닌 점은 아쉽지만,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한다. (김 교수 관련) 위원회 내부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언론 전공 한 대학교수는 “문화방송 안건이 올라올 때마다 회피할 거면 소위 위원장을 할 필요가 없다. 최소한 소위 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게 맞는다”며 “현재 상황이 법적으로나 규정상 명백하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나 이해충돌이 발생한다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상황에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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