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원료 제품도 안심 못해”… 영양제 부작용 급증, 왜?

최승욱 2026. 5. 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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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6건으로 급증…천연·항산화제 맹신 경고 "자연=안전 아냐"
다양한 영양제 캡슐과 정제가 섞여 있는 모습. 여러 제품을 함께 복용할 경우 성분 중복과 상한섭취량 초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삼·밀크시슬·글루코사민을 수년째 챙겨 먹는 60대 여성이 있다. 천연 원료로 만든 만큼 부작용 걱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영양제로 이상 반응을 겪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는 2022년 1117건에서 2024년 2316건으로 2년 새 100% 이상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남용, 성분 중복, 개인별 생리 반응 차이, 의약품과의 병용에 따른 상호작용 가능성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자연에서 온 성분이라도 몸에 무조건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천연 원료 효과 근거 불충분

밀크시슬은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널리 알려진 영양제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된 원료로, 간 건강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주성분 실리마린은 세포·동물 실험에서 간 보호·항산화 작용이 보고됐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의약품 형태로 사용됐다.

다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는 결과가 엇갈렸다. 효과를 지지하는 연구와 그렇지 않은 연구가 혼재돼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1년 임상적 유용성 근거가 미흡하다는 평가로 보험급여 목록에서 제외했다. 현재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형태로 유통되고 있지만, 의약품 수준의 치료 효과가 확립된 성분은 아니다.

관절이 쑤실 때 많이 찾는 글루코사민도 상황이 비슷하다. 식약처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재된 원료로,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실제 골관절염 치료 효과를 검증한 대규모 임상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지원한 대규모 임상시험(GAIT, 글루코사민·콘드로이틴 관절염 중재 연구)에서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은 전체 환자군에서 위약과 비교해 통증 감소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일부 통증이 심한 환자에서는 효과가 관찰됐지만, 전체 환자군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류마티스학회와 관절염재단도 골관절염에서 글루코사민·콘드로이틴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초록입홍합(리프리놀)은 관절 통증 완화를 위해 복용하는 성분이다. 일부 임상시험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보고됐지만, 임상시험 설계에 한계가 있어 결론을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프로폴리스는 벌 유래 성분으로, 벌·꿀·꽃가루 등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복용 전 확인이 필요하다.

제품 이름이나 원료 이미지보다 어떤 사람에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를 먼저 먼저 따져봐야 한다.

다양한 영양제와 의약품이 함께 놓인 상황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모습. 복용 제품이 많아질수록 중복 섭취와 상호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항산화 보충제 고용량 위험

블루베리·녹차처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을 자주 먹으면 만성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는 많다.

그런데 같은 성분을 고용량 영양제로 섭취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음식으로 먹을 때와 달리 영양제는 단시간에 혈중 농도를 급격히 높일 수 있고, 이로 인해 일부 상황에서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베타카로틴 영양제를 이용한 대표적인 대규모 임상으로는 핀란드에서 2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ATBC(Alpha-Tocopherol, Beta-Carotene Cancer Prevention Study)와, 흡연자·석면 노출자 등 폐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된 미국 CARET(Beta-Carotene and Retinol Efficacy Trial)가 있다. 두 연구 모두에서 폐암 위험이 오히려 증가하는 결과가 확인됐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2018년 녹차 카테킨 섭취 안전성 평가에서 녹차 음료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보면서도, 녹차 추출물을 영양제 형태로 고용량 섭취할 경우 간 손상 우려를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식이보충제 이상반응으로 매년 약 2만3000건의 응급실 방문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은 공식 건강정보 페이지(The Nutrition Source)에서 "영양제는 건강한 생활습관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라고 강조한다.영양제만으로 건강을 대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금연·절주·규칙적 운동·균형 잡힌 식사와 같은 기본 생활습관 지키기가 우선이다.

이상반응 발생 시 신고

신고 건수가 2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여러 제품을 함께 먹는 경우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여러 제품을 동시에 복용하면서 같은 성분이 중복되거나, 멀티비타민에 이미 들어 있는 성분을 단일 제품으로 추가 복용하는 사례가 흔하다. 본인이 먹는 영양제의 성분표를 한자리에 펼쳐놓고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상 반응이 생기면 복용을 즉시 중단하고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센터(1577-2488)나 식품안전나라 온라인 신고 창구를 이용하면 된다.

영양제를 새로 사기 앞서 세 가지만 점검해 보자. 복용 중인 다른 영양제와 성분이 겹치지 않는지, 복용 중인 약과 상호작용 가능성은 없는지, 상한섭취량을 넘지 않는지다. 이런 점검 없이 추가하는 경우가 위험 요인으로 손꼽힌다.

영양제는 더하기보다 겹치지 않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을 위해 먹는 영양제가 오히려 몸에 해가 될 수 있다.

최승욱 기자 (swchoi63@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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