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목지' 이어 또…섬뜩한 설정으로 '호러' 신드롬 예고한 '한국 영화'

강해인 2026. 5. 4. 17:06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리포트=강해인 기자] 호러 콘텐츠의 인기를 이어갈 키치한 작품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올봄 대중문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호러'다. 영화관에서는 배우 김혜윤 주연의 '살목지'가 260만 관객을 돌파했고, OTT에서는 넷플릭스의 '기리고'가 글로벌 차트를 휩쓸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4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8일 개봉한 '살목지'는 263만 관객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폰'을 꺾고, 역대 공포 영화 흥행 3위에 등극한 '살목지'는 '곤지암'(268만)의 격차를 좁히며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편, 지난 24일 공개된 '기리고'는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4위에 등극하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에서 공개 이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는 '기리고'는 총 37개 국가의 TOP 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호러 장르의 열풍에 불을 지필 영화 '교생실습'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앞서 제29회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 배우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입증한 바 있는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를 정리했다.

장르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들은 유사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들에게 익숙한 소재, 이야기, 그리고 재미를 스크린에서 만나고 싶어 한다. 코미디 영화라면 웃음을, 스릴러 영화에서는 긴장감을 기대하고 극장으로 향한다. 종종 실험적인 작품이 장르를 비틀어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안기고는 한다. 개봉을 앞둔 '교생실습'은 그런 영화다.

이야기의 출발점부터 독특하다. 영화는 입시라는 현실적 압박을 '죽음의 모의고사'라는 장치로 치환하고, 이를 호러 코미디의 문법으로 풀어낸다. '수능 귀신'이라는 기묘한 설정, 그리고 그에 맞서는 교생과 학생들의 신선한 조합은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작품 속 학생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시험을 낯설게 뒤튼다. 인물들은 기이한 공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문제를 풀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섬뜩한 이미지 속 웃픈 전개는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전한다.

이 세계를 이끄는 중심에는 한선화가 연기하는 교생 은경이 있다.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많은 은경은 아직 완전히 준비된 어른이 아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학생들의 고민에도 마음을 열 수 있는 캐릭터다. 은경은 학생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흔들리고 부딪히지만, 교사의 역할과 가치를 되새기며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간다. 코미디 리듬을 기반으로 한 감정 변화가 돋보이며, 코미디 장르에서 재능을 뽐내왔던 한선화의 존재감도 빛난다.

여기에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이 더해지며 '교생실습'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 음침한 동아리는 기묘한 설정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사교육 바깥에 놓인 학생들'이라는 맥락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서로 다른 처지와 이유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인물들의 관계는 코믹한 에너지와 함께 묘한 연대를 형성하며 극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이들이 교생 은경과 만나면서 갈등하고, 또 뭉치면서 만들어내는 'MZ 사제 케미'가 특히 흥미롭다.

이 영화의 장르적 재미는 키치한 연출을 통해 더욱 확장된다. 김민하 감독은 전작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에서 보여줬던 감각을 한층 밀어붙인다. 공포를 유지하면서도 그것을 과감하게 희화화하고, 다시 그 안에 현실적인 감정을 심어 넣는 방식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괴짜 같은 귀신들과 그들이 내는 문제는 통통 튀는 분위기를 만들며, 색다른 장르적 쾌감을 만들어 낸다.

'교생실습'은 실험적인 이미지로 분위기를 환기하기도 한다. 일부 귀신과의 대결은 픽셀 아트 형식의 게임으로 구현했고, 서당의 역사를 설명하는 파트는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하며 영화를 더 풍성하게 했다. 김민하 감독은 부족한 예산 안에서 창의적인 방법을 택하며 진부함을 피했고, 도전적인 선택 속에서도 톤 앤 매너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이 작품은 장르적 도전과 실험적인 이미지 속에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 오컬트적인 요소를 섞은 '교생실습'은 무너진 교권, 과열된 사교육, 그리고 점점 사라지는 공교육의 역할을 조명하며 현실의 문제를 끌어온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었지만, 이색적인 장르의 외피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냄으로써 이야기의 몰입도를 해치지 않을 수 있었다. 웃고 지나간 장면 뒤에 남는 묘한 씁쓸함.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 교육의 문제를 마주하게 하는 이야기다.

이처럼 '교생실습'은 밸런스가 돋보이는 영화다. 끝까지 가볍게 밀어붙이지도, 그렇다고 메시지에 짓눌리지도 않는다. 웃음을 통해 접근하고, 그 뒤에 남는 감정을 통해 의미를 곱씹게 한다. 다소 가벼워 보이는 설정과 캐릭터들을 보며 한 바탕 웃고 난 뒤엔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사교육 시장이 '27조'를 돌파하는 등 과열화된 시점에 우리의 교육이 어디쯤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는다.

김민하 감독은 '교생실습'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더욱 견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작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로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가오슝영화제, 룬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 초청받았던 그는 이번 영화로 작품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안았다. 부천국제영화제는 "장르적 재기와 일관된 테마를 지속하는 창작자의 도약을 목도하는 기쁨을 느꼈다"라며 이번 영화에 찬사를 보냈다.

색다른 장르적 재미로 매력을 더한 '교생실습'은 오는 13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