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러너' 언론인, 펜 대신 신발 … 반값 '카본 러닝화' 직접 만들었죠

구정근 기자(koo.junggeun@mk.co.kr) 2026. 5. 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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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기사로 사회와 소통하잖아요. 현직을 떠나고 나니까 러닝화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카본 러닝화 '카본 내비'를 출시하고 러닝화 사업에 뛰어든 김준형 FAAB코리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수익금의 10%를 청년 러너를 지원하는 데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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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FAAB코리아 대표
유명 브랜드 제품 너무 비싸
유통비 줄여 15만원대 팔아
달리기, 인생 지켜준 버팀목
늘 곁에 있어주는 친구같아

"기자는 기사로 사회와 소통하잖아요. 현직을 떠나고 나니까 러닝화가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0년간 달리기를 놓지 않았던 언론인이 펜 대신 운동화를 들었다. 카본 러닝화 '카본 내비'를 출시하고 러닝화 사업에 뛰어든 김준형 FAAB코리아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풀코스 마라톤부터 100㎞ 울트라 마라톤까지 공식 대회에서만 50여 차례 완주했고, 2022년에는 달리기 에세이 '달리기의 힘'(굿모닝북스)을 펴냈다. 카본 러닝화란 미드솔(신발의 쿠션을 담당하는 중간층) 또는 밑창에 탄소섬유(카본) 플레이트를 삽입해 추진력과 에너지 반환율을 극대화함으로써 러닝 기록 단축을 돕는 고기능 러닝화를 말한다.

IMF 외환위기 때 종합지에서 인터넷 매체로 옮기며 "인터넷 기자라고 사이비 취급을 받고 기자실에서 쫓겨나기도 했다"는 그에게 달리기는 늘 버팀목이었다. 김 대표는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면 우울해지고 중심을 잃기 쉬운데, 달리기는 필요할 때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FAAB(Free As A Bird)는 울트라 마라톤 러너들을 대상으로 20여 년간 소규모로 유통돼온 브랜드다. 창업자가 고령을 이유로 사업을 접으려 하자 마라톤 선후배 사이였던 김 대표가 브랜드를 인수해 재출발했다. 그는 "좋아하는 취미와 관련된 새로운 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존 카본 러닝화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그는 "메이저 브랜드 최상위 카본화는 미드솔이 빨리 무너지고 아웃솔(바닥과 직접 닿는 밑창의 가장 아래층)은 풀코스를 한 번 뛰면 거의 다 닳는다"며 "세계 신기록을 내기 위한 신발을 일반인이 신을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가격 거품도 문제로 꼽았다. 김 대표는 "선수 1명에게 1년간 제공하는 신발값만 5만달러"라며 "광고비와 유통 마진이 쌓여 30만원이 넘는 가격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본 내비는 글로벌 메이커에 납품하는 동일 공장에서 풀카본 플레이트와 E-TPU 미드솔을 적용해 생산하면서도 유통 거품을 걷어내 15만원대에 판다는 게 김 대표의 얘기다.

그는 수익금의 10%를 청년 러너를 지원하는 데 쓸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며 "러닝크루 지원이나 대회 협찬, 장애인 러너팀 후원 같은 것들을 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향후 트레일 러닝화, 고어텍스 러닝화 등 라인업 확장도 구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러너들이 '이런 게 왜 없을까' 생각하는 제품들이 있다"며 "가장 합리적이고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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