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도시 천안·아산…돔구장으로 문화 중심지로 도약

김경동 기자 2026. 5.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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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구장 건설 점검 시리즈> 천안아산 돔구장, 대한민국 문화산업 메카의 희망
<6>. 돔구장, 왜 천안·아산인가
수도권 독점 깨는 '문화 해방구'되어야
문화 산업 역량 충분…돔구장으로 완성
KTX·SRT 교차 거점으로 '전국 1시간대'
철도 인프라 통해 경제 거점으로 진화
수도권 과부하 넘어 문화 영토 확장 도모
역세권 개발 '앵커 시설'로 활용 기대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도쿄돔, 삿포로돔, 대만 타이페이돔, 에스콘필드.

[충청투데이 김경동 기자] 충남도는 지난달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구상을 발표한지 5개월만으로 이례적인 속도감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보고회에 따르면 천안아산돔구장 프로젝트는 2031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해 KTX천안아산역 인근에 K팝 공연과 대형 전시회, 프로야구, 축구, 아이스링크가 가능한 5만 석 이상의 대형 돔구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도는 특히 2030년까지 6735억 원이 투입돼 건립되는 광역환승복합센터이 완공되면 돔구장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수도권에서 돔구장까지의 거리가 30분∼1시간 내에 연결되면서 지역 관광산업, 지역상권,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충남도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계획 발표 이후 일본과 대만 등 돔구장을 건립해 운영 중인 해외 취재를 통해 향후 돔구장 건립과 방향, 비전 등에 대해 기획 시리즈로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 주>

-돔구장, 왜 천안·아산인가… 수도권 문화 독점 깨는 '국가대표 문화 해방구'

대한민국의 문화 지도는 기형적일 만큼 서울과 수도권에 쏠려 있다. K-팝이 전 세계를 휩쓸고 K-컬처가 국가 브랜드의 핵심이 됐지만, 정작 이를 향유하기 위한 인프라는 서울의 특정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독점'은 수도권의 관객들에게는 피로도 높은 '티켓 전쟁'을, 지역 관객들에게는 소외와 박탈감을 안겨주는 고질적인 문제가 됐다. 이제는 이 견고한 수도권의 벽을 허물어야 할 때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점은 국토의 동맥이 관통하는 교통의 요충지이자, 이미 문화적 역량을 증명해낸 도시 '천안·아산'이 돼야 한다.

-'천안 K-컬처 박람회'가 증명한 문화 역량… 소프트웨어는 이미 준비됐다

천안아산돔구장 프로젝트는 단순히 하드웨어를 짓는 사업이 아니다. 천안시는 이미 독립기념관 일원에서 개최된 '천안 K-컬처 박람회'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 산업의 배후 거점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수십만 명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K-푸드, K-뷰티, K-팝을 아우르는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경험은, 천안이 대형 이벤트를 수용할 수 있는 운영 노하우와 시민의 높은 문화적 욕구를 이미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러한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 경험은 돔구장 건립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다. 박람회가 K-컬처의 소프트웨어적 확산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면 돔구장은 그 열기를 1년 365일 상시 담아내고 글로벌 수준의 대형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최종 하드웨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문화 산업에 대한 기본 준비를 마친 도시이기에, 돔구장이라는 그릇이 더해졌을 때 폭발할 시너지는 타 지자체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SRT와 KTX가 수서역에서 중련운행 시운전을 하는 모습. 한국철도공사 제공

-KTX·SRT가 교차하는 유일한 거점… "전국이 1시간대 관권"

천안·아산 돔구장 프로젝트의 핵심 경쟁력은 단연 KTX 천안아산역을 중심으로 한 독보적인 입지다. 이곳은 경부선과 호남선 KTX, 그리고 SRT가 교차하는 실질적인 하이웨이 허브로 서울역과 수서역에서 30분대, 대구·광주 등 영호남 거점 도시에서도 1시간 내외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다.

이러한 '1시간대 전국 접근성'은 공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지금까지 지방 관객들은 공연 한 번을 보기 위해 하루를 꼬박 버려가며 서울로 상경해야 했다. 하지만 천안·아산에 돔구장이 들어서면 수도권 팬들은 하행 열차를, 영호남 팬들은 상행 열차를 타고 국토의 중심에서 집결하는 'X자형 문화 허브'가 완성된다. 이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수요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실질적인 관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는 엄청난 파급력을 의미한다.

-철도 인프라와의 결합… '경유지'에서 '경제 거점'으로의 변모

천안·아산은 오랫동안 교통의 요충지로 불렸지만, 한편으로는 잠깐 머물다 떠나는 '경유지'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돔구장 건립은 이 지리적 이점을 지역 경쟁력 강화의 결정적 카드로 바꾼다. 고속열차 플랫폼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한 거리에 5만 석 규모의 돔구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강력한 역세권 인프라가 구축됨을 뜻한다.

철도 인프라와 돔 경제권의 결합은 천안과 아산을 명확한 '목적지'로 만든다. 기차를 타고 온 수만 명의 관객이 역 인근에서 숙박하고, 외식하며, 쇼핑을 즐기는 '원스톱 소비'가 활성화되면 지역 상권에는 전례 없는 활기가 돌게 된다. 이는 에스콘필드가 인근 소도시 기타히로시마시의 운명을 바꿨듯, 천안·아산이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로 비상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일본 도쿄돔과 연결된 상가 모습. 도쿄돔은 물론 어트랙션 구간과도 연결돼 있다.

-수도권 문화 독점 해소의 구원투수… 대한민국 문화 자치의 마중물

현재 수도권의 공연 인프라는 한계치에 도달했다. 서울 내 가용 시설이 고갈되자 아티스트와 팬들은 갈 곳을 잃고 헤매고 있다. 이러한 과부하를 해소하고 전국의 문화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문화 터미널'로서 천안·아산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천안 K-컬처 박람회'로 쌓아 올린 문화적 저력과 천혜의 교통 입지, 그리고 여기에 더해질 돔구장이라는 최첨단 하드웨어.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춰졌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수도권 집중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문화 자치 시대'를 열 수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모여 문화의 정수를 즐길 수 있는 국토의 심장. 천안·아산은 이제 대한민국 문화 영토를 확장하고 수도권 독점을 깨뜨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충남도 "천안아산역세권, 3500만 수요 품었다"

천안아산 돔구장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충남도 체육진흥과 김관동 과장은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돔구장 건립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경제적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천안·아산의 입지적 가치를 강조했다. "천안·아산은 자체 인구만 100만 명에 달하는 기본 수요처다. KTX와 SRT를 통하면 수도권에서 30~40분, 영·호남에서 1시간대 접근이 가능하다"며, "반경 100㎞로 범위를 넓히면 대한민국 인구의 70%인 약 3500만 명의 수요를 커버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설명했다.

도는 돔구장을 단독 시설이 아닌 역세권 개발의 핵심 '앵커 시설'로 보고 있다.

그는 "현재 건립 중인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e스포츠 경기장, 그리고 천안아산역에 들어설 광역복합환승센터를 돔구장과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이라며, "돔구장이 들어서면 환승센터 내 호텔과 쇼핑몰의 민자 유치 가능성이 높아져 지역 경제에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관객들이 공연만 보고 떠나는 '빨대 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체류형 모델' 구축에도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천안아산역에서 돔구장까지 이어지는 이동 통로 자체를 상업화해 활력을 불어넣고, 돔 내부에 호텔과 쇼핑 기능을 직접 넣을지도 용역을 통해 심도 있게 검토 중"이라며,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며 소비하는 거대한 '스포츠·문화 타운'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재정 투입보다는 민관 합동 개발 등 민간의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방식을 열어두고 있다"며, "천안·아산 돔구장이 대한민국 문화 지도의 남방 한계선을 허무는 혁신적 공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경동 기자 news1227@cctoday.co.kr

김경동 기자 news12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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