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두 타석에 경기 ‘톱 퍼포머’ 선정 기염… 로버츠 옹고집, 좌완 던지는 것 까먹겠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무키 베츠의 복사근 부상을 틈타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김혜성(27·LA 다저스)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베츠의 빈자리를 나눠 지우고 있다. 공·수 모두에서 부상 이전 베츠의 성적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오히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팬들의 큰 환호를 받고 있다.
김혜성은 4일(한국시간)까지 시즌 24경기에서 68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317, 출루율 0.382, 1홈런, 7타점, 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9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이는 베츠의 부상 전 득점 생산력을 뛰어넘는 수치다. 여기에 우려가 있었던 유격수 수비에서도 플러스 수치를 찍으며 순항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우려보다는 찬사가 줄을 잇는다.
4일 미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 경기에서도 선발 8번 유격수로 출전해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여기에 수비에서도 환상적인 송구를 보여주며 공·수 모두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혜성의 타격감이 다시 올라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세인트루이스 선발은 우완으로 강력한 하드 싱커를 던지는 더스틴 메이였다.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에 공의 움직임이 매우 심한 선수다. 하지만 김혜성에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뜨렸다. 다저스가 2회 선두 카일 터커의 2루타, 맥스 먼시의 볼넷, 그리고 앤디 파헤스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김혜성은 이어진 1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팽팽한 긴장감이 돈 가운데 1B 카운트에서 메이가 김혜성의 몸쪽으로 스위퍼를 붙였다. 하지만 우완의 스위퍼 궤적을 마지막까지 잘 본 김혜성이 이를 받아쳐 2루수 옆을 빠져 나가는 적시타를 쳤다. 쉽지 않은 궤적이었지만 이를 콘택트했고, 여기에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중앙 방면으로 타구를 보냈다. 김혜성의 최근 타격감을 실감할 수 있는 기술적인 안타였다.
기세를 올린 김혜성은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메이의 97.7마일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전 안타를 쳤다.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주기 싫었던 세인트루이스 배터리가 힘으로 승부했는데 김혜성이 힘들이지 않고 타구를 좌측 방면으로 보냈다. 메이로서는 힘이 빠지는 안타였다.
이날 김혜성은 팀 내에서 프레드 프리먼과 더불어 멀티히트를 친 두 명의 선수 중 하나였고, 그것도 두 타석 만에 이를 해냈다. 수비에서도 좋은 플레이가 있었고 타점도 하나 수확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이날 경기의 최고 선수로 다저스 선발 저스틴 로블레스키(6이닝 6피안타 무실점)를 선정했다.
이어 경기당 보통 세 명을 뽑는 ‘톱 퍼포머’로 로블레스키를 비롯, 김혜성과 세인트루이스 선발 더스틴 메이(6이닝 7피안타 3실점)를 뽑았다. 즉, 이날 양팀 통틀어 타자로는 김혜성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음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고집은 완강했다. 7회 세인트루이스가 투수를 좌완 저스틴 부르힐도 바꾸자 우타자 미겔 로하스를 대타로 쓴 것이다. 올해 김혜성은 좌완 선발 상대 선발 출전이 한 번뿐이고, 철저하게 플래툰으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팀이 3-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막판 수비도 강화할겸 베테랑 로하스를 투입한 것으로 보이나 이날 안타 두 개를 친 선수를 교체하는 게 맞느냐는 논란은 현지에서도 불거졌다.
김혜성의 현재 타격 성적은 거의 우완을 상대로 만든 것이다. 올해 우완 상대 타수가 53타수, 좌완 상대는 단 7타수에 불과하다. 좌완 상대 타율이 0.143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표본이 너무 적다. 좌완이 공을 어떻게 던지는지 까먹을 정도로 상대할 일이 없다. 이런 가운데 좌완 상대 타율이 높은 것을 기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물론 우완을 주로 상대하면서 타격 성적 관리가 되는 점은 분명 있을 것이다. 좌·우완을 가리지 않고 풀타임으로 뛰면 이 성적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고집은 김혜성의 ‘한계’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통하는지, 그렇지 않을지는 실전에서 봐야 하는데 지금은 표본이 너무 적다. ‘톱 퍼포머’의 교체가 보여주는 씁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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