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너진 체육의 도시에서, 다시 뛰는 스포츠 수도로… 용인, 르네상스를 말하다

스포츠평론가 김정훈 2026. 5. 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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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르네상스, 이상일 시장의 비전 실현
■프로축구단 창단으로 시민의 자부심 강화
■장애인 스포츠팀 창단, 모두를 위한 스포츠 가치 확장


용인 시민프로축구단(용인FC),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용인미르스타디움 경기장.(사진제공=용인시)




용인특례시, 2025년 체육진흥 종합계획 논의...이상일 용인시장.(사진제공=용인특례시)


【발리볼코리아닷컴=김정훈 스포츠평론가】 한때 '체육의 도시'라 불리기에 손색없었던 용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오랜 시간 그 이름에 걸맞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인구 110만의 특례시, 그리고 용인대와 경희대, 명지대 등 대한민국 체육 인재를 길러내는 핵심 교육기관들이 밀집한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민들이 열광하고 응원할 '대표 스포츠'는 부재했다.



골프장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 수도권 대기업 연수원이 밀집해 각종 프로구단이 전지훈련과 클럽하우스로 활용하는 도시. 그러나 정작 연고 프로팀은 여자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 하나에 그쳤다는 사실은, 용인의 스포츠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방문 용인시청 소속 국가대표 선수들 격려.(사진제공=용인특례시)


■ 한때 22개 종목… 그리고 무너진 체육의 기반



시간을 2010년 전후로 돌려보면, 용인시 스포츠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당시 용인시청 직장운동부는 무려 22개 종목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수원·성남·고양과 같은 수도권 대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2011년, 경전철 사업 등으로 촉발된 재정 위기는 도시 체육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6월 30일을 기점으로 11개 종목이 한꺼번에 해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선수단 규모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장면은 여자핸드볼팀이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기적을 만들어낸 팀이었지만, 전력 보강은 커녕 해체 통보를 받아야 했다. 선수들은 유니폼에 '해체 반대' 문구를 새기고 마지막까지 코트를 누볐고, 이는 전국적인 공감과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지만 결국 팀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해체된 종목 상당수가 비인기 종목이었다는 점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분 뒤에 가려진 구조적 차별 논란을 낳았고, 용인 스포츠는 깊은 상처를 입었다.



■ 명맥만 남은 도시 체육… 그리고 또 한 번의 붕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용인시청 직장운동부는 7개 팀 수준으로 축소되며 간신히 명맥만 유지했다. 이후 일부 종목 재정비를 거쳐 현재는 육상, 유도, 씨름, 태권도, 검도, 볼링, 조정, 그리고 2025년 창단된 장애인 수영까지 총 8개 팀이 운영되고 있지만, 과거의 위상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해 유소년 축구의 상징이었던 용인시축구센터마저 위기를 맞았다. 프로구단 산하 유소년 시스템 의무화 정책 속에서 독립형 아카데미 모델은 점점 설 자리를 잃었고, 결국 SK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으로 부지와 시설까지 수용되며 '요람'이라 불리던 시스템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용인의 스포츠는 그렇게, 기반과 상징을 동시에 잃어가고 있었다.



■ "스포츠 르네상스"를 외친 변화… 전환점은 시작됐다



이 모든 흐름을 바꾼 전환점은 이상일 시장의 등장 이후였다. '스포츠 르네상스'를 시정 핵심 기조로 내세운 그는 취임과 동시에 무너진 체육 기반을 다시 세우는 데 집중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도시 브랜드'였다. 그 상징적 선택이 바로 세계적인 높이뛰기 스타 우상혁의 영입이었다. 여러 지자체와의 경쟁 끝에 성사된 이 계약은 단순한 선수 영입을 넘어, 용인이 다시 스포츠 도시로 돌아왔음을 알리는 선언과도 같았다.





19일(수)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도교육감기 육상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모습.(사진제공=용인특례시)




2023 용인KTFL전국실업육상경기 챔피언십, 용인 미르스타디움서 개막.(사진제공=용인특례시)


■ '관상용 경기장'에서 '살아있는 스타디움'으로



또 하나의 핵심 과제는 용인미르스타디움의 정상화였다. 2018년 개장 이후 각종 행정·문화시설이 혼재되며 본래의 스포츠 기능을 상실했던 이 공간은, 말 그대로 '보는 경기장'에 머물러 있었다.



변화는 과감했다.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 '슈팅스타' 촬영을 유치해 대중적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프로스포츠 이벤트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홈경기를 끌어왔고, AFC 챔피언스리그와 여자축구 국가대표 경기까지 연이어 개최했다.



그리고 마침내, 용인 역사상 최초의 A매치인 월드컵 아시아 예선 이라크전이 이곳에서 열렸다. 이어 동아시안컵 남자부 전 경기를 단독 개최하는 성과로까지 이어지며, 미르스타디움은 다시 '경기가 열리는 공간'으로 되살아났다.





용인FC 공식 창단식, 구단 비전 발표 선수단·유니폼 공개...사진은 기자회견 모습.(사진제공=용인FC)




​용인특례시, 시민프로축구단 용인FC 창단 선언...이상일 용인시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출처=용인특례시)​


■ 시민의 팀, 도시의 자부심… 프로축구단 창단



이 모든 변화의 정점은 결국 하나의 결실로 이어졌다. 바로 용인 시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프로축구단 창단이다.



신생 구단인 용인FC는 단순한 스포츠 팀이 아니라, 도시 정체성을 상징하는 존재다. 이제 용인은 수원, 성남, 화성과 같은 인근 도시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 엘리트에서 생활체육, 그리고 장애인 스포츠까지



변화는 엘리트 체육에만 머물지 않았다. 2025년 창단된 장애인 수영팀은 용인 최초의 장애인 스포츠팀으로, '모두를 위한 스포츠'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종목 확대가 아니라, 도시가 지향해야 할 스포츠 가치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3월 15(수) 용인특례시와 산, 관, 학 13개 기관이 함께 용인 반도체마이스터고 지정 추진 민관협의체를 발족했다.(사진제공=용인특례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공사 현장 전경.(사진제공=용인특례시)


■ 반도체 도시에서 스포츠 도시로… 다시 하나 되는 용인



용인은 이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함께 수많은 인재들이 유입될 미래 도시다.



그리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일자리만이 아니다. 도시를 사랑하고, 머무르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문화'. 그 중심에 스포츠가 있다.



과거 용인 시민들에게는 응원할 팀이 없었고, 열광할 무대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상혁이 있고, 용인FC가 있으며, 새로운 스포츠 스타들이 이 도시에서 꿈을 키운다.



기흥·수지·처인으로 나뉘어 있던 도시가 '용인 스포츠'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이기 시작한 지금, 이 변화는 단순한 정책의 결과가 아니다. 스포츠가 가진 본질적 힘,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고 실행한 도시의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다.



■ 르네상스는 진행 중이다



한때 무너졌던 도시 체육은 다시 일어나고 있다.



상처는 깊었지만, 그만큼 변화는 강했다. 그리고 지금의 용인은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스포츠 르네상스'...... 그 말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인, 용인의 현재다.



이 칼럼은 스포츠평론가 김정훈이 기고 한 글 입니다. 외부 칼럼의 경우 본지 편집 방향과 맞지 않을 수 도 있는 점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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