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00조 규모…‘왕홍’ 대모에 물었다 [인터뷰]

김미지 스타투데이 기자(kim.miji@mkax.ai) 2026. 5. 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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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홍 나나. 사진|IMK엔터테인먼트
중국의 디지털 경제를 상징하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연간 거래액 5조 위안(한화 약 10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3800만 명에 달하는 왕홍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이 거대 시장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로 자리를 지켜온 인물이 있다.

플랫폼 샤오홍슈에서 90만 팔로워를 거느리고 2023년 618 샤오홍슈 라방에서 인기 TOP4에 오르는 등 톱 인플루언서이자 MCN 전문가로 거듭난 ‘왕홍 대모’ 나나(Nana)가 그 주인공이다.

중국 하얼빈 출신으로 한국에 10년 넘게 거주하고 있으며, 화장품 사업도 전개했었던 나나는 현재 안티에이징 왕홍 ‘마녀교주 나나’로 활약 중이다.

‘왕홍’은 크게 실시간 판매를 주도하는 라이브 커머스형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협업하는 인플루언서형으로 나뉜다. 나나는 직접적인 판매 방송보다는 브이로그 등으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며,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브랜드와 협업하는 콘텐츠 중심형 왕홍이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만난 나나는 “처음부터 왕홍이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고, 일상을 공유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일찍 시작해, 운동과 일 등 쾌활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중국 누리꾼들의 신뢰를 얻었다.

왕홍 나나. 사진|IMK엔터테인먼트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의 흐름을 읽어온 그는 급변하는 중국 커머스 시장의 실상도 가감없이 전했다. 나나는 우선 시장의 압도적인 규모에 주목하며 “중국 최고의 왕홍으로 불리는 리자치의 경우 하루 매출이 수천억 원에 달한다”며 왕홍 경제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중국 온라인 상거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산업으로 안착했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나나는 단순히 ‘숫자’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중국 시장이 폭발적 성장기를 지나 ‘질적 진화’의 단계인 이른바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소비자들이 단순히 유명인의 인지도나 유행을 따라 지갑을 열었다면, 현재는 성분과 효과를 꼼꼼히 따지는 이성적 소비 패턴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 내에서 K-뷰티의 위상 변화에 대해 “과거와 같은 ‘묻지마식 구매’는 줄어든 상태로, 최근에는 한국 피부과에서 만든 제품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30만 원대의 고가 제품이라도, 전문가의 신뢰나 확실한 효과가 담보되면 수십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 현재의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나나는 ‘왕홍’의 세계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라고도 했다. 그는 “어떤 제품을 광고하거나 판매를 하려면 성분 설명도 디테일해야 하고, 언제 먹어야 효과가 좋은지 등을 알아야 한다. 나도 공부를 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니 옛날처럼 누가 좋다고 해서 따라 사고 했던 버릇을 버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왕홍 나나. 사진|IMK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셀럽이나 연예인이 아닌 일반 한국인도 이 1천조 시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나나는 “기회는 열려 있지만, 진입 장벽은 과거보다 몇 배는 높아졌다”고 단언했다. 그는 한국인의 왕홍 진출을 위한 핵심 역량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언어 실력보다 중요한 ‘크로스컬처 표현 능력’이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보다 중국인들이 열광하는 문화적 포인트를 정확히 집어내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강한 실행력과 꾸준한 콘텐츠 생산 능력, 명확한 퍼스널 브랜딩, 그리고 플랫폼별(샤오홍슈, 도우인 등) 알고리즘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필수 요소로 언급했다.

특히 플랫폼에 대한 이해를 강조했다. 나나는 “예를 들어 샤오홍슈는 라이프스타일 중심이고, 도우인은 리듬감과 감정 전달이 더 중요하다”며 “플랫폼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잘 만들어도 확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롱런’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중국 시장에는 예쁘고 젊은 왕홍이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은 드물다”며 “왕홍 경제는 결국 누가 더 유명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살아남느냐의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단기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시장에 접근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중국 문화를 좋아하고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겠다는 진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명확한 캐릭터를 각인시켜야 한다고 했다. 나나는 “중국 시장에 예쁜 사람은 정말 많지만 기억에 남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번에 ‘아, 이 사람이구나’ 하고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대 시장 속에서 나나가 보여준 행보는 단순한 성공을 넘어, 결국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람 사이의 신뢰’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제 그는 단순한 인플루언서의 역할을 넘어 한중 양국의 문화를 잇고, 뷰티 산업과 커머스 시장을 실질적으로 연결하는 가교가 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진정성 하나로 거대 시장을 관통한 나나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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