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금리 인상 행렬···수신 회복 기대 vs 회의론 ‘공존’
머니 무브 효과 두고 시장 시각 엇갈려
단기적인 유동성 방어 효과 있지만 구조적 자금 흐름 한계 관측
금리 격차 확대로 자금 유입 유도 가능성도···금리 전략 방어선 역할 무게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수신 금리를 끌어올리며 자금 이탈 방어에 나섰지만, 실제로 의미 있는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나타날지를 두고 시장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제공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3.24%로 집계됐다. 기본금리 3.6%대 예금상품을 내놓은 곳도 상상인플러스, HB, JT, 대한, 더블, 참 등 6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은 기본금리와 최고금리가 모두 3.6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금리 매력은 분명하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2.05~2.95%, 최고금리는 2.55~2.95%로 여전히 3%에 미치지 못한다.
통상 저축은행은 연말이나 연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리를 높이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처럼 봄철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 평균 예금금리는 지난해 말(2.92%), 올해 1월 말(2.95%) 대비 약 0.3%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수신 잔액 감소가 자리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권 전체 수신 잔액은 지난해 9월 100조5016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월 말에는 97조9365억원으로 줄어들며 97조원대로 내려앉았는데 이는 2021년 10월 이후 약 4년 반 만이다. 고금리 시기에 유입됐던 예금이 만기 도래와 함께 빠져나간 이후 감소 흐름이 좀처럼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연 3%대 초중반까지 끌어올리며 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3.5%를 웃도는 특판 상품까지 내놓으며 시중은행 대비 금리 경쟁력 회복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이 곧바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최근의 머니무브는 단순한 금리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시 활황과 투자 상품 다변화로 예금 자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이는 저축은행의 금리 인상만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펀드, 가상자산 등으로 자금을 분산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금리가 여전히 자금 이동의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저축은행의 전략이 일정 부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될 경우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선호하는 예금자들이 저축은행으로 이동할 유인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고령층이나 보수적인 투자 성향의 고객층에서는 예금 금리가 여전히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최소한 추가적인 자금 유출을 막는 방어선 역할은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비용이다. 수신 금리를 높일수록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곧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이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건전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이자 비용 증가까지 겹치면 업계 전반의 재무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예대금리차 축소는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되고, 이는 충당금 적립이나 자본 확충 여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리 인상은 공격이라기보다 방어적 성격이 강하다"며 "자금을 적극적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기보다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관건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시장 전반의 투자 환경"이라며 "증시 흐름과 자산시장 변동성에 따라 자금 방향이 좌우되는 만큼 금리 인상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향후에는 수익성과 유동성, 건전성 간 균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업권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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