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가톨릭 신자’ 루비오, 교황 만나 트럼프 화해 메시지 전한다
사태 수습하러 바티칸행
이탈리아 고위급도 면담

이번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카고 출신의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전례 없는 신랄한 비난을 퍼부은 직후 이루어지는 양측 간의 첫 최고위급 만남이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외교 관계자들은 루비오 장관의 이번 순방을 이란 전쟁 문제로 촉발된 미국과 바티칸, 그리고 이탈리아 간의 극심한 관계 악화를 수습하기 위한 다급한 ‘화해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가톨릭 신자로 꼽히는 루비오 장관은 6일 교황과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그는 교황 후보 명단에도 없던 인물이며, 단지 미국인이기 때문에 나를 상대하기 가장 좋은 카드라고 생각한 교회를 통해 그 자리에 앉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내가 백악관에 없었다면 레오 교황도 바티칸에 없었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레오 14세 교황은 행정부의 이란 전쟁 강행에 대해 전례 없이 강경하고 직설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맞서고 있다. 교황은 종려주일 미사에서 이사야 1장 15절을 인용해 “너희가 아무리 기도를 많이 할지라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기 때문”이라며, 신의 이름을 빌려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대통령의 비난 직후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고 응수했으며, 아프리카 순방 중에는 전쟁에 자금을 대는 이들을 “폭군들”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비록 나중에 특정 개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며 수위를 다소 조절했지만, 양측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탈리아 언론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그녀가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완전히 틀렸다”며 멜로니 총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이란 전쟁과 관련된 작전에 미군의 자국 기지 사용을 거부하자 두 국가에 주둔 중인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며 노골적인 위협을 가했다.
오랜 바티칸 관찰자이자 관련 저서를 집필한 마르코 폴리티는 루비오 장관의 이번 바티칸행이 행정부의 정치적 위기감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가 교황을 직접적으로 모욕한 것이 올가을 중대한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선거 전망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행정부의 인식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리티는 “보수적인 가톨릭 유권자들은 행정부가 교황을 향해 이토록 무례하고 거칠게 공격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며 “레오 교황이 이미 무기의 위협이나 잔혹한 사용에 기반한 정책에 대항하는 국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두 지도자 간의 대결 국면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루비오 장관과 레오 14세 교황의 만남은 지난해 시카고 출신인 레오 교황이 선출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해 교황의 취임 미사 다음 날, 가톨릭 개종자인 JD 밴스 부통령과 함께 바티칸에서 교황을 비공개로 알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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