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트 모자에서 갓의 향기가?”…개항기 이색 공예전 ‘더 하이브리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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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 조선을 찾은 미국 수학자 퍼시벌 로웰(1855~1916)은 고종에게서 모자를 선물 받았다.
로웰은 이 모자에 대해 책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이렇게 썼다.
로웰의 서양식 말총 모자를 비롯해 개항기의 이색적 공예 문화를 조명한 특별전 '더 하이브리드'가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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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새로운 종류의 모자, ‘하이브리드’가 수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 모자의 외형은 외국인에게서, 재료는 현지에서 비롯했다. 우리가 늘 쓰던 펠트 모자가 그런 영광을 얻을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다.”
로웰의 서양식 말총 모자를 비롯해 개항기의 이색적 공예 문화를 조명한 특별전 ‘더 하이브리드’가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했다. 박물관 측은 “서구 문물이 유입된 뒤 전통 공예 재료와 제작 기법은 근대 서양의 복식 및 가구, 소품 등과 결합했다”며 “이러한 ‘전환기 공예’는 교류의 매개이자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시각 언어”라고 했다.
전시엔 과거 외국 사절에게 선물로 줬거나 1900년 프랑스 파리 세계박람회에 출품된 공예품 108점이 공개됐다. 고종이 미국 출신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인 호머 헐버트(1863~1949)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나전 칠 길상무늬 삼층장’과 1899년 순종이 영국 총영사 존 조던의 부인에게 선물한 ‘은제 컵홀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헐버트의 삼층장은 높이가 1.75m로, 우리 전통 가옥보다 서양 건축에 맞춰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서양이 우리 공예 문화를 받아들여 재해석한 사례들도 눈길을 끈다. 19세기 프랑스 국립 도자 제작기관인 세브르 제작소는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어 ‘서울 화병’, ‘울산 화병’ 등으로 명명한 도자를 만들었다. 청자와 유사한 형태로 모양을 빚은 뒤, 플람베 유약(구리 성분의 붉은 유약)을 발라 완성했다. 7월 26일까지.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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