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빠르다 했더니… 이란 전쟁서 돋보이는 중국의 에너지 맷집
글로벌 에너지 대란 속 평온 비결은 전기화 생태계구축

‘치이이이잉’. 전기차 운전자가 후진으로 들어가 시동을 끄자 이내 바닥문이 열렸다. ‘위이이이잉’. 바닥에서 올라온 로봇팔이 차량 하부의 배터리 고정 나사를 풀어 방전 직전인 배터리를 분리했다. ‘위이이이잉’. 로봇팔이 충전된 새 배터리를 차체에 장착한 뒤 다시 나사를 조여 고정했다. 다시 ‘치이이이잉’ 하며 바닥의 문이 닫히기까지 총 3분 정도 걸렸다.
2026년 4월21일 중국 상하이시 황푸구에 있는 중국 고급 전기차 브랜드 ‘니오’(NIO)의 ‘배터리 교체소’(배터리 스와핑 스테이션)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오래 걸리는 전기차 배터리 충전 시간을 배터리 교체로 뚝딱 해치워버리는, 한국에선 못 보던 ‘새로운 일상’이었다. 실제 이 교체소 옆 벽면에는 “‘배터리 교체소=전기차 주유소’ 충전을 1시간 기다려야 하나요? 배터리 교체하는 데 3분밖에 안 걸려요”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서 배터리를 교체한 운전자 메이셔즈어(42)는 배터리 교체 서비스에 대해 “무척 만족스럽다”며 미소를 지었다. 메이는 “내연기관차를 타면 연료비가 월 800~1천위안(약 17만~22만원) 들지만, 나는 배터리 임대료 월 700위안(약 15만원)만 내고 있다”며 “배터리 교체 시간도 짧아 매우 편리하다”고 말했다. 니오는 상하이에서 8.5㎢당 1곳으로 200곳 이상, 전국에 3700곳 이상의 배터리 교체소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비껴간 에너지 위기
지구의 날(4월22일)에 맞춰 열린 ‘상하이 기후주간’(4월20~28일, 상하이시가 지원하는 가운데 다양한 기후·에너지 민간단체들이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운영)에 상하이와 장쑤성 쑤저우를 방문했다. 현재 세계는 ‘에너지 충격’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전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교역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주요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에 비견되는 최악의 에너지 위기 상황을 맞았다.
특히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화석연료의 90%가 향하는 아시아 지역의 충격이 크다. 우리나라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차량 2부제 실시 등 물가상승과 수급 차질의 대책에 나섰고, 일본은 석탄화력발전소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는 더욱 상황이 심각하다. 필리핀은 공공건물 냉방 사용 제한과 대중교통 보조금 지급을 포함하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파키스탄은 하루 두세 시간 계획정전을 하며, 인도네시아는 연료배급제를 시행하는 등 각자도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살펴본 중국은 평온을 잃지 않은 분위기다. 상하이에서 만난 직장인 유안예(30)는 “차가 없고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인지 별다른 에너지 충격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연차 운전자인 류밍리(65)는 “상하이 휘발유 가격이 3월 초 리터당 7위안(약 1500원)이 조금 넘던 수준에서 4월27일 8.4위안(약 1800원)으로 올랐는데, 운전자 입장에서 꽤 큰 폭의 인상”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연료배급제를 시행하거나 유가가 훨씬 더 치솟은 다른 나라들을 볼 때 중국의 에너지 충격은 그리 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류의 말처럼 국제유가 상승의 파고는 중국도 덮쳤다. 이에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휘발유 가격이 오르기 전 기름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몰려 일부 주유소에는 긴 대기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또 유가 상승을 반영해 중국 정부는 석유 소매가격을 거듭 인상했다. 그러나 중국 국내에 미칠 충격을 줄이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의 소매가격 상한선을 통제했다. 이러한 정부의 ‘유가 상한 통제’를 비롯해 한 국가에서 전체 원유 수입량의 2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한 ‘원유 수입처 다변화’와 ‘대규모 전략비축유 보유’ 등은 중국의 에너지 충격을 누그러뜨려주는 주요 요인이다.
“도로 위 ‘녹색 번호판’ 70%”

그러나 이보다 더 견고한 요인이 있다. 탈탄소를 위한 에너지·기후 정책을 연구하는 독일의 비영리단체인 ‘아고라 에네르기벤데’ 중국사무소의 케빈 투 수석자문은 “(이 세 요인보다) ‘전기화’와 ‘재생에너지’는 확실히 강조할 만한 구조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화석연료에서 전기화와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 전세계적 에너지 대란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중국이 덜 충격받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2010년대부터 전기차·배터리·태양전지를 중심으로 꾸준히 기술을 혁신하고 투자를 늘린 결과, 2025년 녹색 부문이 국내총생산의 11.4%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2025년 말 기준 중국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2340기가와트(GW)로 재생에너지 설비가 전체 발전 설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2020년)에서 약 60%로 증가했다.
실제 눈으로 본 중국은 거대한 ‘에너지 전환 실험장’ 같았다. 기후위기 시대에 탈탄소 녹색문명으로의 전환을 위해 우리나라도 추진 중인 ‘전기화’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진화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도로 위 전기화’였다. 상하이 도로에선 ‘녹색 번호판’이 ‘파란색 번호판’보다 더 많아 보였다. 녹색 번호판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수소차 등 신에너지차(NEV)에 부착돼 있고, 파란색 번호판은 내연차에 부착돼 있다. 전기차를 모는 한 택시기사는 “도로에서 녹색 번호판이 7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25년 중국에서 팔린 신차 가운데 신에너지차 비율은 절반이 넘는 54%(1649만 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에서 2025년 판매된 신차 가운데 무공해차(전기차·수소차) 판매 비중은 13%(22만 대)에 불과하다.
2025년 기준 중국의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는 3억6600만 대이고, 이 중 신에너지차 누적 등록 대수는 12%(4397만 대)를 차지한다.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대비 순수 전기차(누적 3022만 대) 비중은 8.3%다. 반면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651만 대이고, 이 가운데 무공해차(전기차·수소차)는 3.6%(94만4천 대)다.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대비 전기차 비중(누적 89만9천 대)은 3.4%다.
중국이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된 데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과 보조금,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통한 가격경쟁력이 큰 몫을 했다. 여기에 더해 충전 인프라 확대와 니오의 배터리 교체 기술처럼 전기차 사용자 친화적 환경 조성도 한몫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45.3%), 화재 등 안전성 우려(34.9%), 충전 시간 소요(32.8%) 등이 꼽히는 것(자동차 종합중개플랫폼 업체 차봇모빌리티가 신차 구매 예정자 450명을 설문조사해 2026년 2월10일 발표한 결과)과는 크게 대조되는 대목이다.
전기차로 전기 팔아 돈 버는 세상

2026년 3월 현재 중국은 전국적으로 총 2148만 개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했다. 이는 전년보다 46.9% 증가한 것으로 중국의 전기차 인프라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우버택시’로 불리는 디디택시 기사 증이판(33)은 쑤저우와 상하이에서 택시영업을 하는데 “전기차 충전소를 어디서나 1~2㎞ 안에서 찾을 수 있고, 충전과 관련해 불편함이 전혀 없을 정도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진행하는 ‘도로 위 전기화’ 실험은 분산에너지(중앙집중식 전력 시스템과 대비되는,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소비되는 에너지) 실험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브이투지’(V2G·Vehicle-to-Grid)다. 브이투지는 전기차와 전력망이 양방향으로 전기를 주고받도록 하는 기술이다. 전기요금이 싼 밤 시간대에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기요금이 비싼 낮 시간대에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을 전력망에 보내는 방식이다. 즉, 전기차가 ‘바퀴 달린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되는 셈이다.
구체적인 운용 방식은 이렇다. 2025년 8월 중국의 한 매체에 실린 광저우 리완구에 사는 자오의 사례를 보면, 자오는 밤에 자신의 주거단지에서 전기차를 싸게 충전하고, 남은 전력을 피크 시간대인 낮에 직장에서 브이투지를 통해 전력망으로 비싸게 판매한다. 그는 이렇게 매일 한 번씩 충전과 방전을 반복한다. 자오는 여기서 생기는 전기요금 차액으로 킬로와트시(㎾h)당 0.5~0.7위안(약 108~151원)씩 수익을 올렸다. 자오는 한 달 동안 브이투지를 통한 전기 판매와 보조금(방전을 통한 전기 판매에 비례해 정부가 지급)을 합쳐 4천위안(약 86만원)을 벌었다. 이는 가정용 전기요금이 낮에 높고 밤에 낮은 식으로 시간대별로 차등화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중국은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급 대도시에서 브이투지를 시범실시하고 있다. 실제 4월24일 찾아간 상하이 쑹장구의 한 대형 쇼핑몰 지하 2층 주차장에는 브이투지 겸용 충전기 7대가 설치돼 있었다. 중국의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훙수’(레드노트)에도 브이투지 관련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홍보성 게시물이 많았고, 일반인의 사용은 보편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은 보통 50~100㎾h인데, 이는 일반 가정 한 가구(월평균 약 300㎾h 사용)가 한두 주 동안 쓸 수 있는 많은 양이다. 수많은 전기차가 브이투지로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하면, 거대한 발전소 여러 기를 새로 지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며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자산이 된다. 중국 국무원 소속으로 중장기 경제전략을 설계하고 에너지 전환 등 핵심 국가 과제를 지휘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2023년 ‘신에너지차와 전력망의 통합과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시행 의견’을 통해 2030년까지 중국 전역에서 브이투지 모델을 대규모로 보급하고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브이투지를 통해 “신에너지차가 전력망에 ‘수천만㎾’(수십GW) 유연 조절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브이투지에 가령 원전(설비용량 통상 1GW) 수십 기의 전력 제공 같은 능력을 기대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2025년 12월부터 제주도에서 양방향으로 충전과 방전이 가능한 전기차(현대 아이오닉9, 기아 EV9) 약 55대 규모로 브이투지 실증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아직 초기 실험 단계에 불과하다.
주거용 배터리도 성장 추세

특히 이번 중동 전쟁발 에너지 위기를 통해 세계는 ‘에너지 안보 전략’에 따라 석탄이나 석유 등 화석연료도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변동성으로 인해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서 전력망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핵심 설비로 꼽히는 에너지저장장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급증하는 중국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변동성을 에너지저장장치를 통해 보완하는 실험이 가정과 산업 단위에서 이어지고 있다. 4월25일 방문한 상하이 쑹장구 자오춘장(72) 상하이전력대학 태양에너지연구소 명예소장의 집에는 8㎾ 태양광 발전설비(옥상)와 함께 10㎾h 배터리 2개(1층 앞마당)가 설치돼 있었다. 자오 소장은 10년 전 중국에서 태양광발전 설비가 국가 주도로 크게 늘어나던 시기에 정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연구용으로 배터리를 설치했다. 당시 배터리를 설치한 이유에 대해 자오 소장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전력망 부담 문제를 배터리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작은 규모인 가정 단위에서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전력의 자가 생산과 자가 소비 모델의 실효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전기요금과 관련해 자오 소장은 요즘 같은 봄철에는 한 달에 100위안(2만2천원) 정도 나온다고 했다. 전기차와 전기오토바이 충전, 인덕션, 식기세척기, 냉장고, 세탁기 등을 쓰는 그의 집 한 달 전기 사용량은 1천~1200㎾h(한국 4인가구 월 300㎾h 사용시 전기요금은 약 5만8천원)인데, 이 사용량에 견주면 매우 적은 요금인 셈이다. 게다가 그는 이번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을 “전혀 못 느낀다”고 했다. 자오 소장은 “가정에서도 이런 시스템(태양광+배터리)을 갖추는 게 합리적”이라며 웃었다.
중국에서는 주거용 배터리가 성장 추세에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의 주거용 배터리 시장은 2025년 22억9천만달러 규모로 평가됐고, 2026년엔 26억8천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전기 공급이 안정적이고 배터리 가격도 비싸, 주거용 배터리를 설치하는 가구는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2024년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29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유연한 전력시스템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전세계 에너지저장장치를 2022년(250GW)보다 6배 확대(1500GW)하기로 서약했다. 우리나라도 이 서약에 동참했다.
중국 ESS 세계 점유율 51.9%, 한국은 걸음마

주거용 배터리뿐만 아니다. 중국에서는 산업 단위에서 재생에너지 전력의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월22일 쑤저우 산업단지에서 만난 태양광 솔루션 공급업체 룽지(LONGi)의 마오자밍(28) 부사장 보좌역은 “중국에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조합은 매우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태양광의 변동성을 보완해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것은 물론이고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목적도 있다”며 “에너지저장장치가 없으면 저녁과 밤에 화석연료로 생산된 전기를 전력망에서 받아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에너지저장연맹(CNESA)에 따르면, 중국의 2025년 에너지저장장치 신규 설치용량은 66.4GW이다. 전년 대비 52% 늘어난 수치로 4년 연속 세계 1위다. 누적 설치용량은 144.7GW이고, 글로벌 점유율이 51.9%로 사상 처음 세계 비중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2025년 8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국가에너지국(NEA)이 공동으로 에너지저장장치를 대규모로 건설하는 것을 제시하는 ‘신형에너지 저장 대규모 건설 특별행동방안(2025~2027년)’을 발표했다. 2027년 말까지 전국에 에너지저장장치 총설비용량을 180GW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국가에너지국 관계자는 2025년 9월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력시스템의 출력 변동성 완화와 전력 공급에 대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에너지저장장치가 유연한 전력 조절을 위한 새로운 전력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햇빛이 쏟아지는 낮 시간의 전력 과잉 공급분을 저장하고, 저녁과 밤 시간에는 저장해둔 전기를 꺼내 공급함으로써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전력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이제는 에너지저장장치가 단순히 ‘보조 장치’가 아니라 ‘전력망의 주요 기둥’이 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저장장치 총설비용량은 2025년 4GW 정도다. 이마저도 대부분은 발전 사업자나 대규모 생산 공장 등에서 피크 저감용(전기요금이 비싼 최대 부하 시간대에 저장된 전기를 사용해 비용을 줄이는 용도), 태양광 연계형(낮에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해 저장해뒀다가 전력 단가가 비싸지는 시간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용도) 등 그 쓰임새가 ‘사적 용도’에 한정돼 있다. 전력망의 주요 기둥인 ‘공적 용도’로 쓰는 송전망과 배전망에 붙이는 에너지저장장치는 현재 500메가와트(㎿)도 채 안 되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송·배전망 연계 에너지저장장치가 부족하면 전력이 남을 때 받아줄 곳이 없어 전력계통 안정화를 위해 출력제어 명령이 빈번해지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손해를 입어 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100GW, ESS 없인 공염불

더구나 윤석열 정부에서 수립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0년 재생에너지를 78GW 보급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재명 정부는 그 목표를 22GW 늘려 100GW로 상향했다. 이에 송·배전망에 연결하는 에너지저장장치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높였기 때문에 에너지저장장치도 함께 대폭 늘려야 한다”며 “‘지산지소’(전기를 생산한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원칙)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도 재생에너지가 많은 곳에 에너지저장장치를 충분히 배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밤 시간에 전력망에서 전기를 끌어와야 하고, 그렇게 되면 지산지소 원칙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쑤저우(중국)=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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