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럭셔리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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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피아나 코리아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본 도쿄에서 '레코드 베일(Record Bale)' 시상식이 개최되니 참석해달라는 것이었다. 정확하게는 '로로피아나 레코드 베일 어워드'에 초대된 것이다. 생소하게 들렸다. 그래서 약간의 어리둥절함도 있었다. 레코드 베일이 대체 뭐지? 이런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난 4월 1일,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의 수상 결과를 보도하기 전에 레코드 베일에 대해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럭셔리 브랜드 로로피아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제품 제작에 사용해야만 하는 '울(Wool)'이다. 여느 제조 산업이 그러하듯, 원재료가 좋아야 결과물도 좋은 법. 그러니 브랜드에게 메리노 울 농장의 관리 및 관계는 그 어떤 공정보다 최우선시된다. 그 때문에 로로피아나는 타협 없는 품질, 혁신 추구 그리고 더욱 우수한 메리노 울 확보를 위한 호주와 뉴질랜드 농장들의 탐구를 기념해왔다. 그게 바로 로로피아나 레코드 베일 어워드다. 세계 최고의 메리노 울 생산자에게 트로피를 안기는 행사라는 의미다. 얼마나 더 얇은 메리노 울로 원단을 직조하는가에 따라 품질이 눈에 띄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 로로피아나 부회장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가 호주와 뉴질랜드의 울 생산 농장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브랜드가 얼마나 소재에 진심인지를 느낄 수 있다. 그에 따르면 "모든 것은 섬유에서 시작됩니다. 원재료의 품질이야말로 가장 부드럽고 탁월한 의복을 완성하는 출발점입니다. 이러한 신념 아래, 우리는 초극세 울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1978년, 저는 직접 브리더들을 만나기 위해 호주를 처음 방문했고, 이는 장기적인 협력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긴밀한 협업 속에서 그들의 탁월한 전문성과 헌신은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그 결과 뛰어난 초극세 울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여정은, 매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메리노 울 베일을 기리는 로로피아나 레코드 베일 어워드를 통해 궁극적인 형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라고 한다. 그렇게 1997년부터 시작된 레코드 베일 시상식이 이번에는 일본의 도쿄에서 개최되었다. 2025년 호주 부문은 파멜라, 로버트, 브래들리 샌들런트가 운영하는 파이레니스 파크 농장에 수여했다. 이 농장은 10.4마이크론의 초극세 메리노 울 섬유 92kg을 생산해내는 놀라운 실적을 이뤘다고 한다. 동시에 뉴질랜드 부문은 앨리스테어 캠벨과 던컨 캠벨이 이끄는 언스클루 농장에게 돌아갔다. 이곳에서는 11.2마이크론 굵기의 메리노 울 91kg을 생산했다. 뉴질랜드 언스클루 농장 운영주의 수상 소감을 들어보면, 레코드 베일 시상식이 울 생산 농장주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로로피아나 레코드 베일 어워드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메리노 울을 생산하도록 우리에게 지속적인 영감을 주었습니다. 첫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로로피아나의 변함없는 지원과 헌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천연 섬유를 생산할 수 있다는 확신과 동기를 부여하는 원동력이 되어왔습니다. 이 메종과의 협업을 통해 섬유의 섬세함이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수상 농장 외에도 레코드 베일 경쟁에 참가한 다양한 농장의 메리노 울 베일은 탁월한 미세도를 인정받고, 로로피아나가 그 섬유들을 직접 구매한다고 한다. 이후 그 울 소재는 '더 기프트 오브 킹스(The Gift of Kings.)' 원사와 패브릭으로 제작된다고. 이 타이틀은 과거 스페인 왕실이 유럽의 군주에게 메리노 양을 선물하던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더 기프트 오브 킹스 원사와 패브릭은 가볍고 자연스러운 탄성을 지니며, 온도 변화에 적응력이 뛰어난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원사 또는 패브릭으로 제작된 의류에는 양의 털을 깎은 연도부터 원산지, 그리고 섬유의 마이크론 수치까지 추적 가능한 정보를 담은 특별한 라벨이 부착된다. 한 마디로 최고의, 최상의 섬유임을 공언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어쩌면 로로피아나 최상위 컬렉션 제품들이 추운 날씨에 보온성을 유지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열을 방출해 쾌적함을 제공하는 건 이 미세한 굵기의 원사로 직조한 패브릭으로 완성됐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시간을 초월한 가치와 희소성을 지닌 레코드 베일 어워드는 메리노 울 생산에서 진정한 탁월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2026년 4월 1일, 도쿄의 유서 깊은 공간인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개최된 로로피아나 레코드 베일 어워드는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브랜드의 창조적 진화가 어떻게 진전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동시에 이런 창조적 노력이 소비자에게 궁극의 럭셔리로 이해되고, 포용될 수 있는 원동력임을 깨닫게 되었다. 언젠가 서울에서도 레코드 베일 시상식이 개최되기를 바란다.

모든 것은 섬유에서 시작됩니다. 원재료의 품질이야말로
가장 부드럽고 탁월한 의복을 완성하는 출발점입니다. 이러한 신념 아래,
우리는 초극세 울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왔습니다.




Editor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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