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 조각된 '절윤' 결의문…선거 앞 국힘, 도로 '윤 어게인'
이진숙·김태규·이용…친윤 호위무사 대거 공천
친윤 정진석·박민식도 국회의원 보궐선거 기웃
현역 단체장도 추경호·김영환·김진태 등 공천
장동혁 대표 "이재명은 김정은 대변인" 발언
철 지난 '색깔론' 근거 없는 '북풍몰이'에 나서
윤 12·3 내란 때 외친 '공산세력 척결' 판박이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불과 2개월 전에 했던 이른바 '절윤(윤석열과의 단절)' 약속을 완전히 뒤집는 모습이다.
'윤 어게인' 인사들을 주요 지역에 공천한 데 이어, 윤석열의 '반국가세력' '공산전체주의' 발언을 떠올리는 색깔론 선거 캠페인까지 펼치고 있다. 윤석열은 '반국가 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12·3내란을 일으켜 지난 2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국민 기만한 2개월짜리 절윤 결의문
앞서 지난 3월 9일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윤 어게인' 반대를 골자로 하는 결의문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발표했다. 송원석 원내대표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결의문을 의원 대표로 읽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 대한민국도, 국민의힘도 결코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선언했다.

대구 달성군에 단수공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윤석열 탄핵 반대를 외친 대표적인 '윤 어게인' 인사로 꼽힌다. 울산 남구갑에 단수공천된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도 계엄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한 바 있다. 이진숙·김태규 두 사람은 위법적인 2인 방통위 체제를 주도한 인물로 윤석열 정권 '언론 장악' 최일선에 있었다. 이 전 위원장은 2024년 7월 31일 김 전 부위원장과 함께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임명안과 한국방송(KBS) 이사진 추천안을 의결하는 등 위법적인 2인 체제를 본격화했다.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출마로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른 부산 북구갑엔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였던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유력한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전 장관 재임 기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이승만 기념관 건립, 백선엽 퇴역 장군(창씨명 시라카와 요시노리, 白川義則)의 친일반민족행위 문구 삭제 등이 논란이 된 바 있다. ☞ 관련 기사 : 2024년 3월 27일자, 국힘 박민식 후보가 홍범도 흉상 이전 반대했다고?

정 전 실장의 출마를 두고 당내에서도 반발이 크게 일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2일 입장문을 내고 "자숙과 반성 없이 국민적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한다면 떠날 수밖에 없다"며, 정 전 실장의 공천이 현실화할 경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광역 단체장 후보도 친윤 대거 포진
일부 보수 언론에서는 정 전 실장의 출마 여부가 '윤 어게인' 세력 공천 여부를 가늠할 기준점처럼 언급하지만, 이미 국회의원 보궐 지역에 상당수의 윤 어게인 인사가 후보로 추천됐을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친윤 인사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지방선거에 재출마한 김영환 충북지사도 12·3내란을 옹호한 '원조 친윤'이다. 김 지사는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인 지난 2024년 12월 28일 충북 단양의 한 사찰에서 "우리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며 "위로와 자비의 기도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2023년 7월엔 충북도청 청사에서 윤석열 취임 1주년 기념 사진전을 열었다가 지자체장이 권력에 충성하고 우상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하루만에 철거하기도 했다. '오송지하차도 참사' 책임론도 있다. 그는 참사 전날 '비상 3단계'가 발령된 상황 서울에서 만찬을 갖는 등 사고 초기 지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윤석열 '반국가세력' 떠오르는 색깔론
국민의힘은 친윤 인사들을 대거 공천한 데 이어 철 지난 '색깔론'과 '북풍몰이'도 시작했다. 윤석열이 12·3내란을 일으킨 명분이었던 '공산 세력 및 종북 반국가세력 일거 척결'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여전히 12·3내란 당시 윤석열의 주장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전날인 3일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지금 좌파는 마지막 보루인 국가보안법마저 폐지하자고 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김정은의 대변인이 된 지 오래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 최고지도자의 대변인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며 마구잡이로 낡은 색깔론을 펼친 것이다.
그는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향해서도 "대한민국이 방향을 잃고 체제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마당에 보수의 심장 대구에 김부겸이 웬 말인가"라며 "오늘 선관위에 들어가서 김 후보의 범죄경력조회서를 확인하고 왔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그런 사람이 보수의 심장 대구에 또아리를 틀어서 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이재명 정권의 출장소를 대구에 만들어서 되겠는가"라며 "특검은 곧 임기 연장을 위한 사회주의 헌법 개정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

지도부가 친윤 인사를 공천힌 데 이어 낡은 색깔론까지 들고나오면서 더이상의 쇄신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난 2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선 조경태 의원과 장 대표 지지자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개소식 축사 중 일부 장 대표 지지자들이 발언을 방해하자 "가만히 좀 들어라. 비상계엄은 잘못됐다. 여러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안되는 것"이라고 했고, 지지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해 현장이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4일 서면브리핑을 내고 "장동혁 대표의 묻지마 색깔론, 막장 공천에 이어 대구시민을 두 번 무시하는 행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번 선거는 헌정질서를 짓밟은 내란잔재를 척결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 세우는 선거"라며 "대한민국 헌정과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윤석열과 윤 어게인 세력에게 작별을 고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청산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대구시민이 듣고 싶은 것은 낡은 색깔론이 아니라 대구의 미래와 민생을 위한 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의 미래 전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지역경제를 살리고, 청년이 머무는 도시를 만들고, 대구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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