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이 내놓은 꼬마빌딩, 4050이 주워 담는다
정부 대출 규제 속 꼬마빌딩 투자도 주춤
50억~500억원 매물…입지 좋은 곳은 인기
주식은 휴지조각 될 수도…부동산은 안전자산
외국인 관광객 많은 지역의 구축 건물이 좋아
“정부의 대출 규제로 중소형 빌딩 시장도 전반적으로 침체 상태입니다. 하지만 위치가 좋은 곳은 꾸준히 거래되면서 세대 간 손바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빌딩 매매 전문업체인 지나인에셋부동산중개의 이진석 대표는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주식 시장이 호황이지만 아직 중장년층은 노후 대책으로 중소형 빌딩을 선호한다”며 이렇게 전했다.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 빌딩의 기준은?
“면적 기준으로는 건평 3000㎡ 전후, 층수는 대략 15층 이하이다. 거래 금액은 대략 50억원 이상부터 500억원 이하이다. 사무실이나 근린생활시설로 이뤄져 있고, 주거 공간이 혼재된 곳도 있다.”
―정부가 주택 시장을 규제하고 있다. 꼬마빌딩 시장 상황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주택을 규제하면 꼬마빌딩 수요가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대출을 많이 규제하고 주식 시장도 호황이어서 중소형 빌딩 수요가 예전처럼 많지 않다. 올해 거래 건수는 작년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중동 전쟁의 여파는?
“건물을 사면 리모델링을 해서 세를 놓아야 하는데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건설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 그래서 리모델링 자금이 부담돼 거래가 주춤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자녀 결혼할 때 많이 판다
―지금 파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주로 60대와 70대 연령층이 보유 빌딩을 판다. 최근 1950년대와 1960년대 출생한 형제자매가 가족법인 형태로 갖고 있던 12층짜리 빌딩을 550억원에 팔았다. 자녀들이 결혼을 하자 재산을 분할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형제자매끼리는 사이좋게 지내며 건물 관리에 문제가 없었으나 자녀 대에서는 사촌이 되기 때문에, 왕래가 드문 사촌 간에 건물 때문에 불화가 생길 것을 우려했던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이 사나?
“1970년대생인 한 부부가 최근 서울 역삼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근린생활시설 건물을 60억원에 샀다. 미용실·요가·필라테스 등이 입주해 있다. 이 부부는 서울 논현동에서 5000만원짜리 전세로 결혼 생활을 시작해 강남 아파트를 갖게 됐다. 그런데 최근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라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건물을 샀다. 은퇴 후 노후 대책으로 부동산만 한 게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세 대비 저평가되어 있으므로 향후 5년간 매년 5% 이상은 오를 것으로 보고 샀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데 사람들은 왜 아직 꼬마빌딩을 사나?
“경기는 좋지 않지만 돈의 가치가 자꾸 하락하니까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자금을 안전자산으로 옮기고 있다. 부동산만한 안전자산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 소유자들이 매입 빌딩의 일정 부분을 사용할 생각이 있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임대 수익률이 낮아서 본인이 직접 사용할 생각이 없다면 도전하기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 보면 토지 가격이 연간 6~7% 이상은 오르므로 대출 금리나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주식에서 돈 벌면 부동산으로
―주식 투자가 더 낫지 않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바람으로 주식 시장이 호황인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주식 투자로 재미를 본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주식 투자에서 일정 수준 이상 이익을 실현하면 번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고객들이 많다. 주식은 언제든지 떨어지거나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반면 부동산은 없어지지 않고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 동안의 재테크 체험에서 얻은 교훈인 것 같다. 최근에는 K-뷰티로 돈을 번 기업들이 부동산 투자를 많이해 사실상 부동산 기업으로 변신한 사례가 많다.”
―주목할 만한 지역은?
“광화문, 홍대, 삼성역, 성수, 약수, 동대문 지역이 추천할만하다. 삼성역 주변은 강남역 지역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남 지역에 투자할 경우 테헤란로 북쪽이 남쪽보다 전망이 밝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빌딩도 입지가 좋은 곳을 선호하는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투자 요령은?
“먼저 지난 2월에 구글 지도가 국내 서비스를 개방했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지역을 주목하는 것이 좋다. 내국인 소비는 경기 심리의 위축으로 굴곡이 있지만 외국인은 돈을 쓰러 들어오기 때문에 경기 심리를 타지 않는다. 그래서 성수, 명동, 홍대, 안국, 광화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의 중소형 빌딩이 각광받고 있다.
또 건축비가 많이 올랐으니 신축보다는 구축이 더 낫다. 구축을 살 때에는 추가로 증축이 가능한 매물을 구하는 것이 좋다. 혹은 신축 당시에 용적률 혜택을 많이 본 빌딩을 사면 연면적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런 형태의 건물을 매입한 후에 리모델링을 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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