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93세 고은,‘조용히’ 책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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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성추행 고발) 운동 이후 문단 활동을 중단한 고은(93·사진) 시인이 최근 3년간 아내가 운영하는 개인 출판사를 통해 대서사시와 연작 시집, 에세이 등 총 7권의 책을 펴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고 시인은 2023년부터 아내 이상화 중앙대 명예교수가 설립한 '도서출판 그냥'을 통해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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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내 출판사서 7권 출간
온·오프라인 서점선 판매안해
1200여쪽 서사시‘청’서문에
“나는 死後를 쓴다” 소회 밝혀

‘미투’(Me too·성추행 고발) 운동 이후 문단 활동을 중단한 고은(93·사진) 시인이 최근 3년간 아내가 운영하는 개인 출판사를 통해 대서사시와 연작 시집, 에세이 등 총 7권의 책을 펴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문화일보 취재 결과, 고 시인은 2023년부터 아내 이상화 중앙대 명예교수가 설립한 ‘도서출판 그냥’을 통해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2023년 11월 출간된 1200여 쪽 분량의 서사시 ‘청’의 서문에는 공백기 동안의 소회가 담겼다. 고 시인은 2023년 4월 작성한 서문에서 “나는 사후(死後)를 쓴다. 시인의 죽음이 시인가. 오직 시는 장르로 머물지 않는다”며 “해탈이여 열반이여 행여 내 덧없는 행각에는 끼어들지 말기를”이라고 적었다. 당초 2018년 초에 창비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었던 책은 미투 논란 등으로 인해 발간이 늦춰졌고, 최종적으로 개인 출판사에서 출간된 것으로 파악된다. 성추행 논란이 있은 뒤인 2018년 늦여름에 쓴 서문에서는 당시 상황을 의식한 듯 “시인 생활 60주년을 가만히 보낸다. 이것을 쓰다 말다 하며 여러 마루턱을 넘어선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4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5권이 출간된 연작 시집 ‘세상의 시’ 서문에서 고 시인은 “다행인가, 날마다 시가 오고 있다”며 “임종이 내 운명의 기복을 마감할 때까지 천부의 번뇌 어찌 소중하지 않을쏜가”라고 밝혔다. 수록작을 살펴보면 “나만 옳은가/우리만 옳은가… 어떤 우주 미지의 우주가 옳은가/다시 묻지 않는다”(세상의 시 21) “미안하네만//진실은 극소수를 위해서 있다 말다 한다네”(세상의 시 22) 등의 문장이 포함됐다. 이외에도 1977년부터 1980년까지의 일기를 모은 에세이 ‘바람의 기록’이 있다.
이들 도서는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등록된 정식 출간물이나, 일반적인 서점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으며, 오직 출판사 홈페이지에 공지된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번호를 통한 개별 주문만 가능하다. 이 방식으로 판매되는 책의 속지에는 구매자의 이름과 함께 고 시인의 친필 서명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행보는 2023년 초 실천문학사를 통한 복귀 시도가 여론의 비판으로 무산된 이후 이뤄졌다. 고 시인은 2018년 성추행 의혹 제기 이후 최영미 시인 등 해당 사안을 폭로한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2019년 항소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혹은 인정하는 의사 표현을 한 적은 없었다.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문인들도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출간에 대해 최 시인은 “(출판사를 설립해 책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이와 관련해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가 않다”고 밝혔다. 출판사에 따르면 고 시인은 93세의 고령에도 매일 시를 쓰는 등 창작을 지속하고 있다.
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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