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아이들에게 물려줄 내일, 탄소 저감 속 맑은 공기

2026. 5.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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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겨울과 봄만 되면 사람들은 먼저 하늘부터 살피게 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비롯한 출연연, 대학, 산업계는 질소산화물과 아산화질소 저감, 비 이산화탄소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의 동시 저감, 신규 오염물질 대응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탄소만 저감 된 사회가 아니라,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공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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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겨울과 봄만 되면 사람들은 먼저 하늘부터 살피게 된다. 창문을 열어 환기해도 될지, 아이를 운동장에 보내도 될지 걱정하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다행히 우리나라 대기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초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15.6마이크로그램(㎍/㎥)으로,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러나 미세먼지 농도가 줄고 있다고 해서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좋아졌다’와 ‘안전하다’는 전혀 다른 의미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2021년 대기질 권고기준을 강화해 연평균 초미세먼지는 5마이크로그램, 미세먼지(PM10)는 15마이크로그램으로 제시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2024년 연평균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15.6마이크로그램, 37마이크로그램으로 여전히 기준을 크게 웃돈다. 수치는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안전하다고 말하기엔 이르다.

세계는 지금 더워지는 지구를 식히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른바 ‘탄소중립’의 시대다. 그러나 탄소중립이 달성된다고 해서 대기오염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신기술이 새로운 오염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화석연료 발전의 대안인 암모니아 혼소 발전과 수소 발전은 이산화탄소 저감에는 도움이 되지만, 운전 조건에 따라 질소산화물과 아산화질소 배출이 늘 수 있다. 미반응 암모니아 역시 대기 중 미세먼지 생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CCS 공정에서는 포집에 쓰이는 흡수제의 대기 배출 가능성을 관리해야 하며, 배터리 생산·재활용 과정에서도 대기오염물질과 수질오염물질을 함께 살펴야 한다.

도로 위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핵심 수단인 전기차도 예외는 아니다. 전기차는 도심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타이어·브레이크·도로 마모로 발생하는 비 배기계 미세먼지는 오히려 늘릴 수 있다. 자동차는 생활공간 바로 옆을 지나가는 만큼 인체 노출 위험도 더 직접적이다. 결국 탄소중립 기술과 공기를 지키는 기술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요리 매연과 응축성 미세먼지 같은 새로운 대기오염 이슈도 커지고 있다. 조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매연으로 인한 학교 급식실 조리사의 폐암이 2021년 처음 산업재해로 인정된 뒤, 2025년 4월까지 승인 사례가 175명에 이르렀다. 굴뚝 안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하다가 대기 중에서 입자로 바뀌어 배출되는 응축성 미세먼지는 기존 집진장치만으로는 충분히 줄이기 어렵다.

그렇다고 비관만할 필요는 없다. 정부와 연구 현장도 과학에 기반한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비롯한 출연연, 대학, 산업계는 질소산화물과 아산화질소 저감, 비 이산화탄소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의 동시 저감, 신규 오염물질 대응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탄소만 저감 된 사회가 아니라,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공기다. 미세먼지 문제는 분명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 ‘종전 선언’을 하기에는 이르다. 탄소중립의 길 위에서도 대기 청정화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조윤행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기청정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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