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경기 105⅔이닝 페이스' 혹사당하는 쿠싱, 그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지랴…'ERA 4.91'에도 박수받는 이유

한휘 기자 2026. 5.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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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과연 그 누가 끝내기 홈런 한 번 맞았다고 잭 쿠싱(한화 이글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쿠싱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해 2이닝 5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쿠싱은 마무리 투수임에도 팀이 4-3으로 앞서던 7회 말에 일찍 등판했다. 하지만 박승규의 볼넷과 김지찬의 희생번트, 최형우의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저질렀다. 이후 르윈 디아즈에게도 안타를 맞았으나 추가 실점은 막았다.

다행히 한화가 8회 채은성의 적시타와 황영묵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뽑아 앞서나갔다. 승리 투수가 될 기회를 얻은 쿠싱은 8회 말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다만 투구 수는 39개로 이미 다소 많았다.

그러나 최근 불펜 소모가 너무 컸던 한화 벤치는 쿠싱을 9회에도 밀고 가는 선택을 내렸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쿠싱은 김지찬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후 디아즈에게 끝내기 스리런포(5호)를 허용하며 끝내 불을 질렀다.

경기가 6-7 한화의 패배로 끝났고, 쿠싱도 시즌 2패(1승)째를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10경기(1선발)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79(14이닝 9실점)가 됐다.

쿠싱의 등판 타이밍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결과는 실패였지만, 한화가 지난 이틀간 불펜 소모가 매우 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2일 경기에서 문동주가 1회도 못 넘기고 부상으로 내려가 불펜 8명을 소진한 것이 컸다.

박상원과 조동욱, 정우주는 이날도 던지면 3연투라 부담이 컸다. 윤산흠과 주현상, 원종혁, 이민우, 권민규는 접전 상황에서 쓰긴 쉽지 않은 선수들이고, 박준영은 선발 등판을 준비해야 한다. 김종수는 1일 맞대결에서 홈런을 맞은 바 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쿠싱을 7회부터 올려서 3이닝을 맡기게 한 건 '무리수'에 가깝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차라리 김종수를 7회에 올리고 8회부터 쿠싱을 투입했다면 이 정도의 사달은 안 났으리라는 것이다.

이제나저제나 모두가 동의하는 사실 하나는, 이날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는 이유로 쿠싱에게 모든 화살을 돌리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쿠싱은 부상 이탈한 오웬 화이트를 대신할 단기 대체 선수로 지난 4일 계약했다. 당연히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었고, 지난달 12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첫 선발 등판까지 치렀다. 그런데 이후 무너진 불펜을 보강한다면서 갑자기 마무리로 보직을 옮기게 됐다.

등판 시점도 불규칙적이었다. 9회 이닝 중간에 나서거나, 7~8회에 투입돼 '멀티 이닝'을 담당하는 등 종잡을 수 없었다. 마무리임에도 '마구잡이' 기용이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부담도 컸다. 쿠싱은 마무리 전환 후 첫 등판인 지난달 16일 삼성전을 기점으로 팀이 치른 15경기 중 9경기에 등판했다. 세 번의 '멀티 이닝'을 기록하는 등 1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 중이다.

이를 144경기로 환산하면 86경기 105⅔이닝 페이스다. 쿠싱의 불펜 전환 시점에서 한화가 이미 15경기를 소화했음을 고려해 129경기로 환산해도 77경기 94⅔이닝이다. 순수 불펜으로 100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혹사' 수준의 페이스다.

쿠싱은 한국 합류 당시 "열정적인 응원 문화와 한국의 멋진 모습들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라고 밝히고, 계약과 동시에 한국으로 날아온 뒤 양상문 코치의 만류에도 훈련을 자청할 만큼 큰 열의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런 쿠싱의 열정을 한화는 '소모품'처럼 이용하면서 그에게 너무 큰 짐을 지우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내색 없이 팀을 위해 묵묵히 공을 던지는 쿠싱에게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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