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의 가창신공] 장진영, SM 총괄 보컬트레이너 겸 보컬디렉터
엑소‧샤이니‧플레이브‧몬스타엑스 등등
수많은 스타 지도한 ‘아이돌 전문’ 트레이너
국내 유명 기획사들은 물론 에이벡스, 아뮤즈 등등
해외 유명 기획사 트레이닝까지
어릴 때부터 각종 댄스 경연 우승
SM에 픽업, ‘블랙비트’ 메인보컬 활동
라이즈 ‘잉걸’ 보컬디렉팅‧백보컬‧코러스까지
미국 현지에서 세스 릭스 사사
유영진 가장 존경 ‘어나더 레벨’
“노래는 발성보다 맛있고 멋있게 불러야”
“보컬 선생의 경쟁력은 결국 시간 단축”
소리를 모아서 내는 걸 특히 강조
“보컬트레이너는 노래실력도 언행일치해야”
‘컴투스’ 투자받아 연내 5인조 버추얼 그룹 론칭
“사람다운 사람, 남자다운 남자, 노래하는 사람으로”
![보컬트레이너 장진영 [사진제공=에이탑컴퍼니]](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SpoHankook/20260504112810253ixch.jpg)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엑소, 에스파, NCT, 라이즈, 하츠투하츠, 레드벨벳, 샤이니, 슈퍼주니어 등등 많은 SM 아티스트들은 물론 XG, 플레이브, 키스오브라이프, 아스트로, 뉴이스트, 판타지보이즈, 더보이즈, 유나이트, 이프아이, 지소울, 딘, 조유리, 천단비, 몬스타엑스, 보이프렌드 등등 각 유명 기획사의 스타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SM을 비롯해 CJ ENM, 하이브, FNC, 카카오M, 더블랙레이블, 위에화, 하이엣, 스타쉽, 울림, 큐브, 피네이션, KQ, 씨제스, MLD 등등 국내의 많은 기획사에서 일본의 에이벡스, 아뮤즈, 그리고 중국의 A2O와 TF 등 국내외를 아우르며 '아이돌 보컬트레이닝'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구축했다. 특히 십수 년 전부터 SM 소속 아이돌 보컬레슨을 도맡고 있는 총괄 보컬트레이너 겸 보컬디렉터다.
지금까지 트레이닝한 유명 가수는 팀과 솔로를 합쳐 100여 아티스트가 넘을 정도다. 아이돌로만 놓고 본다면 국내에선 가히 넘사벽 수치다. 보컬트레이너 장진영(42)을 말한다.
여러 유명 기획사들이 자사 아티스트의 보컬레슨을 전담할 선생 1순위로 장진영을 찾는다는 건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만큼 오랜 시간 함께 해오며 지켜본 두터운 신뢰가 한몫한다. 그는 2025년 영국 BBC가 기획한 K팝 특집에서 한국의 스타 아이돌을 육성하는 대표 보컬트레이너로 지목돼 인터뷰하기도 했다.
사실 장진영은 보컬트레이너 이전에 '블랙비트'라는 아이돌 그룹의 메인보컬로 활동한 아티스트 출신이다. 힘든 연습생 시절을 지나 본격 활동 시절까지 전형적인 '아이돌 사이클'을 실제 몸으로 겪은 만큼 '음악'과 '멘탈' 면에서 후배 아이돌과 통하는 게 너무 많다. 라이즈 '잉걸'에선 보컬디렉팅은 물론 백보컬과 코러스까지 맡을 만큼 틈나는 대로 노래 실력도 뽐내고 있다. 그는 '에이탑컴퍼니'라는 보컬 양성기관의 대표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장진영은 그룹 블랙비트에서 음악 인생의 막을 내릴 줄 알았다. 하지만 보컬트레이너로 제2의 삶을 시작해 이 분야 정상의 위치에 올랐다. 장대한 스펙타클 영화를 능가하는 그의 서사를 스포츠한국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서 심층 추적해 봤다.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스토리를 읽다 보면 블랙비트를 왜 '비운의 그룹'이라고들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시간에 맞춰 청담동에 있는 '에이탑컴퍼니'로 들어서자마자 벽면에 진열된 많은 앨범 커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NCT를 비롯한 많은 스타 아이돌의 친필이 담긴, 선생 장진영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사진 참조) 것이다. 너무 많은 관계로 공간 몇 곳에 분산시켜 진열한 것으로 보였다.
에이탑컴퍼니는 장진영과 김성필이 아시아 최고의 보컬메이커를 목표로 2013년 설립했다. '아시아 탑'을 지향한다고 해 '에이탑'을 사명으로 했는데, 장진영이 직접 작명했다. 알파벳 A가 인간의 성대와 비슷해 이걸 회사 로고로 채택했다. 신사동의 허름한 건물 지하에서 '에이탑크루'로 시작해 2년 만에 '에이탑컴퍼니'로 확장 론칭한 것이다.
'에이탑컴퍼니'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로 재직 중인 김성필 또한 K팝 아이돌씬에서 정평 높은 보컬트레이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보이넥스트도어, 올데이 프로젝트, 미야오, 키스오브라이프,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많은 스타를 지도해 왔다. 장진영의 '진'과 김성필의 '성'을 팀명으로 한 듀오팀 '바이진성'으로 함께 음악활동을 하기도 했다.
에이탑컴퍼니 운영 등 실무 전반은 장진영 대표의 동생 장우영 팀장이 맡고 있다. 회사의 CFO인 셈이다. 장우영 팀장은 중국의 고위 인사들을 여럿 배출한 '대외경제무역대학'에서 경영학 전공 후 '에이탑'에 합류했다. 어릴 때부터 형과 함께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너는 뒤에서 책사가 되고 나는 장군이 되겠다"는 형의 얘길 명심하며 형과 함께 일하기만을 기다렸다. 장우영 팀장도 형 못지않게 어릴 때부터 춤에 소질을 보여 각종 경연에서 돋보였지만, 경영자의 길로 목표를 바꾼 것. 장우영 팀장은 장진영 대표와 김성필 이사, 그리고 박수민, 전웅민, 진은서, 김우연 등의 정예 보컬 강사진을 언급하며 "진정한 노래의 오타쿠들만 모인 곳이 '에이탑컴퍼니'"라고 했다. 많은 스타가 MBC '복면가왕' 출연 전 이곳에서 트레이닝을 받기도 한다.
장진영은 1983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공무원(보호관찰소장)이던 아버지가 직무상 근무지 이동이 잦아 어릴 때부터 자주 이사를 했다. 초등학교 때만 네 차례나 이사를 했고 4학년 때 서울(면목초교)로 전학 왔다. 이어 봉화중학교와 자양고, 그리고 아연실용음악학교에서 보컬과 댄스를 전공하고 트롬본‧드럼을 부전공으로 했고 동아방송예술대(2003학번)를 졸업했다.
장진영은 어릴 때부터 춤에 미쳐 살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을 필두로 당시 스타들의 춤을 따라 했고 특히 '비보잉'이 탁월해 각종 댄스 경연에서 우승하며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중학교 1학년 때 고 서지원 소속의 '옴니뮤직' 오디션에 합격할 정도였다. 이어 방배동 시절의 SM 연습생으로 스카우트됐다. 이렇게 해서 최고로 잘난 애들만 모인다는 'SM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다. 이때가 중학 2학년 때다. 장진영은 옴니뮤직과 정식 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라서 SM으로 옮기는 데 별문제는 없었다.
원래 회사(SM)에선 장진영의 춤 실력이 출중해 데려온 것이었지만 노래까지 된다고 여겨 잠깐 플라이투더스카이 멤버로서 프로필 사진촬영까지 하게 했고 음원 녹음도 한 차례 할 정도였다. 특별한 일이 없었다면 플라이투더스카이 정식 멤버로 음악계에 등장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회사는 장진영에게 "너를 중심으로 팀을 만들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블랙비트'였다. 함께할 멤버들 면면도 대단했다. 심재원은 이미 '이글파이브' 메인댄서로 이름을 날렸고, 황상훈과 정지훈('비'와 동명이인)도 댄서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블랙비트는 당시 그 분야 최고의 10대들을 엄선한 드림팀이었던 것이다.

'블랙비트' 데뷔를 앞둔 어느 날 유영진이 멤버들의 음역 체크를 했다. 이때 장진영이 가장 높은 음역까지 소화하는 걸 보고 메인보컬로 낙점됐다. 그래서 장진영에게 본격적으로 집중 보컬트레이닝을 시켰다. 그의 첫 선생은 민금선으로 1년간 혹독하게 하드트레이닝을 받았다. "민금선 선생님은 너무 무섭게 트레이닝 시키셨어요. 실수라도 하면 불호령이 떨어졌죠."
민금선에 이어 두 번째 보컬 선생이 오한승 교수(현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과 보컬 주임)였다. '조성진의 가창신공'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바로 그 이름이다. 당시 오한승은 버클리 음대 졸업 후 국내에서 SM보컬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아이돌을 지도했는데 그 첫 제자가 장진영이었다. 첫사랑, 첫 만남 등 처음이란 건 당사자에겐 각별한 추억으로 다가온다. 오한승 교수 역시 자신의 첫 제자에 대한 기억이 남달랐다. 이후 자신의 저서 '나도 가수가 될 수 있다'에서 장진영을 언급할 정도로.
민금선, 오한승 외에 이수정(호흡 선생), 주선희 등 다른 선생에게도 보컬 레슨을 받으며 꾸준히 실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런 것만 보더라도 당시 SM이 '블랙비트'란 신인에게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가며 준비했나 알 수 있다. 이처럼 1집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블랙비트 멤버들은 S.E.S. 백댄서 및 보아 'Sara' 안무 작업 등을 하며 꾸준히 프로페셔널 댄서로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드디어 데뷔를 목전에 둔 2001년 가을, 블랙비트는 홍보용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최고의 댄서들이 모인 팀이기에 멤버별 개인기 촬영도 있었는데, 장진영도 평소 장기로 하던 화려한 덤블링을 시도했다. 그런데 특정 씬 연출을 위해 뮤직비디오 촬영팀이 무대에 깔아놓은 드라이아이스 때문에 시야가 가려 바닥이 보이질 않았다. 결국 장진영은 덤블링 후 착지하는 순간 전방 시야 확보 실패로 턱이 바닥에 크게 부딪히고 만다. 이 대형사고로 장진영은 턱뼈 세 군데 골절, 그리고 치아가 무려 8개나 부러졌고 잇몸까지 대대적인 수술을 해야 했다. 결국 6개월간 입원하게 됐고 블랙비트 데뷔 스케줄도 연기되고 만다.
장진영 퇴원 후 블랙비트 데뷔로 이어졌지만, 아직 그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던 관계로 가끔 라이브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손이 떨린다거나 하는 등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대형사고가 있던 걸 모르는 팬들은 "블랙비트 공연은 장진영이 다 망친다"라고 오해하기도 했다. 이즈음 대내외적인 사정이 얽히며 블랙비트의 2집 발매가 연기되고 결국 몇 년 후 활동 종료로 이어진다.
원래 블랙비트의 2집 타이틀곡은 '라이징 선'이었다. 이외에 '갈증', '너 아니면 안되는 걸' 등 주목할 곡들이 여럿 있었다. 세 곡 모두 당대의 마스터 유영진이 쓴 곡이다. 하지만 블랙비트의 활동 종료로 이 곡들은 이후 동방신기(라이징 선)와 슈퍼주니어(갈증), 샤이니(너 아니면 안되는 걸)가 불러 히트시켰다. 해산된 블랙비트의 입장에선 너무 안타까운 순간일 수 있다.
이처럼 장진영은 '플레이어'로선 잘 풀리지 않았지만 '지도자(보컬트레이너)'로선 크게 입지를 다졌다. "저의 길은 아티스트가 아닌 그들을 지도하는 일이란 걸, 그리고 그게 하늘의 뜻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블랙비트 멤버들은 현재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전문가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장진영은 K팝 아이돌 전문 보컬트레이너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고, 심재원은 SM 퍼포먼스디렉터(안무 총괄) 및 '킨즈서울(Keens seoul)' 대표로 재직 중이다. 국내 최초 크럼핑 대회 우승자로 주목받은 황상훈 또한 SM 퍼포먼스디렉터로 많은 아이돌 안무를 총괄하고 있다. 라면집 사장으로 변신한 이소민이 운영하는 가게는 대표 '맛집'으로 유명하고 정지훈은 인기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장진영이 보컬트레이너의 길로 가게 된 첫 번째 계기는 '모던K실용음악학원'이다. 친분이 있던 작곡가 김형규가 수원에서 '모던K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의 권유로 2005년 이 학원에서 특강을 하게 된다. '연습생으로 사는 것', '데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을 주제로 한 장진영의 특강은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렇게 해서 모던K실용음악학원 강사로 일하며 8명의 대입 보컬 레슨을 맡았는데, 그중 6명을 대학에 합격시켰다. 이런 결과에 뿌듯해하며 "누군가를 도우며 돈도 번다는 사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그는 생활비를 벌어보고자 편의점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3일을 버티지 못했다. 팬들이 그의 얼굴을 알아보고 편의점을 찾아와 종일 진을 쳐 장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던 것.
그러나 소속 가수 신분이라 겸직은 안된다는 회사(SM)의 입장과 충돌하게 된다. 장진영은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해야 된다는 입장이었고, 결국 회사에선 "그렇다면 회사 연습생들을 가르쳐보라"고 했고 이렇게 해서 본격 보컬트레이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렇게 해서 처음 트레이닝한 게 샤이니다. 그는 3년간 샤이니의 보컬트레이닝을 맡았다.
"당시 종현이는 중2였는데, 베이스와 기타를 쳤기 때문에 음감이 좋았어요. 센스가 남달랐지만 소리의 댐핑이 약해 좀 더 힘을 만드는 쪽에 집중해 트레이닝했습니다. 태민이를 처음 만났을 때가 초교 6학년으로 변성기였죠. 민호는 중1~2쯤으로 기억합니다."
샤이니를 지도하는 와중에 엑소 보컬트레이닝도 병행해 5년간 모든 멤버들을 트레이닝했다. 이어 레드벨벳을 맡아 3년간 트레이닝했다. "웬디는 처음부터 노래를 잘했어요."

에스파 보컬트레이너로서 각 멤버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처음 봤을 때부터 닝닝은 목소리가 예뻤고 노래도 잘했어요. 중국인 특유의 낭랑한 발음이 매력이지만 바로 그 때문에 한국인보다 접촉이나 호흡의 출력이 약한 편이죠. 그래서 댐핑이 약해 그쪽을 강화하는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민정(윈터)은 처음엔 목소리가 얇은 게 스트레스라고 했는데 출력이 붙으니까 엄청 쨍쨍하게 소리가 나왔어요. 연습생을 하면서도 개인적으론 윈터(민정)가 메인보컬이 될 수도 있을 거로 생각하며 트레이닝했죠. 닝닝과 민정 둘을 서로 경쟁하듯 트레이닝시켰습니다. 결국 팀의 중요한 두 축이 됐죠. 그리고 영진이형(유영진)의 곡을 받고 프로듀싱 받으며 훨씬 더 잘하게 됐습니다. 지민(카리나)은 가장 트렌디한 팝을 빠르게 접하고 제게 소개할 만큼 센스가 돋보였어요. 유행하기 전의 알레시아 카라를 알아보고 제게 알려준 것도 카리나(지민)죠. 특히 블랙뮤직 스타일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 분야 감성이 돋보입니다."
오랫동안 SM 소속 아티스트를 총괄하는 보컬트레이너인 만큼 장진영의 트레이닝 철학은 곧 저 유명한 'SM식 발성'을 대변하는 것이랄 수 있다. 그가 말하는 SM 발성이란?
"모든 노래는 어느 정도의 벨팅이 필요한게 SM 발성의 기본입니다. SM식 발성은 한마디로 말해 박자가 늘어지지 않게, 즉 정박을 때릴 수 있는 걸 추구한다고 해도 좋습니다. 운동을 예로 든다면 순발력 같은 것이죠. SM의 음악은 댄스를 모티브로 하기 때문에 박자를 쪼갤 수 있는 순발력을 요하는 창법이 많아요. 그래서 들을 때마다 깔끔하고 귀에 확 꽂히는 강한 임팩트의 사운드로 다가오는 거죠. 물론 이런 게 때에 따라선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따라서 근래 SM은 좀 더 리드믹하게 조금씩 보컬 창법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기존 SM이 추구하던 노선을 견지하면서도 트렌디한 것도 병행하는 것이죠. 칼박(정박) 외에 음악에 맞게 유연하게 박자를 조금씩은 러프하게 가져갈 수 있게 하고 있는 데 예를 들어 하츠투하츠의 데뷔곡 'The Chase'에서도 SM의 이런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장진영은 하츠투하츠 'The Chase'의 보컬디렉터이기도 하다.
쉬운 예로 블랙핑크와 에스파를 비교해보면 SM식 가창‧발성에 대해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진영 보컬트레이너는 블랙핑크와 에스파를 이렇게 설명했다.
"SM과 YG는 음악적 베이스가 전혀 다릅니다. SM은 댄스를 기반으로, YG는 힙합을 기반으로 하는 곳이죠. 따라서 에스파는 SM 댄스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딱딱 떨어지는 정확한 박자감이 돋보입니다. 블랙핑크는 박자에 대한 개념 즉 정박과 싱코페이션 외에 레이백이란 게 있죠. 에스파가 딱딱 꽂히는 '절도미'라면 블랙핑크는 좀 더 '그루비'하고 '스무스'하다고 할까요? 물론 사용하는 톤이나 창법은 양 팀 모두 비슷합니다."
장진영은 대중음악 발성법의 한 획을 그은 세스 릭스(Seth Riggs)를 만나러 미국에 가기도 했다. 2013년부터 반년간 세스 릭스 온라인 레슨을 받은 후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가 세스 릭스에게 한 달간 개인 레슨을 받은 것이다.
그는 세스 릭스 레슨을 받으며 목이 편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세스 릭스는 장진영에게 노래를 해보라고 했고 장진영은 즉석에서 동방신기 '이것만은 알고 가'를 불렀다. 장진영의 노래를 듣던 세스 릭스는 그에게 "보이"라고 호칭하며 개선할 점을 알려줬다.
"난 나를 주고 말았다. 언제라도 그렇다" 부분에서 세스 릭스는 "노! 그렇게 부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세스 릭스는 '머'란 발음을 제시하며 개선해야 할 부분을 알려줬다. '머'는 영어의 'M'이나 한글의 'ㅁ'은 비강자음이다. 그래서 소리가 구강으로 '아'가 아니라 '(으)마' 하는 식으로 비강으로 모이게 된다. 세스 릭스는 "그렇게 부르면 목이 상한다"며 따라서 비강자음 형태를 넣어주는 방식으로 노래하길 권했다, 즉 "언제라도 그렇다"에서 '그'를 '거'처럼만 노래해도 목이 나가지 않는 것. 뒷공간을 넓혀 갑자기 확 좁아지는 걸 없애는 것이다.
"이때 노래에서 발음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각자에게 발음을 주며 그 발음으로 성대의 접촉율과 입안 공간, 호흡의 밸런스를 만들어낸 것이죠. 세스 릭스의 SLS(Speech Level Singing)를 배우며 발음 하나로 소리를 밸런싱할 수 있다는 데에 너무 놀랐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세스 릭스의 제일 탁월함이라고 느꼈죠. 보컬 선생들도 발음 하나에 대해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보컬트레이닝계에선 당대 최고라 평가받던 세스 릭스인 만큼 당시 온라인 강의도 시간당 80만 원으로 매우 비쌌다. 장진영은 여기에 직접 미국까지 찾아가 세스 릭스에게 배웠기 때문에 레슨비 외에 왕복 항공료 및 현지 숙박, 생활비까지 2000만 원 이상 깨졌지만 그만큼 성과를 얻었던 것이다.
"사실 믹스보이스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세스 릭스를 찾아간 것인데, 이미 한참 전부터 유영진 님이 이러한 발성을 구사하고 있었던 걸 알게 됐습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굳이 세스 릭스를 찾아가지 않고 유영진 님에게 배워도 됐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세스 릭스의 자필 추천서. [사진제공=장진영]](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SpoHankook/20260504170420752yclw.jpg)
장진영이 가장 존경하는 보컬리스트는 유영진이다. "그분은 어나더 레벨이죠. 발라드, 록, R&B, 댄스까지 모든 장르에서 최고. 아니 '괴물' 아니면 '천재'라고 할까요? 유영진 노래를 정말 많이 들으며 연구하고 또 연구했어요. 그가 부르는 노래에선 소리 위치가 여긴데 내가 부르면 왜 저기일까 등등 의문이 생기면 그게 풀릴 때까지 또 파고 또 파가며."
장진영은 자신에게 가장 많은 영향(노래)을 준 인물로 유영진, 박효신, 브라이언 맥나잇을 꼽았다.
"도영 등 NCT를 트레이닝 할 때였어요. 당시 유영진 님이 NCT가 노래하는 걸 듣고 제게 '진영아, 애들이 왜 '어~'하니라는 것이었어요. 이 말은 NCT가 노래할 때 발음을 '어'처럼 한다는 거죠. '머'처럼 부르게 했더니 애들 노래가 스무스해진 반면 '빡'이 없는 걸 지적하신 겁니다. K팝에 '빡'이 없다는 건 맛이 없다는 것. 영진이형의 이런 지적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어요. '아'처럼 불러야 하는데 왜 '어'처럼 부르는 거냐라고. 제가 가르치면 영진이형이 들으시고 근데 이것보다 이렇게 가는 게 더 좋지않니라고 종종 어드바이스를 해주실 때도 있죠. 그래서 영진이형이 제겐 여전히 '영원한 선생님'이고 '멘토'입니다."
장진영은 SM보컬트레이너로서 SBS 'K팝스타'에 출연해 1과 2 모두 SM 우승을 이끌었다. 이를 계기로 여기저기에서 그에게 보컬레슨을 의뢰하는 일이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블랙비트 시절 에그자일(EXILE)의 곡을 리메이크한 게 있었는데, 에그자일의 히로(Hiro)가 이걸 듣고 "같이 해보자"고 제의를 할 정도였다. 결국 그는 보컬선생으로서 나날이 주가가 높아지며 레슨 의뢰가 폭주하자 혼자 감당하기 힘들어 신사동 지하에 '에이탑크루'라는 보컬레슨팀을 론칭하기에 이르렀고 이후 청담동에 에이탑컴퍼니로 사세를 확장한 것.
보컬트레이너 장진영이 항상 강조하는 건 소리를 모아서 내라는 것이다.
"결국 '믹스보이스'가 되려면 넓은 흉성에서 조금씩 소리가 모아져서 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게 조금만 넘어간 상태로 모아지지 않으면 안되죠. 그래서 트레이닝 시작할 때 처음부터 소리를 모아쓰는 걸 원칙으로 노래를 가르칩니다. 거기서 힘이 세지고 크레센도가 더해지며 넓어지고 타점이 모아진 상태에서 세게 나오는 소리를 지향하게 되는 것이죠."
"노래는 발성으로 하는 게 아니고 맛있고 멋있게 불러야 합니다. 발성을 기초로 노래를 잘해야 하는 것이냐 아니면 노래를 잘하면서 밸런스를 더 좋게 하기 위해 발성을 익혀야 하는 것이냐라고들 많이 물어오는데 저는 후자가 먼저라고 주장합니다. 노래를 잘하기 위해 발성부터 먼저 시작하면 많은 시간을 뺏기게 되기 때문이죠. 발성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느낌이 좋으면 됩니다. 결코 가장 중요한 건 발성이 아니라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발성에서 제일 중요한 건 결국 시간 단축입니다. 시간을 얼마나 줄이며 결과에 도달하느냐가 보컬 선생의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5년 동안 가르쳤는데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허망한 것이죠. 이러기 위해선 소리를 모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걸 모르면 노래하는 사람은 아주 오랫동안 힘들어집니다. 프로 밸런스의 경지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그만큼 많이 들게 되죠. 아이돌 메인보컬들은 적어도 3옥F까지 여자는 3옥솔까진 내야 해요. 그러나 3옥을 넘어가려면 구강만으론 해결할 수 없어요. 이것은 물총 원리와 같습니다. 물총의 구멍이 넓으면 멀리 못가지만 좁히면 멀리 나가죠. 이러한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비강공명(마스께라)이 그래서 중요해요. 비강공명에서 공간을 좁히는 건 연구개와 혀 위치가 좁아지는 것이죠. 여기에서 '공간을 모은다'의 '공간'은 입공간이 아닌 입안의 연구개와 혀의 위치 조절로 넓혀서 쓰는 걸 말합니다. 결국 노래라는 건 호흡과 공간 조절. 성대는 내가 호흡을 어떻게 내고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따라 접촉률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결국 발성은 노래를 잘하기 위한 피지컬 훈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우'라는 발음은 클로즈(닫힘), 즉 접촉률을 과하게 잡는 발음인데. 이걸 오픈해줘야 해요. 성대가 과하게 닫힌다는 건 압력이 생길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죠. 복식이 너무 과해지면 고음이 올라가기 힘들 듯. 그래서 중간에 '우'를 '후'로 풀어줌으로서 중간 믹스 소리가 나오게 되는 것이죠. 성대 데미지도 덜 주게 되고."
보컬트레이너가 되기 위한 덕목, 소양
"보컬트레이너라는 건 누군가를 돕는 일입니다. 따라서 먼저,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걸 좋아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도우려면 많이 알아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죠. 무엇보다 언행일치가 중요합니다. 노래를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인데 선생이 노래를 잘 못 한다면 결코 좋은 보컬트레이너라고 할 수 없어요. 저를 비롯해 우리 선생님들은 모두 연습생을 해봤고 춤추며 라이브를 해본 사람들입니다. 학교 졸업 후 댄스곡 하나 제대로 불러보지 않고 발성 얘기만 하는 보컬강사들이 많아요. 줄넘기 뛰며 노래라도 해본 사람이 하나라도 더 실용적인 걸 전수해 줄 수 있는 것이죠. 살아 있는 지식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입장에서 보컬트레이너라면 노래 실력도 언행일치 할 수 있는 능력과 노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향후 K팝, 여전히 낙관적 아니면?
"다른 나라의 성장속도가 워낙 빨라 K팝 아티스트로만 놓고 본다면 결코 긍정적일 수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K팝 고유의 제작 시스템은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태권도나 양궁을 예로 든다면 한국의 지도자들이 해외로 나가 현지 선수들을 길러내 좋은 성적을 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장진영은 보컬트레이닝 분야 외에 2024년 기획사 '에이탑 유니버스'를 설립했다. 가르치는 일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제작에까지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중견 IT기업 '컴투스'의 투자를 받아 연내에 5인조 버추얼 아이돌 그룹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미 활동 경험이 있는 멤버들로 구성돼 있어 그만큼 노래도 잘하고 노련하다는 게 강점이다.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한다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기술적으론 애니메이션 기반의 버추얼 그룹으로, 컴투스 기술력과 에이탑의 노하우가 시너지를 낼 거로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소속사 1호 아티스트인 버추얼 아이돌 팀이 성공하면 이어 걸그룹, 보이그룹도 론칭 예정이다.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딸 재이 [사진제공=장진영]](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04/SpoHankook/20260504112817098cwyb.jpg)
장진영의 아내는 배우 강해인(조은지)이다. 결혼 스토리도 재미있다.
블랙비트 활동을 하며 가수 더원과 친분이 쌓였다. 당시 정순원(더원)은 블랙비트 보컬디렉터였다. 이후 더원이 '원엠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당시 조은지(강해인)이 이곳 소속 배우였다. 이곳을 오가며 우연히 강해인을 처음 본 순간 장진영은 첫눈에 반했다. 그러나 오빠와 동생 사이로 2년간 덤덤하게 지냈고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해 무려 10년이나 연애 끝에 2017년 결혼으로 이어졌다. 연애 10년이 되는 기념일에 장진영은 강해인에게 "우리 10년이나 만났는데 당신 11년째도 나를 만날 거냐?"라고 말했고 강해인은 "당연히 만날 거"라고 했다. 그러자 장진영은 "그러면 결혼하자"고 프로포즈를 했다. 그런데 아내는 이게 프로포즈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남들 다하는 프로포즈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장진영에겐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고 조만간 '멋진' 프로포즈를 계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장진영X강해인 슬하에 9살 된 초등학교 2학년 딸 재이가 있다. 혼자 보기 아까울 만큼 딸이 너무 귀여워 사진 게재를 허락받고 이 코너에 게재했다.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저녁 11시쯤 직원들과 국밥에 소주 한 잔 기울이는 걸 좋아한다. 낚시도 좋아하지만 시간이 안 돼 자주 하질 못한다고. 낚시 자체보다 강가에서 캠프치고 사색하거나 라면 먹는 등 낚시장의 분위기를 더 좋아하는 타입이다. 운동은 헬쓰, 그리고 오래전부터 에이비슬라이드를 꾸준히 하고 있다.
SF와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하며 인생 영화는 '아바타'.
"20살 무렵 이러한 사람이 되고 싶어 좌우명으로 정한 게 있습니다. '사람다운 사람, 남자다운 남자, 노래하는 사람'이라는. 그런데 살다 보니 이렇게 살아온 것 같아요. 장진영 하면 이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corvette-zr-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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