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효슈팅 0…‘원시적 힘+스마트 전술’ 강원FC, ‘인파이트 프레싱’

김세훈 기자 2026. 5. 4. 11: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원 김대원이 2일 인천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상대를 상대 진영에 거세게 몰아넣는다. 볼을 빼앗으면 바로 좋은 득점 찬스가 생긴다. 그냥 단순하게 몰아붙이는 게 아니다. 미리 연구한 상대 주요 패스 루트를 차단하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그렇게 상대를 몰아치면 상대는 자기 진영에 몰리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극단적인 결과가 유효슈팅 0개. 강원FC가 지난 2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그렇게 꺾었다. 스코어는 1-0 승리였지만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축구인은 “고등학교와 프로팀간 대결인 줄 알았다”고 놀랄 정도였다.

강원은 슈팅 12개, 유효슈팅 5개를 기록했다. 반면 인천은 슈팅 3개에 그쳤고, 유효슈팅은 0개였다. 점유율은 인천이 51.1%, 강원이 48.9%로 비슷했다. 인천의 점유는 전진을 위한 점유가 아니라 압박을 견디기 위한 후방 점유에 불과했다.

비프로가 제공한 패스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인천은 전체 패스 473회, 강원은 420회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도 인천 77.6%, 강원 77.4%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표면적으로는 인천이 더 많이 공을 돌린 경기처럼 보이지만 패스의 위치와 방향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인천 패스는 수비진영에 주로 묶였다. 인천은 수비진영 패스가 221회로 전체 패스의 46.7%를 차지했다. 반면 공격지역 패스는 38회, 전체의 8.0%에 불과했다.

강원은 반대였다. 강원의 공격지역 패스는 129회, 전체의 30.7%였다. 인천의 공격지역 패스 비율 8.0%와 비교하면 거의 네 배에 가깝다. 중앙지역 패스도 강원이 206회로 전체의 49.0%를 차지했다. 패스 방향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인천은 횡패스 성공률이 93.7%, 백패스 성공률이 96.2%로 높았다. 인천의 전진 선택지가 막혔다는 의미다. 강원은 전진패스 성공률 62.1%를 기록했다. 인천보다 9.5%포인트 높았다.

인천-강원전 선수 평균 위지. 비프로

선수들 평균 위치도 경기 양상을 보여준다. 인천 선수들의 평균 위치는 전체적으로 자기 진영 아래에 몰려 있다. 반면 강원 선수들은 더 높고 더 넓은 위치에 배치됐다. 인터셉트 위치 역시 강원의 압박 강도를 설명한다. 강원은 인천 진영과 중원에서 적극적으로 공을 끊어냈다. 인천이 슈팅 3개, 유효슈팅 0개에 그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강원 정경호 감독은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그냥 압박하는 게 아니라 패스가 몰리는 상대 키 플레이어들을 집중적으로 제어했다”고 말했다. 무고사 등 인천 간판 공격수들이 볼을 많이 잡지 못하니 골을 넣을 방법이 없었다. 정 감독은 “강한 체력 훈련을 감내한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이라며 “수비하는 게 재밌다는 선수들의 말을 들으면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인천-강원 인터셉트 위치. 비프로

독일의 게겐프레싱이 공을 잃은 직후 즉시 되찾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강원은 상대가 빌드업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패스 길목을 차단하며 전진 자체를 막아냈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 PGS 등 유럽 최고 명문구단들이 즐겨 쓰는 전방 압박이다. 전직 K리그 구단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압박 강도가 떨어지는 것 등은 보완할 부분이지만 강원은 개인, 부분, 팀 전체 압박이 모두 좋아 돋보인다”고 말했다.

강원은 복싱으로 치면 상대가 잽도 못 뻗게 만드는 인파이터다. 체스로 말하면 오프닝부터 계속 체크를 거는 셈이다. 강원은 5일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맞는다. 포항은 인천과 달리 선수 전원이 기량이 고르고 패스워크도 뛰어나다. 강원-포항전은 어린이날 프로축구 백미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인천전을 앞두고 있는 강원 정경호 감독. 프로축구연맹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