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폐수 대란] ② 장자산단 ‘노후 탓’만?⋯‘불법 설비 묵인·부실 보고’ 논란

이광덕 기자 2026. 5. 4. 11: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필수 시설 미설치 방치⋯시, 불법 가동 묵인
25분 만에 보고⋯전문가 “실제 상황과 거리감”
인력 부족·숙련도 미숙⋯시 “현장 대응 멘붕”
막대한 재정 투입 예고⋯감사원 감사 불가피
▲ 지난 2016년 10월 준공된 포천 장자일반산업단지 공공폐수처리시설 전경. 총사업비 515억이 투입된 핵심 기반 시설이지만, 최근 관리 소홀에 따른 폐수 유출 사고로 산단 내 65개 업체의 조업이 일제히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설 복구에 막대한 재정 투입이 예고되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포천시 장자일반산업단지 내 폐수처리시설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수억 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단 내 65개 업체의 가동이 일제히 중단되는 등 심각한 조업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오염물질 유출에 따른 배출부담금과 고장 설비 복구비 등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리 소홀로 발생한 금전적 피해가 14만 포천 시민의 혈세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수년째 방치된 구조적 위법 행정과 부실한 관리 체계에 있다. 물환경보전법상 필수 안전장치인 '유량조정조'가 산단 1공구 내 업체들에 단 한 곳도 설치되지 않은 사실이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유량조정조는 폐수 농도와 유입량을 조절해 정화 시설의 과부하를 막는 핵심 장치다. 그런데도 시는 이러한 불법 상태를 인지하고도 별도의 행정 처분 없이 가동을 묵인해왔다. 퇴직 공무원 A씨는 "포천시가 분양 수익 확보와 행정적 편의를 우선시하며 환경법 위반 상태를 사실상 외면한 것이 이번 사고의 씨앗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장 대응 과정에서의 전문성 결여도 심각한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인력 배치 및 숙련도 부족을 시인하며 "업무를 맡은 신규 실무자들이 실무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라 미숙한 측면이 있었고, 고사리손이라도 빌려야 할 긴박한 처지라 전임자에게 기술 자문을 구했다"고 해명했다. 취재에 적극 협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현장이 정리되지 않아 내용을 알릴 여력이 없었으며, 상황이 알려지면 담당자들이 심적으로 위축될 것 같아 멘붕(공황 상태)이었다"고 덧붙였다.
▲ 폐수처리시설 사고 여파로 조업이 전면 중단된 포천 장자산업단지 내 공장 밀집 지역. 65개 업체가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로 행정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공식 보고 체계에서도 기술적 모순이 감지됐다. 내부 자료상 사고 발생 25분 만에 보고한 것으로 기록됐으나, 현장 전문가는 "디캔터 고장 등 설비 이상을 파악하고 보고까지 마치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할 때 사고 후 25분 만에 보고는 실제 현장 상황과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며 보고 과정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사고 사실도 시의 공식 발표가 아닌 취재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는 등 폐쇄적 행정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포천도시공사 관계자는 "현장 근무 4개월 차인 신규 인력이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정밀 조사를 거쳐 운영 효율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시는 사고 원인을 '와이어 부식에 따른 노후화'로 규정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지자체의 묵인 아래 방치된 불법 구조와 관리 시스템 붕괴가 맞물린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분석 중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기도 차원의 강도 높은 점검이나 감사기관의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역 경제의 명운이 달린 사안인 만큼 사정 당국의 투명한 진상 규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포천=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

인천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