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이 끌고 전력이 민다…LS, 지주사 할인 벗어나나
올해 영업이익 1.49조원 전망…전년 대비 41% 증가
차입 부담은 변수…사업 포트폴리오 재평가 기대 확대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LS그룹이 전력 인프라 투자 사이클을 타고 재평가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그동안 LS는 전선·전력기기·동제련·에너지 사업을 거느린 지주회사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지배구조보다 사업 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 전력망 증설, 해저케이블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LS전선과 LS일렉트릭을 중심으로 그룹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는 흐름이다.
▲ LS, 지난해 이어 올해도 '고속 성장' 기대감 커져
L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1조8250억원, 영업이익 1조565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합산 기준으로는 매출 42조9325억원, 영업이익 1조7417억원 수준이다.
올해 성장 전망은 더 가파르다. 증권가에서는 LS 2026년 연결 매출을 37조1510억원, 영업이익은 1조4910억원으로 보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41% 늘어난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3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가 예상된다. 단순한 경기 회복 효과가 아닌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가 실적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는 구조에 가깝다.
핵심은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다. LS전선은 지중·해저케이블 수요 확대 직접 수혜를 받고 있다. 지난해 LS전선 연결 매출은 7조5882억원, 영업이익은 2798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도 2025년 말 7조6300억원에서 올해 말 10조31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초고압 전력망과 배전망 투자를 동반한다. 여기에 유럽·대만·한국을 중심으로 해상풍력과 전력망 확충 수요가 이어지며 해저케이블 시장도 커지고 있다.
LS일렉트릭 또한 그룹 재평가의 한 축으로 평가받는다. 배전반, 변압기, 초고압 전력기기, HVDC 등 전력 설비 수요가 늘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6% 증가했다. 4월 29일에는 미국 블룸에너지와 약 3190억원 규모 데이터센터용 전력 배전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전력기기 수요가 실제 수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동제련 계열 LS MnM은 변수와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다. 전기동 제련 부문은 제련수수료 하락과 원가 부담에 취약하지만 금·은·황산 등 부산물 가격 상승이 이익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황산니켈·황산코발 등 2차전지 소재 사업과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을 통해 단순 금속 제련에서 배터리 소재 밸류체인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금속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LS MnM은 그룹 성장 완충재이자 리스크 요인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호실적과는 별개로 재무 부담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LS그룹 합산 총차입금은 2023년 9조8889억원에서 2025년 12조5743억원으로 늘었다.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7조6008억원에서 9조7267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5년 기준 133.1% 수준이다.
이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더라도 전력·케이블·소재 사업 확장을 위한 설비투자와 운전자금 부담이 병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올해 이후 이익 증가가 차입 부담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신용도와 기업가치 재평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용 측면에서는 주력 계열사 등급 기반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LS는 장기 신용등급 A+ 안정적 수준을 유지 중이다. LS전선도 A+ 안정적, LS일렉트릭은 AA- 긍정적 등급을 받고 있다.
▲ 데이터센터·전력망 투자 확대, 수익성 지속 연결 여부 '관건'
그룹 내에서 전선과 전력기기 사업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는 점은 긍정적이나 동제련·에너지·기타 부문까지 포함한 합산 재무구조는 아직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성장성과 재무 레버리지 관리 능력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LS를 더 이상 전통 지주회사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자회사 가치가 전력 인프라 사이클과 직접 연결돼 있고 비상장 계열사 LS전선 수주잔고와 수익성 개선이 그룹 전체 가치에 반영될 여지가 커져서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기대와 중복상장 제한 논의까지 맞물리면 지주사 할인 축소 여지도 커진다. 다만 이는 제도 변화와 시장 평가가 함께 따라와야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LS 경영 중점은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가 실제 수주와 이익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전선·전력기기 중심 성장세가 동제련과 에너지 부문 변동성을 얼마나 상쇄하는지, 차입 부담을 관리하면서도 투자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등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가 산업 경쟁력 병목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LS는 지주사 할인 해소와 사업회사 재평가 기로에 서 있다"며 "실적이 받쳐준다면 LS그룹 기업가치 논의는 과거보다 한 단계 높은 기준선에서 다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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