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징계가 고작 '벌금 500만원'…선례를 만들어도 괜찮을까 [ST스페셜]

강태구 기자 2026. 5. 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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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안혜진에게 엄중 경고와 제재금 500만 원의 징계가 내려진 가운데, 징계 수위를 두고 2차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연맹 대회의실에서 상벌 위원회를 열고 안혜진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사안에 대한 징계를 확정했다.

안혜진은 지난 4월 16일 오전에 혈중 알코올농도 0.032%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적발됐고, 이는 면허 정지 수준이다. 연맹도 다음날 당시 소속팀인 GS칼텍스 구단으로부터 이를 보고 받아 상벌위를 개최했다.

하지만 징계의 수위는 미약했다. 상벌위원회는 음주운전을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라고 규정하면서도 “알코올 수치가 비교적 낮았고, 적발 후 자진 신고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이 참작됐다”며 엄중 경고와 함께 제재금 500만원이라는 징계를 결정했다.

물론 FA 미계약으로 사실상 1년 동안 선수 생활이 어렵다는 점과 국가대표 제외 조치도 고려됐기에 나온 징계지만, 타 스포츠들과 비교하면 매우 약한 수준이다.

KOVO 규정상 음주운전은 제명까지 이어질 수 있고, 제재금도 500만원 이상이 부여가 가능하다. 여러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징계는 선수 입장을 배려한 것이 보인다.

실제로 타 종목과 비교해봐도 극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현시점 국내 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는 프로야구(KBO)에선 음주운전 시 대부분 출장 정지와 벌금 징계가 함께 나오고, 구단 내에서도 강한 징계가 주어진다.

현재 두산 베어스에서 뛰고 있는 강승호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소속이던 지난 2019년 4월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당시 강승호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89%의 면허 정지 수준의 만취 상태였고,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까지 냈다.

이에 KBO는 9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 징계를 내렸다. SK 구단도 강승호의 임의탈퇴를 결정했고, 이로 인해 잔여 연봉 지금도 정지됐다.

안혜진과 비슷한 혈중농도 0.036%로 지난 2020년 음주운전이 적발됐던 최충연(당시 삼성 라이온즈)도 KBO 상벌위원회에서 5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이 부여됐다.

삼성 구단 자체 징계로 10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600만원이 추가되어 총 15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900만원, 봉사시간 80시간을 받게 됐다.

K리그에서도 음주운전은 큰 징계가 주어지고 있다. FC서울 소속이었던 이상호는 2018년 9월 음주운전 및 은폐 혐의로 1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500만우너 징계를 받았고, 구단에서는 임의탈퇴 처리를 당했다.

프로농구(KBL)에서도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2022년 삼성 썬더스 소속이었던 천기범에게 음주 운전 혐의로 54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징계가 내려졌다.

삼성 구단에서도 54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사회 봉사활동 240시간을 부여하면서 끝내 일주일 뒤 은퇴했다. 총 108경기 출장정지이기에 3년 출장 정지에 가까운 처분이었다.

같은 해에 음주운전 사고 사실이 밝혀졌던 배강률(당시 원주 DB 프로미)도 KBL에 54경기 출전 정지, 사회봉사 120시간, 제재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게 됐다. 이로 인해 배강률 역시 은퇴를 결정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안혜진의 제재금 500만원 징계는 다른 사례들에 비해 매우 약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특히 FA 미계약과 국가대표 제외는 리그가 내린 징계가 아닌 안혜진 본인의 잘못으로 인한 책임에 가깝기에 이를 징계 경감 사유로 삼는 것도 아쉬운 결정으로 느껴진다.

이번 징계를 통해 안혜진이 겪게 될 커리어 단절과 이미지 손상 등이 있음을 부정할 순 없으나 이것을 리그가 이해할 필요도 없고, 이런 선례 나오기 시작하면 이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때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음주운전은 오늘날 큰 사회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기에 징계 수위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강태구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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