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코인원 등 거래소 'AI 현미경' 분석···금감원 불공정거래 정조준
AI로 공모·차명계정 자동 식별 확대
온체인 추적 등 조사 전 과정 고도화

24시간 멈추지 않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적시성'은 불공정거래 대응의 핵심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자본시장과 달리 가상자산은 거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고 국외 지갑으로의 복잡한 자금 이동까지 추적해야 해 혐의 입증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는 결국 이용자 피해 확산이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AI 분석을 결합해 '가상자산 조사 인프라 2단계 고도화'에 나섰다.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 매매분석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축된 이번 시스템은 국내외 주요 거래소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하고 복잡하게 얽힌 공모 관계와 차명 계정을 알고리즘으로 자동 식별해내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3일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 추진 과제를 발표하고 실시간 감시와 AI 기반 분석으로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정조준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시장은 24시간 거래가 이뤄지고 가격 변동성이 큰 특성상 구조적으로 불공정거래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다. 최근에는 계좌 기반 매매를 넘어 API를 활용한 자동매매까지 확산되면서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수법이 한층 정교해졌다.
반면 감시 인프라는 이러한 시장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보다 거래 데이터 규모가 방대하고 지갑 간 이동이 국경을 넘나들어 혐의 분석에 많은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는 구조다. 인력 중심의 사후 조사만으로는 피해 발생 이후에야 대응이 가능한 한계도 분명했다. 금감원이 수동적 감시 체계에서 벗어나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AI 기반 혐의 탐지를 결합한 기술 중심 조사 인프라 고도화에 나선 배경이다.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혐의 자동 적출
우선 모니터링 시스템 'ORBIT'을 통해 국내외 거래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개 거래소와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OKX 등 해외 3개 거래소의 공개 API를 활용해 가격뿐 아니라 호가, 체결 정보, 시장경보 내역까지 통합 분석한다. 이를 통해 특정 시간대 급등 종목이나 비정상 거래 패턴을 즉시 포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시장 종합 현황판에서는 가격과 거래량, 이상거래 지표 등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어 불공정거래 여부를 즉각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 종목을 조기에 식별하고 조사 착수 시점을 앞당겨 이용자 피해 확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매분석 플랫폼 'VISTA'에는 AI 기반 혐의 연계 분석 기능이 추가됐다. 기존에는 조사 인력이 계좌 간 자금 흐름과 주문 패턴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알고리즘이 유사한 거래 행태를 보이는 계정들을 자동으로 군집화해 공모 관계나 차명 계정 의심 그룹을 식별한다.
이 과정에는 고차원 데이터를 축소하는 'UMAP'과 군집을 자동 분류하는 'HDBSCAN' 알고리즘이 활용된다. 동일 종목 거래 계정들의 주문 시점, 방식, 매체 등을 종합 비교해 유사 행동을 보이는 계정들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고 해당 그룹을 시세조종 등 혐의 단위로 추출하는 방식이다. 실제 사건 데이터를 적용한 결과 기존에 확인된 계정뿐 아니라 드러나지 않았던 연계 계정까지 식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규모 집단을 정교하게 분류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향후 데이터 축적을 통해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 데이터 규모가 방대하고 지갑 간 이동이 국경을 넘나드는 특성상 조사에 시간과 자원이 많이 투입되는 구조다. 실제로 거래소 통보 없이 자체 인지한 기획조사 건수는 2024년에는 없었지만 2025년 7건, 2026년은 4월 기준 6건으로 늘었다. 감독당국 내부에서도 기술 기반 탐지 필요성이 커진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온체인 자금 흐름 추적 기능과 대규모 언어모형 기반 텍스트 분석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조사 문서 작성 지원과 의심 지갑 추적 기능까지 포함해 감시와 조사 전 과정에 AI를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금감원은 이와 같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불공정거래 탐지의 역량이 개선되고 조사 업무의 효율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서로 다른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통신 규칙
☞UMAP=고차원 데이터를 구조를 유지한 채 저차원으로 축소해 패턴을 빠르게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
☞HDBSCAN=데이터의 밀도를 기반으로 유사한 특성을 가진 집단을 자동으로 분류하는 군집화 알고리즘
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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