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보다 ‘숲세권’이 먼저”…옆동네 사는데 내 뇌만 5년 늙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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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흔히 유전적 요인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현상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최근 거주 환경이 뇌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결정짓는 변수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기존 통념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일상적인 주거 환경의 차이가 인접 지역 거주자 간의 뇌 나이를 최대 5년까지 벌려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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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4개국 2만여명 조사
미세먼지·소음·녹지 격차따라
같은 도시서도 뇌나이 5년 차이

4일 글로벌 뇌 건강 연구소(GBHI)에 따르면 대규모 국제 공동 연구팀은 전 세계 34개국, 총 1만8000여명의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고해상도 뇌 MRI(자기공명영상) 데이터와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 녹지 비율, 소음 수치 등을 결합해 인공지능(AI)으로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 오염도가 높고 콘크리트 건물이 밀집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공기가 깨끗하고 녹지 공간이 풍부한 지역의 거주자보다 생물학적 뇌 나이가 평균 4.8년 더 늙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수준을 넘어 실제 뇌의 물리적 구조가 노인형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또 주목해야 할 점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뛰어넘는 환경의 영향력이다. 흔히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고 좋은 음식을 먹어 건강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뇌 노화에 있어서만큼은 환경이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소득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녹지가 부족하고 교통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저소득 지역의 자연친화적 거주자보다 뇌 노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자산 가치가 높은 초고층 주거 시설이라 할지라도 도심의 인공 구조물과 소음 공해에 노출돼있다면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뇌 건강은 신경 퇴행성 질환 위험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거주 환경이 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시각적 자극과 신경 호르몬 체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된다. 인공 구조물 위주의 도심 경관은 스트레스 중추인 편도체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반면 숲이나 공원 등 녹지 환경은 시각적 안정감을 유도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자연 환경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을수록 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조직인 회백질의 밀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기억력 형성과 관련이 있는 해마의 위축 속도를 늦추는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반면 지속적인 도로 소음은 수면의 질 저하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수면 중 뇌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글림파틱 시스템’의 효율성을 저하시킨다. 이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같은 신경 독성 단백질의 축적을 촉진해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GBHI 측은 “도시 설계가 곧 인류의 인지 건강을 결정하는 핵심 설계”라고 말했다. 이는 아파트 단지 내 조경 수준을 높이는 것을 넘어, 도보권 내에 실제 접근 가능한 녹지 축을 형성하고 물리적인 소음 차단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국가적 인지 건강 지표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됨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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