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서 판가름 났다" 韓 '햇살'..中 '먹구름' [여의도 Pick!]
선소연 인턴기자 2026. 5. 4. 09:57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필수 장비인 EUV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 지난 15일(현지시간) 발표된 2026년 1분기 결산 결과는 반도체 시장의 패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ASML의 이번 분기 매출은 약 88억 유로, 우리 돈으로 15조 원이 넘으며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습니다. 순이익은 28억 유로(약 4조8300억원)로 매출총이익률 53%를 달성했죠.
하지만 숫자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의 변화입니다. 오랫동안 ASML의 큰 손이었던 중국의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한국은 압도적인 1위 시장으로 올라섰습니다.
2025년 연간 기준, 중국의 비중은 41%에서 33%로 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2026년 1분기의 하락 폭은 더 커졌습니다. 직전 분기인 36%에서 19%로, 단 한 분기 만에 17%포인트가 빠져나갔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ASML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 시장이, 이제는 20% 선 아래로 내려앉은 것입니다. ASML 측은 2026년 전체 연간 비중 역시 약 20%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중국경제전문매체 중국경제신문에 따르면 이러한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입니다. 최첨단 EUV는 물론, 구형 공정에 쓰이는 DUV 장비까지 수출에 제약이 걸리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 도입이 물리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SML의 전체 성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중국이 빠진 자리를 한국이 완벽하게 메웠습니다. 한국의 매출 비중은 직전 분기 대비 23%포인트 급증하며 45%를 기록하며 ASML의 최대 시장이 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특히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최첨단 노광 장비를 쓸어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뒤를 대만(23%), 미국(12%), 중국(19%) 등이 이었습니다.
산업의 질서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전 분기까지 70%에 달했던 로직 반도체 비중은 49%로 낮아진 반면, 메모리용 장비 비중은 51%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AI 열풍이 메모리 반도체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입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반도체 업계가 AI에 의해 견인되는 새로운 확대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분야의 수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EUV와 DUV 수요가 동시에 폭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AI라는 강력한 엔진을 달고 성장을 이어가는 ASML. 2026년 1분기 실적은 중국에 대한 규제가 오히려 첨단 반도체 패권을 쥔 국가들의 투자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선소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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