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금융, 8개월 대표 공백 해소…민간 전문가 등용할까

국정근 기자 2026. 5. 4. 09:54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8개월간 수장 자리가 비어있던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마침내 차기 대표이사 선임에 속도를 낸다. 이번 인선을 둘러싸고 '관(官)의 색채'가 다시 짙어질지, 아니면 '민간 전문가'가 등용되어 시장 독립성을 지켜낼지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대표 선임 본격화…6월 1일 신임 대표 출근 유력

성장금융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본격화했다. 지난 27일 서류 접수가 마감된 이번 공모에는 벤처캐피탈(VC) 베테랑과 자산운용사 출신 등 10여 명이 지원했다. 신임 대표이사의 첫 출근일은 5월 중 내부 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하고, 주주총회 소집에 2주 이상이 소요되는 일정을 감안할 때 6월 1일이 유력하다.

올해 6월 창립 10주년을 맞는 성장금융은 백서 발간과 사진첩 제작 등 기념사업을 기획 중이다. 인선은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차기 대표를 두고 여러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공모 전부터 유력 후보군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 인사가 거론되는 한편, 70년대생 민간 자본시장 전문가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옅어지는 관 색채…1년 넘은 투자본부장 공백 과제 

역대 대표이사의 면면을 보면 방향성이 읽힌다. 초대 이동춘 성장금융 대표(2016년 2월~2019년 2월)는 산업은행·정책금융공사 출신이었다. 2대 성기홍 대표(2019년 3월~2022년 3월)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출신이었다. 성 전 대표 시절에도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후임 선정이 보류되면서 임기 종료 후 5개월간 대행을 맡은 전례가 있다. 3대 허성무 대표(2022년 8월~2025년 8월)는 메리츠증권과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을 거친 민간 자본시장 출신으로, 대를 거듭할수록 관의 색채가 옅어지는 흐름이다.

대표 선임 이후에는 1년 4개월째 공석인 투자운용본부장 인선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투자운용본부장은 지난해 2월 조익재 전 본부장 퇴임 이후 장철영 혁신금융실장이 대행하고 있다. 차기 본부장 인선 역시 속전속결로 이뤄질 계획이지만, 과거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럽게 진행할 전망이다. 2021년 투자 전문성이 미흡한 청와대 행정관을 투자운용본부장으로 내정했던 사례가 있어서다.
반민반관 지배구조…산업은행 입김 속 독립성 딜레마

성장금융의 잦은 인사 지연과 관 출신 인사 논란의 핵심은 성장금융의 '반민반관(半民半官)'이라는 독특한 지배구조에 있다. 성장금융은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한국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 4곳이 지분의 78.96%를 보유하고 있어 형식상 민간 주식회사다. 다만 정책자금 성격의 재정 모펀드를 운영하는 탓에 임원 인사와 펀드 운용 모두 금융당국의 정무적 판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성장금융은 산업은행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의 핵심 공약인 국민성장펀드의 실무를 산업은행이 총괄하고, 최근 성장금융이 72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집행을 맡으면서 두 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명분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산업은행 출신 선임설이 힘을 얻는 데는 추가적인 배경이 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HMM 등 산업은행이 관리하던 기업들이 속속 민영화하면서 산업은행 고위 임원들이 퇴임 이후 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든 내부 사정이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정책금융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도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실제 지난해 정병철 전 산은 부행장이 성장금융 상근감사로 취임한 선례가 있어 이 배경을 뒷받침한다.

지배구조 딜레마와 외부 입김은 펀드 운용의 비효율로 이어진다. 전 정권의 정책 드라이브에 떠밀려 비전문적으로 조성했던 콘텐츠펀드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800억원이었던 콘텐츠펀드 출자 규모는 정권이 바뀐 이후 최근 55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정책 논리가 운용 판단에 영향을 미칠 때마다 시장의 우려는 커진다. 지난 10년간 쌓아온 민간 자산운용사로서의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 색채가 짙어질 지를 두고 이번 신임 대표와 본부장 인선 결과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구글 제미나이(또는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그래픽=국정근 기자

Copyright © 넘버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