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금융, 8개월 대표 공백 해소…민간 전문가 등용할까

대표 선임 본격화…6월 1일 신임 대표 출근 유력
성장금융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본격화했다. 지난 27일 서류 접수가 마감된 이번 공모에는 벤처캐피탈(VC) 베테랑과 자산운용사 출신 등 10여 명이 지원했다. 신임 대표이사의 첫 출근일은 5월 중 내부 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하고, 주주총회 소집에 2주 이상이 소요되는 일정을 감안할 때 6월 1일이 유력하다.
옅어지는 관 색채…1년 넘은 투자본부장 공백 과제
역대 대표이사의 면면을 보면 방향성이 읽힌다. 초대 이동춘 성장금융 대표(2016년 2월~2019년 2월)는 산업은행·정책금융공사 출신이었다. 2대 성기홍 대표(2019년 3월~2022년 3월)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출신이었다. 성 전 대표 시절에도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후임 선정이 보류되면서 임기 종료 후 5개월간 대행을 맡은 전례가 있다. 3대 허성무 대표(2022년 8월~2025년 8월)는 메리츠증권과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을 거친 민간 자본시장 출신으로, 대를 거듭할수록 관의 색채가 옅어지는 흐름이다.
반민반관 지배구조…산업은행 입김 속 독립성 딜레마
성장금융의 잦은 인사 지연과 관 출신 인사 논란의 핵심은 성장금융의 '반민반관(半民半官)'이라는 독특한 지배구조에 있다. 성장금융은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한국증권금융·한국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 4곳이 지분의 78.96%를 보유하고 있어 형식상 민간 주식회사다. 다만 정책자금 성격의 재정 모펀드를 운영하는 탓에 임원 인사와 펀드 운용 모두 금융당국의 정무적 판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성장금융은 산업은행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의 핵심 공약인 국민성장펀드의 실무를 산업은행이 총괄하고, 최근 성장금융이 72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집행을 맡으면서 두 기관의 긴밀한 협력이 명분으로 떠올랐다.
아울러 산업은행 출신 선임설이 힘을 얻는 데는 추가적인 배경이 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HMM 등 산업은행이 관리하던 기업들이 속속 민영화하면서 산업은행 고위 임원들이 퇴임 이후 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든 내부 사정이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이 정책금융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도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실제 지난해 정병철 전 산은 부행장이 성장금융 상근감사로 취임한 선례가 있어 이 배경을 뒷받침한다.
지배구조 딜레마와 외부 입김은 펀드 운용의 비효율로 이어진다. 전 정권의 정책 드라이브에 떠밀려 비전문적으로 조성했던 콘텐츠펀드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1800억원이었던 콘텐츠펀드 출자 규모는 정권이 바뀐 이후 최근 55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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