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장갑차 수출 계약 해지… STX 경영 지속 ‘중대 기로’

연선옥 기자 2026. 5. 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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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회생절차 개시 이후 STX의 대규모 수출 계약이 해지되며 회사가 중대 기로에 섰다.

특히 해당 계약은 회사의 부정 회계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를 유예할 근거가 된 '빅딜'이었던 만큼, 향후 회사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금융 당국의 제재 효력을 정지시킬 만큼 중대하다고 봤던 계약이 파기되면서 STX 경영 상황은 복잡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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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여파… 부정회계 제재 이어질 듯

기업 회생절차 개시 이후 STX의 대규모 수출 계약이 해지되며 회사가 중대 기로에 섰다. 특히 해당 계약은 회사의 부정 회계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를 유예할 근거가 된 ‘빅딜’이었던 만큼, 향후 회사 경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내 수출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종합상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STX 본사. /STX 홈페이지 캡처

STX는 최근 페루에 수출하기로 한 장갑차 공급 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2024년 체결된 해당 계약은 800억원 규모로, 당시 회사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계약 상대방인 페루 측은 회사가 회생절차에 있어 계약 이행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STX와 페루 간 계약은 해지됐지만, 페루에 대한 장갑차 수출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장갑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이 직접 화주를 구해 예정된 물량을 인도하기로 했다.

문제는 계약이 파기되면서 STX의 경영 지속성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해당 계약은 규모(매출 대비)가 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법원이 STX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 효력을 중단하도록 명령한 명분이기도 했다.

STX는 지난해 7월 부정 회계 혐의로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당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STX와 2023년까지 STX의 자회사였던 STX마린서비스가 2022년 해외 소송의 위험을 고의로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고, 이는 부정 회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STX의 주권 매매가 정지됐다.

STX는 부정 회계 혐의를 부인하면서 행정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법원은 금융 당국의 제재로 STX에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언급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란 STX가 현대로템 장갑차를 페루에 수출하기로 한 계약이 해지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STX가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회사는 회생절차 개시가 페루와의 계약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지만, 페루 측은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법원이 금융 당국의 제재 효력을 정지시킬 만큼 중대하다고 봤던 계약이 파기되면서 STX 경영 상황은 복잡하게 됐다.

게다가 금융 당국은 4월 23일 STX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당국은 STX가 인적 분할해 재상장하는 과정에서 부실 자회사(STX마린서비스)를 고가에 매각한 것처럼 꾸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고, 이는 부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당국은 STX 경영진 4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라는 본업이 쇠퇴하는 가운데 경영난과 불투명한 회계 문제까지 겹치면서 STX의 경영 상황은 악화일로에 놓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STX는 그동안 현대로템과 같은 제조사의 해외 판로를 대신 개척하고 중개 수수료를 얻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최근 제조사들이 직접 해외 시장을 개척하면서 STX의 중개 역할이 크게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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