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승전길을 걷다] (7) 통영 당포해전길
두 번째 출격한 거북선
당포 정박한 21척 기습 격파
권준 화살에 왜장 목숨 잃어
이순신 기개 오롯이
착량묘서 바라 본 운하·미륵산
광바위 수변산책길 경관 수려
보완 과제는
일부 지점 끊겨 노선 정비 필요
우회로·위험구간 안내 보강을

통영시 산양읍 삼덕리 산양일주로변에 있는 당포성지. 연초록 봄기운이 완연한 당포성에 오르면 당포해전 승전지가 한눈에 들어온다./김승권 기자/
통영은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한 곳으로 장군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다. 이순신 승전길 당포해전 구간은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착량묘에서 시작해 달아전망대까지 이어진다. 전체 길이는 14.9㎞로 걸어서 약 4시간이 걸린다.

통영 광바위 수변산책길
◇기습 공격으로 왜선 21척 격파= 당포해전은 임진왜란 2차 출정 기간(1592년 5월 29일~6월 10일) 중 사천해전에 이은 두 번째 승전이다. 사천해전 다음 날인 1592년 6월 2일 (음력) 오전 이순신 함대는 ‘적선이 당포에 정박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당포로 향했다. 당포에 정박한 왜적 300여 명은 성 안팎에서 분탕질을 벌이고 있었다. 왜선은 판옥선과 비슷한 크기의 대선 9척과 중·소선 12척이었다.
난중일기에는 “아침에 출발하여 곧장 당포 앞 선창에 이르니 왜적의 20여 척이 줄지어 정박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순신은 먼저 거북선을 돌격시켜 대장선을 격파했다. 적의 지휘체계를 무너뜨리려는 판단이었다. 층루가 있는 대선은 붉은 비단 휘장을 둘렀고, 휘장 사면에는 ‘황(黃)’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이순신 함대는 거북선으로 층루선 밑을 들이받으면서 각종 총통을 발사해 적선을 깨부쉈다.

당포 해전길의 종점인 달아전망대에서는 일출과 일몰은 물론 매물도와 비진도, 연대도 등 한려수도 섬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착량묘에서 광바위까지= 이순신 장군의 탄생일인 4월 28일 통영 당포해전길을 걸었다. 당포해전길은 착량묘에서 시작된다. 착량묘는 이순신 장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착량은 임진왜란 이전부터 불려 온 이곳의 지명으로, 육지와 미륵도 사이를 파서 해협을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수군과 지역 민중들이 뜻을 모아 장군이 순국한 이듬해인 1599년에 세웠다. 착량묘에서는 해마다 음력 11월 19일 이 장군이 순국한 날을 추모하는 기신제(忌辰祭)를 지내고 있다.

1932년 완공된 통영 해저터널. 통영과 미륵도를 잇는 통행로로 동양 최초의 해저터널로 알려져 있다./김승권 기자/
터널 안으로 들어서자 차가운 공기가 감돌았다. 한쪽 벽면에는 터널의 역사와 통영의 관광지, 대표 축제 등을 소개하는 사진과 글이 걸려 있었다. 어느 지점이 바닷속이고 육지인지 분간이 되진 않았지만, 바닷속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기엔 충분했다.
터널을 빠져나와 통영운하를 끼고 통영해양관광공원 방향으로 나무 데크를 따라 걸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알록달록한 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통영대교다. 낮이라고 아쉬울 건 없다. 최근 전혁림 화백의 작품 ‘풍어제’를 통영대교에 입히는 경관 개선 작업이 끝났다. 통영시민과 통영을 찾는 사람들의 삶이 풍요로워지길 바라는 뜻이 담겼다고 한다.

통영운하에서통영해양관광공원 방향으로 걷다 보면 제주해녀상 너머로 통영대교가 보인다. 통영대교에는 전혁림 화백의 작품 풍어제 가 형상화돼 있다.
◇‘일몰 맛집’ 품은 길… 우회로 안내 필요= 산양일주로를 따라가면 당포성지에 닿는다. 당포성은 고려시대 성터로 1374년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쌓았다. 임진왜란 때 왜적에게 점령당했으나 당포해전 승리로 탈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파르지만 짧은 경사로를 따라 당포성을 오르니 승전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푸른 바다 위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가두리 양식장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일몰 때는 주홍빛으로 물든 바다와 노을을 배경으로 한 성벽이 어우러진다.

이순신 승전길 당포해전 구간의 출발점인 통영시 당동 착량묘. 착량묘는 이순신 장군을 모신 사당이다./김승권 기자/
당포해전길은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되새길 뿐 아니라 통영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이었다. 다만 일부 구간은 연결 지점이 끊겨 있고, 노선 정비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계 기관 협의가 필요한 구간도 남아있다. 당장 전 구간을 잇기 어렵다면 보행자 안전을 위해 우회로 안내와 위험 구간 표지판을 충분히 보강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글= 김태형 기자·사진= 김승권 기자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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