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에 美원유수출 '사상최대'…"亞유조선 멕시코만 몰려"

방성훈 2026. 5. 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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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유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 집계 결과 지난달 미국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52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트 스미스 케이플러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미국으로 몰려든 유조선 상당수가 "전쟁 전 중동에서 원유를 들여오던 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페르시아만 무역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미국 멕시코만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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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美 원유수출 520만배럴 '역대 최대'
전쟁 직전 대비 30%↑…아시아 수요 폭증
50~60척 매일 美항구행…작년의 2배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항, 가장 바쁜 분기 보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원유 수출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영향이다. 전 세계 유조선들이 미국 멕시코만으로 몰려들면서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항은 가장 바쁜 분기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항에서 경제·물가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하루 뒤인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이 항구는 세계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사진=AFP)
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 집계 결과 지난달 미국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52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하루 390만배럴 대비 30% 이상 급증한 규모다.

지난달 미국 원유 수출의 약 절반이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항에서, 나머지 대부분은 같은 주의 휴스턴항에서 처리됐다. 통상 200만배럴까지 적재할 수 있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50~60척이 매일 미국 항구로 향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다.

코퍼스크리스티항은 전쟁 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의 라스타누라, 이라크의 바스라에 이어 세계 3위 원유 수출 터미널이었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페르시아만의 두 항구가 사실상 고립되면서 코퍼스크리스티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켄트 브리튼 코퍼스크리스티항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은 항구 역사상 가장 바빴던 한 달이었고, 1분기는 가장 바빴던 분기였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 이전 하루 220만배럴 수준이던 원유 수출량이 전쟁 이후 약 250만배럴로 늘었다”며 “3월 입출항 선박이 240척을 넘어 평월(약 200척) 대비 크게 증가했다. 끊임없이 유조선들이 들고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트 스미스 케이플러 원자재 리서치 디렉터는 미국으로 몰려든 유조선 상당수가 “전쟁 전 중동에서 원유를 들여오던 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페르시아만 무역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미국 멕시코만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시아 시장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사들이고 있어 저유황 경질유를 대거 매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퍼스크리스티항에서 중동 지역으로 향하는 정유 제품 수출도 크게 늘어 1분기 수출량이 지난해 연간 수출량을 웃돌았다. 다만 멕시코만으로의 선박 이동은 아시아 구매자들의 미국 시장으로의 영구적 재편이라기보다는 전시 위기 대응 조치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국이 생산하는 저유황 경질유는 고유황 중질유(sour heavy crude)에 최적화돼 있는 중동산 원유의 대체재로는 한계가 있다. 항구 처리 용량 제약으로 미국 원유 수출량은 하루 500만배럴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퍼스크리스티항도 송유관 제약으로 수출 한계가 하루 약 260만배럴인데, 송유관이 확장되면 50만배럴을 더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브리튼 CEO는 전했다.

무엇보다 중동산 원유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그 규모가 너무 크다. 전쟁 발발 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전 세계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했다.

스미스 디렉터는 “미국과 중남미, 서아프리카가 아시아 구매자들에게 추가 물량을 공급할 수는 있지만, 중동은 너무 큰 산유국이라 대체가 불가능하다”며 “메울 수 없는 구멍이다. 답은 결국 중동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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