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도 안 먹힌다”… 中 ‘티팟 정유사’, 이란 돈줄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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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중국 민간 정유업체게 가로막히며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
이른바 '티팟(teapot)'으로 불리는 중국 중소 민간 정유업체들이 이란산 원유를 대규모로 흡수하며 이란의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후 2015년 일부 민간 정유사에 원유 수입이 허용되면서 시장이 열렸고,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국의 제재를 우려한 국영 기업들이 거래를 꺼리자, 가격이 낮아진 이란산 원유를 티팟 정유사들이 대거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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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우회 네트워크’ 연 400억달러 규모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중국 민간 정유업체게 가로막히며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 이른바 ‘티팟(teapot)’으로 불리는 중국 중소 민간 정유업체들이 이란산 원유를 대규모로 흡수하며 이란의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국은 이란의 핵심 자금줄인 원유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제재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미 재무부는 헝리석유화학 계열사를 포함해 이란산 석유를 수십억 달러 규모로 구매한 정유업체와 관련 해운사·선박 40여 곳을 제재했다. 금융기관에도 중국 정유사와의 거래를 지원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0여 개에 달하는 중국 티팟 정유사들이 제재와 규제 속에서도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이란이 수출하는 원유 대부분을 흡수하고 있다. 이 경로를 통해 이란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연간 수백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사실상 미국의 감시망을 우회하는 ‘그림자 원유 네트워크’가 형성된 셈이다.
중국 정부도 이를 사실상 묵인하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일방적 제재에 대해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며 자국 기업 보호 입장을 밝혔다.
공식 통계상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제로(0)’다. 2023년 이후 중국 세관은 관련 수입을 전혀 보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거래는 은밀하게 이어지고 있다. 유조선이 위치추적장치를 끄고 공해상에서 원유를 옮겨 싣는 방식으로 원산지를 위장하는 ‘그림자 거래’가 일상화됐다. 이란의 위장 기업과 중개업자들이 결제 과정에도 개입하며 거래 흔적을 지우는 방식이다.
티팟 정유사들은 국영 기업과 달리 해외 자산이 적고,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어 미국 금융망에서 배제되더라도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 덕분에 중국은 제재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이란산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실제로 2025년 기준 중국 원유 수입의 약 12%가 이란산으로 추정된다. 관련 물류망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초 기준 이란산 원유를 은밀히 운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은 약 600척으로, 2020년 말(70척)과 비교해 8배 이상 늘었다.
티팟 정유사들의 부상은 의도된 전략이라기보다 ‘우연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중국 정부는 시노펙과 CNPC 등 국영 기업 중심으로 정유 산업을 재편하려 했지만, 산둥성 등을 기반으로 한 민간 정유사들은 정부 지원과 세제 혜택을 통해 생존했다. 이후 2015년 일부 민간 정유사에 원유 수입이 허용되면서 시장이 열렸고, 2018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국의 제재를 우려한 국영 기업들이 거래를 꺼리자, 가격이 낮아진 이란산 원유를 티팟 정유사들이 대거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하루 약 140만 배럴 수준으로 늘며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 제재 대상에 오른 헝리석유화학 역시 2018년 이후 매출이 세 배 이상 증가해 지난해 약 300억 달러(약 44조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제재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선박 추적업체 보텍사(Vortexa)의 엠마 연구원은 “제재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제재가 생각보다 치명적이지 않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구조에서 이란 원유 거래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규모 선박 나포나 에너지 인프라 타격 등 보다 강경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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