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논란, 해외에선 어떨까

김대호기자 2026. 5. 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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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철저한 주주 자본주의 모델,
근로자 보상도 철저한 성과주의
일본은 고용 안정성과 복지 중심
최근 들어 주주 환원비율 높아져
이재명 대통령·홍준표 전 시장 등
성과급 관련 발언에 논란 더해져
삼성전자가 30일 1분기 매출 133조8700억원, 영업이익 57조23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DS부문이 실적을 견인했고, 스마트폰 출시로 DX부문 매출도 증가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뉴스1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올린 사측에 최고 6억원이라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과연 성과급은 어느 정도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외에선 어떨까.

영업이익 배분을 둘러싼 논쟁은 글로벌 기준에서도 첨예한 사안이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 모델에서는 이익의 상당 부분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에 집중된다. 실제 주요 기업들의 주주 환원율은 8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일본은 전통적으로 종업원과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 간 균형을 중시해 왔으며, 최근 들어서야 주주 환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 같은 구조적 차이는 근로자 보상 방식에도 반영된다. 미국 기업들은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해 보너스를 차등 지급하는 반면, 일본 기업들은 고용 안정성과 복지 중심의 보상 체계를 유지해왔다. 한국 기업들은 이 두 모델 사이에서 점차 성과급 비중을 높이고 있으나, 명확한 기준 설정과 지속 가능성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특히 최근 일부 기업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이는 이익 변동성이 큰 산업에서 장기적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영계에서는 이익 배분은 궁극적으로 주주총회와 이사회 권한에 속하는 만큼, 과도한 성과급 요구는 경영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부문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불만이 확산되며 노조 탈퇴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DS)와 모바일·가전(DX) 부문 간 실적 차이가 보상 격차로 이어지면서 조직 내부 결속력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0일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 실황 중계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보자. 이 대통령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일부 조직 노동자가 과도하고 부당한 요구를 한다"며 "국민적 지탄을 받게 되면 노조뿐 아니라 다른 노동자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의 날 기념사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까지 모두 공정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해당 발언이 사실상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과도한 요구'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여권 핵심 지지 기반 중 하나인 노동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낸 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최대 6억 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파업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태다. 그러나 내수 부진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 같은 요구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과 물류 비용이 상승하고, 국내 자영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성과급 논쟁'이 상대적 박탈감을 키운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을 양분하는 SK하이닉스 역시 성과급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겪은 바 있어, 업계 전반으로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자신의 온라인 소통 창구인 '청문홍답'을 통해 내놓은 발언도 논쟁에 불을 지폈다. 홍 전 시장은 "일정분을 근로자에게 돌려주는 것은 보너스 형식이다. 지금 삼전노조들의 행태는 과도한 요구이고 경영권 침해도 될 수 있다. 영업이익이 귀속되는 주체는 주주들이다"라고 했다.

기업 이익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주주총회의 권한이며, 경영진이 기업의 미래를 고려해 판단할 문제이며 노조가 일정 비율의 이익 배분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시장 원리와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배분 문제를 단순히 '노사 갈등' 차원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국가 경제 전반의 균형 속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집단에 치우친 이익 배분은 단기적으로는 만족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 축소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은 기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글로벌 경쟁 환경과 미래 투자까지 감안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며 "노사 모두 지속 가능한 기준 마련에 나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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